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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인의 삶을 되찾도록 돕는 정신건강 프로젝트

2013.05.07

국경없는의사회는 2009년부터 이라크 보건부와 협력해 이라크인에게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새 보고서 ‘이라크인 치유: 이라크 내 심리지원 제공의 도전과제(Healing Iraqis: The Challenges of Providing Mental Health Care in Iraq)’를 발간하고, 많은 이라크인이 수십 년에 걸친 갈등, 정치적 불안, 사회 변혁으로 심리적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장애에 취약해졌으며 심리지원이 필요한 상태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내 심리지원 활동이 시급히 확대되어야 하고, 이라크 보건부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라크 전 지역에서 심리상담을 기존 의료체계에 통합시켜 심리상담 의 질과 접근성을 개선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십 년에 걸친 갈등과 불안으로 나라가 황폐화되면서 수 많은 이라크인들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때문에 정신적으로 지친 많은 사람들은 본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듭니다.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금기시하는 분위기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심리지원 서비스의 부족으로 인해 이들의 고립감과 무기력함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라크 현장책임자인 헬렌 오닐(Helen O’Neill)

환자들의 증언

본 보고서는 극단적 폭력을 경험한 후 정신적 외상을 겪고 삶을 되찾고자 하고 있는 이라크 인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

세 아이를 둔36세의 한 미망인 여성은2년 전 남편이 살해당하고 삶이 완전히 바뀌고 난 후 어떻게 상담을 받기 시작했는지를 말해주었다.

“너무나 지치고 슬퍼서 심리상담 세션에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저에게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그것 때문에 마음의 동요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저는 2년 전 남편을 잃었고 그 사건은 제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어요. 제 삶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죠. 이제 아이들 양육을 저 혼자서 책임져야 해요.”

10살 된 한 어린이는 상담이 언어능력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전해주었다.

“저는 말하는 법을 향상시키고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세션에 참여했어요. 전 모든 것을 두려워했고, 몸을 항상 떨었거든요. 더 이상 단어를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어요.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저를 매일 때렸어요. 어떤 것이든 공부할 수도, 배울 수도 없었어요.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았어요. 제 문제를 다른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충격적인 경험을 한 이들에게 치료를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상담 모델은 사람들이 존엄성을 다시 회복하고 삶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실증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9년부터 이라크 보건부와 협력하여 이라크 내에서 남성, 여성, 어린이에게 심리상담을 제공해오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프로그램은 폭력과 불확실성에 노출된 사람들이 흔히 겪는 불안과 우울장애에 대한 비약물적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와 이라크 보건부는 바그다드의 병원 두 곳과 팔루자(Fallujah)의 병원 한 곳 등에서 심리상담 지원을 제공했다. 이라크 보건부는 쿠트(Kut), 카르발라(Karbala), 술라이마니야(Sulaymaniyah) 병원에서 새로운 지원활동을 시작으로 기타 의료기관에서도 앞선 심리상담 활동을 치료 모델로 삼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이라크 보건부가 기록한 2012년 환자기록에 따르면, 상담을 받은 사람 중 97%가 초진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정신적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마지막 내원시 29%로 감소했다.

가정폭력을 제외하고라도, 본 프로그램에 등록된 환자의 절반가량이(48%) 폭력과 관련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거의 모든 직원 및 환자가 지난 몇 년간 직접 폭력을 경험하거나, 폭력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가까운 사람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보건 시스템에서 심리상담이 지역기반의 1차 진료 서비스에 통합되어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접근성을 높여야 하고,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 사람들이 상담을 받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라크인 치유를 위한 제언

  • 이라크 전역에서 상담모델을 기존 정신건강 치료 체계에 통합시켜 심리서비스의 질 향상
  • 정신질환 문제를 공익광고 등의 형태로 공개적으로 알려 상담 서비스 이용을 홍보하고 사회적 편견 해소
  • 새로운 지역에서의 활동을 위해 신규 및 숙련된 상담사에게 지속적인 훈련 제공
  • 훈련 받은 감독관 그룹을 통해 상담사 감독 및 상담의 질 관리
  • 새로운 지역에서 프로그램 도입 시, 통합적인 화상 회의를 통한 현장 감독방법 소개
  • 상담전화 서비스를 확대해 전화 사용이 가능한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정보와 조언 무료로 제공
  • 필요한 예산 및 인력을 배정하여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가용한 치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