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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유엔 총회 고위급 회담 : 남수단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사무총장 제롬 오브라이트 발표

2014.09.26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사무총장 제롬 오브라이트 ⓒMSF

각국 대표,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발언할 수 있도록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팀들은 남수단에서 30년 동안 활동해 왔습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의 10개 주 중에 9개 주에서 26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에는 총 3,800명의 의료진 및 비의료 스태프가 있습니다.

 

요컨대, 남수단은 현재 국경없는의사회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자원을 배치하고 있는 곳입니다. 2013년 12월에 분쟁이 발생한 이후, 민간인들과 의료 인력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폭력 사태는 충격적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북부-남부 내전 동안 벌어진 강렬한 폭력 사건 속에서도 버텨왔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들도 최근 분쟁의 영향은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이 시작된 이래로 환자, 의료 인력, 의료시설을 겨냥해 자행된 상습적인 공격에 대해 밝힌 보고서를 냈습니다.

 

남수단에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폭력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병상에서 환자들이 총상을 당하고, 의료시설들이 방화, 약탈, 파괴를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들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말라칼, 리어, 벤티우, 나시르 등의 지역들이 상징적인 예입니다. 올 상반기에 이 곳에 있는 의료시설들은 부분적으로 피해를 입었고, 일부 시설은 완전히 파괴되기도 했습니다. 이 지역들 가운데 리어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20년 동안 환자들을 치료해 왔습니다.

 

의료시설과 의료 인력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은 국제 인도주의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입니다.

 

분쟁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남수단의 모든 사람들이 폭력의 두려움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교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나라들은 국제 구호활동과 더불어, 이번 분쟁으로 피해를 입게 된 민간인들을 존중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필요한 압박을 가해야만 합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공격도 이번 분쟁이 낳는 우려스러운 점이지만, 그 공격이 가져오는 피해는 폭력 행위 자체를 훨씬 넘어선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질병 창궐, 의료체계 붕괴, 급성 영양실조 발생, 국제사회의 불충분한 원조 대응 등은 이미 절박해진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남수단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콜레라 창궐, 말라리아, 내장 리슈만편모충증, 영양실조 등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2013년을 통틀어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이 치료했던 영양실조 아동이 16,000여 명이었는데, 올해는 벌써 그만큼의 아동들을 치료했습니다.

 

2014년 8월 중순까지,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은 방치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내장 리슈만편모충증 환자 2,500명을 치료했습니다. 이 수치는 2013년보다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우리 의료팀들이 보는 환자들의 심각한 상태는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심각하게 저하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악화된 상황 속에서 2014년 2월에는 남수단이 비상사태 ‘레벨 3’으로 선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호 체계는 가장 긴급한 필요를 충족시킬 만큼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여러 노력들이 보이고는 있지만, 유엔 기구 및 여러 비정부 기구들의 자원은 대부분 수도 주바를 비롯해서 남수단 내에서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구호의 격차는 분쟁의 핵심 지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유니티 주, 북부 나일 주에서는 마을들이 방화와 약탈을 당했습니다. 사람들은 수풀로 달아나야 했고, 식량 원조 및 다른 국제 원조도 거의 없이 자력으로 상황을 헤쳐나가야 했습니다.

 

말할 수 없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북부 나일 주의 만뎅 지역에서 최근 실시한 영양실조 평가 결과, 23.5%가 포괄성 급성 영양실조(GAM) 상태라는 우려스러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현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더 융통적인 태도를 유지해야만 합니다.

 

좀더 접근이 용이한 지역에서는, 폭력 피해자들에게 유엔 기지를 개방하겠다는 결정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민간인 보호라 함은 질병으로부터의 민간인 보호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민간인 보호지역에서의 구호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데서 나아가 그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피난민들이 발견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그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은 명백합니다. 인도주의적 지원이 매우 필요하고 이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구호 체계는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부족하여 사람들이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인도주의적 단체들은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향후 몇 주 안에 우기가 끝나는 이 시점에 인도주의 단체들인 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구호 규모를 늘리는 것입니다. 도로나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지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일에 투자해야 합니다.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위해 국경 간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크게 벌어진 구호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원 국가들은 융통성 있고 적합한 자금 지원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분쟁의 이해관계자들은 민간인, 의료 구호활동,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존중 없이 이대로 계속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남수단이 겪는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우리 모두 목격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남수단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남수단에 대한 부족한 지원을 합리화할 수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