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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공격 심화로 또다시 이주 강요, 라파 국경 재개방 필요

2024.05.09

이스라엘군이 라파(Rafah)에 공습을 개시하고 국경을 장악하면서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전달이 사실상 차단되었다. 최근 이스라엘군의 대피령 이후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라파 동부를 강제로 떠나게 된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민간인 보호와 라파 국경 통과점 재개방을 촉구한다.

가자지구의 주요 진입로가 폐쇄되면서 인도적 대응이 위태로워진 탓에 연료, 식량, 의약품, 물 등의 재고가 위급한 수준으로 부족해지고 주민들은 재개된 전투로 발이 묶였다.

인도적 접근의 주요 경로인 라파 통과점이 추후 공지가 있기 전까지 완전히 폐쇄된 상태입니다. 해당 통과점을 통해 반입되는 지원은 가자지구 전역의 생명줄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이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7개월간의 전쟁 이후 170만 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상황에서 해당 통과점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은 가자지구에 갇힌 주민들의 이미 열악한 생활 여건을 보다 악화시킬 것입니다.”_오렐리 고다드(Aurelie Godard) / 국경없는의사회 가자지구 의료 팀장

현지시각 5월 6일, 이스라엘군은 라파 동부 주민 10만 명에게 라파 서부와 칸 유니스(Khan Younis) 사이에 있는 알 마와시(Al Mawasi)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해당 지역 또한 대피소와 자원이 극히 부족하다. 라파는 이전에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안전지대로 지정했던 지역이다.

해당 주민들은 임시 텐트에서 또다시 강제로 적절한 거처, 식량, 물, 의료지원도 없는 다른 곳으로 강제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악몽이나 다를 바 없는 대규모 인도적 재난의 수렁으로 더 깊이 떨어지게 될 위험에 처했습니다.”_오렐리 고다드

끊임없는 폭력과 폭격을 피해 강제 이주한 실향민들이 라파에서 칸 유니스로 귀환하고 있다. 2024년 5월. ©MSF

이러한 공습과 대피령은 이미 피폐해진 보건 체계 속 의료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저해하여 주민들이 기본적인 의료지원조차 거의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주 초, 의료진과 환자들은 알 나자르 병원(Al-Najjar Hospital)으로부터 대피해야 했고, 유럽 가자 병원(European Gaza Hospital, EGH)은 더 이상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가 수술 후 치료 제공을 지원했던 라파 인도네시아 야전 병원(Rafah Indonesian Field Hospital)에서는 여전히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필요 기준이 충족된 환자들을 퇴원시키기 시작했다. 또한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알 샤부라 진료소(Al-Shaboura Clinic)에서의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

우리 팀이 4월에만 8,269건의 진료를 제공했고 지난주만 하더라도 344건의 드레싱 작업을 전개했던 보건지소 내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일입니다. 임신부, 아동, 만성 질환자들이 폐허가 되어버린 가자지구 어디에서 지원을 찾고 계속해서 치료받을 수 있겠습니까? 정신건강에 미칠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병원 폐쇄 전에는 일주일에 130건 이상의 정신건강 개별 상담을 제공했는데, 지난 몇 주 동안 이 수치는 더욱 증가했습니다.”_파울로 밀라네시오(Paulo Milanesio) / 국경없는의사회 라파 긴급대응 코디네이터

알 샤부라 진료소에서 간호사들이 드레싱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2023년 12월. ©MSF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미리트 병원(Emirati Hospital)에서의 활동을 현지시각 5월 8일부로 보건부에 인계하고, 보다 안전한 지역에서 모성 서비스를 계속 지원하기 위해 직원들을 나세르 병원(Nasser Hospital)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이로써 가자지구에서 우리가 강제로 떠나야 했던 의료시설이 불과 7개월 만에 11곳으로 늘어났으며, 이는 이 전쟁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법적인지를 보여줍니다.”_파울로 밀라네시오

전쟁이 시작된 이래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시설과 민간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공격 양상을 목격했다. 가자지구 보건 체계는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붕괴되고 있으며, 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에서 더 이상의 죽음과 파괴를 막고 구명 지원이 유입될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거듭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