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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느리고 부적절한 국제사회의 에볼라 대응으로 이중 실패의 위험이 있어

2014.12.02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뤄진 국제사회의 에볼라 대응 활동에 대한 경고를 보내왔습니다. 국제사회의 에볼라 관련 지원은 재정과 시설 건립에 집중할 뿐, 인력 지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해서는 치료센터 건립과 실제 환자 치료 이상으로 대중 교육, 감염 경로 추적, 운송 체계 확보, 핫라인 활성화 등 모든 측면을 포괄하는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시에라리온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 ©Fathema Murtaza

현재까지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더뎠으며, 바이러스 확산 저지를 위한 모든 활동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실제 현장 업무는 에볼라의 영향을 받은 국가 정부들, 현지 주민, 비정부 기구들이 도맡고 있다. 12월 2일,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사회의 뒤늦은 에볼라 첫 대응에서 이어, 추후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실패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9월 2일, 국경없는의사회가 생물학적 재난 대응력이 있는 UN 회원국들에게 서아프리카로 각종 자원과 의료 인력을 파견해야 한다고 촉구한 지 3개월이 지난 현재, 에볼라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3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일부 원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외국 정부들은 주로 재정적인 지원을 하거나 에볼라 치료센터 시설을 짓는 데 초점을 맞출 뿐이어서, 실질적인 일을 할 인력을 확보하는 문제는 에볼라 대응 기술을 갖추지 못한 해당 국가 당국, 현지 의료진, 비정부 기구 등이 맡고 있다. 이 3개국의 보건 당국은 그들에게 가능한 수단만으로 에볼라 대응 활동을 주도해 왔다.

최근 서아프리카 에볼라 치료센터들을 둘러본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조앤 리우 박사는, “에볼라 치료시설을 안전 운영하게 운영하기 위해 비정부 기구들과 현지 의료진을 훈련하는 데는 몇 주씩 소요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훈련을 제공하고 있지만, 훈련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서 훈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물학적 재난 대응력을 갖춘 국가들이 인력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이번 에볼라 확산은 한 국가 차원을 넘어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는데, 어떻게 국제사회는 에볼라 대응 활동을 의사, 간호사, 구호 단체 활동가 개인들의 일로 남겨둘 수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에볼라 피해 지역 전역에 걸쳐, 여전히 환자 격리와 진단을 위한 적절한 시설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전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라이베리아 시골 지역에서는 감염 여부 진단을 위한 조직 샘플을 운반할 운송 시설이 없다.

시에라리온에서는 감염 환자를 보고하려는 전화 수십 통이 에볼라 핫라인으로 다급히 걸려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집에서 환자를 격리하라는 말뿐이다.

한편, 에볼라 대응 활동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들도 있다. 에볼라에 대한 대중 교육과 지역사회의 수용, 안전한 시체 매장, 감염 경로 추적, 경보 및 감시 체계 운영 등의 활동도 여전히 부족하다. 예를 들어 여전히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기니에서는, 8개월 전에 시작된 에볼라 대중 교육 활동이  여전히 매우 약한 상태다. 일부 국제 단체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현지 상황에 신속히 적응하여 그때그때 시급하게 필요한 활동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앤 리우 박사는, “에볼라 확산을 저지하려면 격리 치료, 환자 관리 이상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감염자가 발생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모든 측면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에볼라 대응 활동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유연한 자세로, 언제 어디에서든 가장 필요한 일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 에볼라 확산은 이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여전히 많은 사람을 끔직한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아직 경계를 늦출 때가 아닙니다. 지금처럼 느슨한 국제사회의 대응으로는 이번 에볼라 확산에 첫 대응이 뒤늦었던 데 이어 추후 대응조차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이중 실패’를 야기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대응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 3월부터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확산 저지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말리에서 활동 중이다. 서아프리카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에볼라 치료센터는 6곳으로, 총 600여 개의 병상을 구비하고 있다. 3월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에 입원한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는 6400여 명으로, 그중 약 4000명이 에볼라 확진 환자로 판명되어 치료를 받은 뒤 약 1700명이 완치되었다. 현재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응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국제 활동가는 270명, 현지인 직원은 3100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