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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제내성 결핵: “저도 용기를 심어줄 수 있어요!”

2014.09.25

[국경없는의사회 보도 발표]

  • 다제내성 결핵(MDR-TB)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응원하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

이번 주에 PLOS ONE(과학/의학 분야의 조사, 연구 내용을 다루는 과학 저널) 에 게재된 국경없는의사회의 연구는 다제내성 결핵(MDR-TB)과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XDR-TB)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응원하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번 질적 연구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다제내성/광범위 약제내성 결핵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위해 펼치고 있는 합작 블로깅 프로젝트, ‘결핵과 나’에 참여한 환자들과 의료 스태프의 경험을 살펴보았다.

현재 다제내성 결핵 치료는 최장 2년까지 걸릴 수 있고, 난청 등의 무서운 부작용을 비롯한 여러 이유들로 치료율이 낮아서 약을 꾸준히 복용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치료를 꾸준히 받도록 지원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환자들이 치료를 유지하는 데 블로깅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글을 읽는 사람들은 블로거(환자)들이 팔로워들을 통해 격려감을 느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은 예가 되고 싶게 만들며, 길고 힘겨운 치료 속에서 환자들이 기분 전환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블로깅 프로젝트 참여에서 생기는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보고한 바는 없다.

‘결핵과 나’ 프로젝트의 블로거이자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에서 회복한 푸메자 티실리는 이렇게 말했다. “치료를 받는 동안 블로그를 통해 받은 지지는 어마어마했어요. 치료는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답니다. 어느 때든 약이 효과를 멈출 가능성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제 블로그를 읽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 줬어요. 제가 쓴 글에 시로 답해준 분도 있었답니다. 제게는 정말 큰 의미였어요.”

이 블로그는 참여를 원하는 모든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에게 열려 있다. 환자들은 블로그를 통해 세계 곳곳의 다른 결핵 환자들과 소통하면서 같은 경험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면서 끈끈한 연대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환자들의 고립감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과 나’ 프로젝트의 블로거이자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에서 회복한 밀드레드 페르난도-판초는 이렇게 말했다. “제 이야기를 써서 나눠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저와 같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더 많은 환자들이 끝까지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 주고 싶었거든요. 비록 다제내성 결핵/광범위 약제내성 결핵에 걸렸지만, 여전히 희망과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어요.”

이 블로그는 의료 스태프들에게도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환자들의 블로그를 읽으면서 좀더 환자들과 끈끈해졌다고 느꼈고, 환자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결핵 담당 의사인 찰스 손코는 이렇게 말했다. “환자들의 블로그를 읽으면서 깨달은 것들은 제가 환자들과 더 가까워지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진료 상담에서는 결코 얻지 못했을 것들이죠. 진료 상담에는 시간 제한도 있고, 환자들이 의사 앞에서는 긴장하기 때문에 그렇게 열린 마음으로 자기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블로깅은 앙갚음이나 비판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장이기도 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이어서 블로거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블로깅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질환과 그 치료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생각,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소셜 미디어가 환자들의 치료에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주었기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더 많은 결핵 환자들이 블로깅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결핵과 나’

‘결핵과 나’는 전 세계 곳곳에서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참여하는 합작 블로깅 프로젝트다. 블로거들은 다제내성 결핵와 싸우며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경험과 그 치료에 대해 블로그에 적는다.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은 치료를 받으면서 24개월간 하루에 20알까지 약을 복용해야 할 때도 있고, 독성이 있는 약을 복용하면서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겪어야 할 때도 있다.

이 질환에 관한 연구 혹은 진단법 개발, 개선된 치료 프로그램에 투여되는 자금은 거의 없다. 따라서 다제내성 결핵에 감염된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약을 복용하면서 하루하루 무기력을 느끼며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핵과 나’ 프로젝트는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이 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 문제들에 대해 세상에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 또한 환자들은 결핵 치료 및 의료 서비스의 개선 방법, 다제내성 결핵를 겪으며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다제내성 결핵가 존재하며 이는 세계적인 문제라는 것을 환자들이 자신만의 표현으로 세상에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해 주며, 자신과 같은 상황에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대제내성/광범위 약제내성 결핵

다제내성 결핵은 결핵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 2종에 내성인 결핵을 말한다.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는 이 약제들과 더불어 최소 2가지 이상의 다른 약제에도 내성인 결핵을 가리킨다. 매해 45만 명의 새로운 다제내성 결핵 환자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