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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 우기를 앞두고 콜레라 확산의 위험성 증가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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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과 보급품 부족으로 아이티 내 콜레라 치료 프로그램에 차질이 생기면서 불필요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다가올 우기에 콜레라 발병 확산의 위험성이 증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아이티의 4개 지역(아르티보니트(Artibonite), 니페스(Nippes), 남동부와 북부)에 있는 공공보건 시설을 평가한 결과 자금 부족으로 작년 콜레라 치료의 질이 크게 하락했음을 발견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마마디 트라오레 박사(Dr. Mamady Traoré)는 2012년 12월말 진행된 아르티보니트 지역의 평가로 “인프라와 장비는 손보지 않아 매우 낡은 상태였고 의료 보급품도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이의 결과로 콜레라 확산을 막는 데 필요한 위생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위해 환자가 돈을 지불해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허용하기 힘든 일입니다”라고 밝혔다.

아이티 북부 지역에서는 콜레라의 치사율이 2012년 말 이래로 증가추세에 있다. 평가 책임자는 “일부 치료소에서 치사율이 4퍼센트 상승했는데, 이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보다 4배나 높습니다. 이를 통해 치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콜레라는 발병 즉시 조치를 취하면 치료하기 어렵지 않지만 환자 50명을 돌볼 간호사가 2명에 불과해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2012년 12월 국제연합(UN)은 아이티 보건부(MSPP)가 2022년까지 콜레라 퇴치를 목표로 22억 달러 기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하지만 아직 기금이 마련되지 않아 많은 콜레라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콜레라에 감염된 환자들이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콜레라에 감염된 환자들이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콜레라를 향후 10년간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응급 의료 조치가 현재도 시급하다고 밝히며, 반면 응급 조치에 필요한 재원은 점차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치료센터의 참혹한 현 상황을 보면 다가올 우기 동안 최악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과 2012년에도 비가 내리면서 5월과 11월 사이에 유행성 전염병이 급격히 증가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제한된 재원 내에서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아이티 현장책임자인 올리버 슐츠(Oliver Schulz)는 수질, 위생 시설 관리, 접종 등 콜레라에 대한 예방 활동을 통해 장기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지만, 당장 환자를 치료하고 사망을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슐츠는 또한 현재 주안점은 치료센터와 조기 경보,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며 아이티 정부와 국제 기부자들은 우기가 시작되기 전에 가능한 빨리 기존 치료센터에 인력과 장비를 확보해 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010년 1월 12일에 아이티에 지진이 발생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당해10월말 콜레라 발병 이래 약 6천만 달러의 자금으로 환자 20만여 명을 치료했고 치사율을 1%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2011년 한 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이티 인력을 훈련시키고 보급품과 장비를 기부한 후, 지진 피해지역 외각에 위치한 치료소 운영을 아이티 보건 당국에 점진적으로 이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와 레오간(Léogâne) 지역에서 콜레라를 치료를 지속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환자 2만 3천 명을 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