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중앙아프리카공화국: 5년간 국경없는의사회가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 2만여 명은 "빙산의 일각"

2023.11.01

국경없는의사회가 10월 24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하 중아공)에서 19,500명 이상의 성폭력 생존자를 치료했다.

성폭력 문제는 금기시되고 있는 공중보건 응급 사태입니다. 무력분쟁 관련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됩니다. 지난 5년 동안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피해자(95%가 여성)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지 않고 치료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진료한 피해자 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걸 압니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아공 정부와 국내외 인도주의 단체가 좀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_칼리드 페키(Khaled Fekih) / 국경없는의사회 중아공 현장 책임자

성폭력 피해자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통골로(Tongolo) 센터 대기실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Juan Carlos Tomasi/MSF

국경없는의사회는 “보이지 않는 상처(Invisible Wounds)” 보고서(►영문 보고서 보러 가기)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중아공 내 지원 혹은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 및 긴급 구호 서비스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분석을 실시했다. 지난 5년 동안 지원을 받은 성폭력 생존자 수가 증가하긴 했지만, 종합 의료서비스부터 기본 의료서비스까지, 그리고 복잡한 사례에 요구되는 정교한 정신의학적 치료부터 초기 단계에 필요한 심리사회적지원까지 여전히 다양한 지원 공백이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생존자들을 위한 보호 및 사회경제적, 법적 지원에 대한 접근성도 부족한 상황이다.

두려움, 이동수단 및 자원 부족, 비효율적인 치료 경로 등 많은 장애물 때문에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무려 130km 거리를 이동해서 도착한 환자들도 있었는데, 중아공의 열악한 도로망 때문에 이를 수 시간에서 심지어 수일에 걸쳐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를 겪고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도 있습니다.”_릴리아나 팔라시오스(Liliana Palacios) /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자문위원

중아공에서 성폭력은 분쟁사태를 넘어서는 문제다. 국경없는의사회의 5년간 분석에 따르면 가해자 중 무장 인력은 소수(약 20%)에 해당했으며 생존자와 잘 아는 사람이 대다수(약 70%)였다. 안타깝게도 노골적인 불처벌 관행 때문에 가해자 극소수만이 유죄판결을 받지만, 생존자들은 심각한 낙인 효과를 비롯한 기타 중대한 방해 요소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성폭력 생존자가 사회에 재통합되고 도움을 구할 때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법적·사회경제적 지원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난 5월,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팀이 진행하는 성폭력 및 가족계획 교육 세션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사회 주민들 ©Juan Carlos Tomasi/MSF

2018년에서 2022년 사이에 국경없는의사회가 만난 성폭력 생존자 수는 3배 증가했고, 다른 단체의 경우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중아공에서 34,400명 이상이 성폭력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그중 절반 이상(57%)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았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강력한 집단적이고 포괄적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비밀보장, 공감, 존중에 기반한 생존자 중심 접근법을 취해야 합니다.”_칼리드 페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