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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지중해 수색구조선 불법적 억류에 항소 제기

2023.03.10

 

2023년 2월 13일 리비아 인근 공해상에서 목조선을 발견하고 구조를 진행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 ©MSF/MOHAMAD CHEBLAK

지중해 난민 수색구조선 지오배런츠호의 억류에 대한 항소가 관할 법원에 제기됐다. 지난 2월 23일, 안코나(Ancona) 해안경비대는 지오배런츠호에 대해 20일간의 구금과 최대 10,000유로의 벌금을 통보했다. 2월 17일 지오배런츠호가 해상에서 구조한 생존자를 하선시키기 위해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연안 항구도시인 안코나에 도착했을 당시 항해 기록기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조치였다. 

항해 데이터 레코더(VDR)는 항공기의 비행 데이터 기록기인 '블랙박스'와 유사하다. 이 데이터를 저장하고 공유하라는 당국의 요구는 일반적인 관행에서 벗어나는 조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중해 중부에서 수색구조 활동을 벌여온 8년 동안 단 한 번도 VDR 자료 제공을 요청받은 적이 없다. 관련 해양협약 및 지침에 명시된 바와 같이, VDR의 목적은 해양사고 조사 시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지오배런츠호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저장 또는 다운로드된 특정한 데이터가 없었다. 

지오배런츠는 항상 관련 규정을 준수하며, 국제법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구조 활동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당국에 제공함으로써 절대적인 선의로 협력했습니다. 우리는 VDR 자료 요청에 따라 이 제재가 해양법의 범위를 벗어나며, 해상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민간단체의 노력을 방해하는 불법 행위라 생각합니다." _후안 마티아스 길(Juan Matias Gil) 국경없는의사회 수색 구조 활동 책임자

지오배런츠 호의 구금은 최근 15/2023으로 전환된 이탈리아의 법령 1/2023의 시행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이며, 이는 수색 구조 활동에 일련의 관료적 부담을 야기한다. 또한 이탈리아 정부가 수색 구조 활동에 참여한 단체를 처벌하고 해상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조하려는 민간단체의 노력을 방해하기 위해 행정 권한을 사용한 가장 최근의 사례이기도 하다. 2017년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비정부기구들은 해상 구조 활동을 막기 위한 당국의 장기간 조사와 억류 등 잦은 방해에 직면해 있다.

버지니아 미엘고 곤잘레스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Anna Pantelia/MSF

현재 사실상 지중해 중부에 국가 주도 수색 구조 역량이 전무한 상황에서 지오배런츠 호가 구금된 것입니다. 몰타와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들은 자국의 수색 구조 지역에서 조난당한 선박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3년초부터 리비아와 이탈리아를 오가는 해상 이주 경로에서 하루 10명 가까이가 사망하거나 실종됐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의 이번 조치는 지오배런츠 호를 직접 겨냥한 것이지만, 실제 대가는 지중해 중부를 건너는 사람들이 치를 것입니다. 이들은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게 됩니다."_버지니아 미엘고 곤잘레스(Virginia Mielgo González)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탈리아 정부가 법령 15/2023을 폐지하고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범죄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또한 유럽연합 위원회가 해당 법령에 대한 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이탈리아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수색 구조 활동 범죄화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를 수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에 더해 유럽연합 회원국, 특히 연안 국가에 해상 구조 활동 수행에 대한 법적 의무를 이행하고 유럽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수색 및 구조 전담 메커니즘을 확립할 것을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5년부터 지중해 중부에서 수색 구조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8개의 수색 구조 선박을 단독으로, 또는 다른 단체와 협력해 운영했다.  2015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85,000명 이상의 생존자에게 구조 지원을 제공했다. 2021년 5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중해 중부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을 구조하고, 생존자에게 응급 의료지원을 제공하며, 위험한 지중해 횡단을 시도하는 이주민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수색 구조 활동을 재개하며 지오배런츠 호를 운항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지오배런츠 호에 승선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총 6,194명을 구조하고, 11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선상에서 한 명의 신생아 분만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