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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북 다르푸르 현지 상황 증언

2023.04.21

4월 15일 수단에서 발생한 교전이 격화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북 다르푸르(North Darfur) 엘 파시르(El Fashir) 시내 사우스 병원(South Hospital)을 지원하고 있다. 15일부터 한국시간 4월 21일까지 이 병원에 유입된 부상자는 279명, 사망자는 44명이다. (*한국시간 4월 24일 업데이트: 부상자 354명, 사망자 47명/►상황 업데이트 더 자세히 읽어보기사이러스 파예(Cyrus Paye)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프로젝트 코디네이터가 현지 상황을 전한다.


“현재 엘 파시르에서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총성이 들릴 정도입니다. 총격전과 폭발로 치안이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고, 민간인 사상자도 굉장히 많습니다. 

저희가 지원하고 있는 사우스 병원에서는 15일 토요일부터 현재까지 279명의 부상자가 유입됐고 이 중 44명이 사망했습니다. 굉장히 정신없는 상황입니다. 부상자 대다수는 유탄을 맞은 민간인인데, 대부분이 아동입니다. 유탄으로 인해 골절이 생긴 환자도 있고 다리, 복부, 흉부에 총상이나 파편상을 입은 환자도 있습니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도 많습니다. 환자가 너무 많아서 병상이 모자라 병원 복도에서도 환자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수단 북 다르푸르 엘 파시르 시내 사우스 병원에 유입된 부상자들의 모습 ©MSF/Ali Shukur

지난주까지 사우스 병원에는 수술적 역량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 병원은 모성 전문 병원으로, 국경없는의사회가 해당 지역의 높은 모성 사망률을 줄이고자 작년부터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무력충돌이 발생한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원에서 부상자 치료에 전념해야 했습니다. 

다른 시내 병원은 교전 지역과 인접하다거나 교전이 격렬해 의료진이 출근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운영을 멈춘 병원의 외과의들이 사우스 병원을 지원하며 몇 건의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물자 재고가 바닥나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 화요일쯤 교전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병원에 물자를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가 계속해서 몰려드는 상황에서 다르푸르에 추가적인 물자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 있는 재고로는 3주밖에 버티질 못합니다.

현재 수단에서는 모든 것이 정지됐습니다. 교전 발생 직후 전국의 공항이 전부 운영을 중단했으며, 거리에서는 격전이 벌어져 수단 내로 물자를 들여올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접국 차드는 국경을 폐쇄했습니다. 무력상황이 지속되고 인도적 지원 경로가 계속해서 차단된다면, 더 많은 생명을 잃게 될 것입니다. 

사우스 병원에는 수술실이 두 개 있는데, 외상 환자와 응급 산과 환자가 계속해서 유입되어 수용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모성병동에서는 두 명이 하나의 병상을 함께 쓰고 있습니다. 교전 발생 전에는 옆 병원에서 하루에 3~5건의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했고 30건 이상의 출산을 지원했습니다. 현재 이 모든 게 외상 수술과 함께 사우스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밤에는 신생아와 조산아를 이송하던 소아과 전문 병원이 약탈당해 가동이 어렵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우스 병원에는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이 생명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의료팀도 쉬지 않고 일하고 있어 벅차 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숙련된 외상외과의와 물자를 들여올 수 있게 모든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교전으로 인한 부상자들이 유입된 엘 파시르 사우스 병원, 2023년 4월 26일 ©MSF

 

수단 전역의 의료시설 접근성이 시급히 확대돼야 합니다. 지금으로선 이 방법만이 최대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자는 부족하고 의료진은 안전 문제로 출근하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의료 종사자뿐 아니라 구조대원이나 구호단체 직원들도 발이 묶여 활동을 할 수 없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접근성만 개선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교전 당사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