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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나세르 병원에서마저 주요 의료서비스 붕괴

2024.01.29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계속되는 전투와 폭격으로 해당 지역 내 가동중인 최대 의료보건 시설인 나세르 병원(Nasser Hospital)의 주요 의료서비스 역시 붕괴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더는 대규모 전쟁 부상자가 치료를 받을 곳이 없는 이러한 현실을 개탄한다.

나세르 병원을 피난처로 삼았던 수천 명의 사람들과 대다수 병원 직원들은 인근 지역에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군의 명령이 내려지기까지의 며칠 동안 병원을 떠났다. 병원의 수술 가동력은 이제 전무하다시피 하고, 아직 병원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의료인력에게는 대규모 사상자 발생시 유입되는 부상자를 치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물자만이 남아있다.

나세르 병원에는 아직 300-350여 명의 환자들이 남아있다. 이들은 위험한 환경과 구급차 부족으로 대피할 수가 없다. 이들은 개방성 상처나 폭발로 인한 열상, 골절, 화상 등 전쟁으로 인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이다. 1월 24일 이후 최소 1명의 환자가 병원의 정형외과 수술의 부재로 인해 사망했다.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사람들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나세르 병원도 유럽 가자 병원(European Gaza Hospital)도 거의 접근이 불가능해 이제 가자지구 의료보건체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의료보건 분야를 대상으로 가해지는 체계적 공격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당장 멈춰야 합니다. 부상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의료보건체계 전체가 가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_기예메트 토마스(Guillemette Thomas) / 국경없는의사회 팔레스타인 의료 코디네이터

©MSF/Jorge Montoya

나세르 병원에 갇혀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라미(Rami, 보안상 이유로 라미의 요청에 따라 성은 사용하지 않음)는 응급실에 50여 명의 부상자와 5명의 사망자가 유입됐던 1월 25일의 무력한 기분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세르 병원 응급실에 남아있는 직원은 없습니다. 병상도 없고, 의자 몇 개와 간호사 몇 명은 있죠. 응급 처치를 위해 환자들을 응급실로 데려가 지혈과 환자 분류 조치를 남아있는 품목들로 어떻게 하긴 했습니다. 끔찍한 상황이라 제게는 심리적인 충격이 컸어요.”_라미 /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거즈 패드 등 기본적 품목이 동이 나고 있다.

오늘 환자를 받으러 수술실에 가서 아직 남아있는 직원에게 복부를 위한 거즈가 있냐고 물어봤죠. 근데 더는 없고, 가진 것은 이미 환자 여러 명에게 쓰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쓰고 난 후 거기서 피를 짜내고 세척하고 소독한 후에 다른 환자에게 또 쓴다는 겁니다. 이게 나세르 병원 수술실 상황이에요. 상상이 가십니까?”_라미

가자지구 남부에서 나세르 병원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설인 유럽 가자 병원 수술 역량은 넉넉했었다. 지금은 인근 지역에 대피령이 떨어짐에 따라 의료진 및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병원은 보호받아야 하는 공간이며 사람들과 의료진의 시설 접근과 의료서비스 제공이 허용되어야 한다. 최근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집단학살(genocide) 행위를 방지하고 가자지구 내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즉각적 조치를 취하라는 임시 조치(provisional measures) 결정을 내렸다. 이것은 의미 있는 결정이지만 가자지구 내 2백 2십만 명 사람들에게 인도적 지원과 필수 물품을 전달하고 더 이상의 민간인 생명 손실을 중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속적 휴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