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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국경없는의사회가 키르쿠크주에서 활동한 8년

2024.04.12

화창한 오전, 하심 압둘라(Hashim Abdullah)는 그가 받던 치료가 국경없는의사회에서 공공 1차 의료지원 센터로 이관되기 전 최종 검진을 받기 위해 하위자(Hawija)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방문했다. 하심은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해 2018년부터 해당 진료소를 찾아왔다.

실향민 캠프에서 돌아온 후부터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방문했습니다. 피난한 후 돌아와 보니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이 사라져 있었죠. 가동 중인 의료서비스도 없었고요. 국경없는의사회의 무상 치료는 저를 비롯해 이 지역에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삶과 집을 재건하는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_하심 압둘라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해 2018년부터 하위자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방문한 하심 압둘라. 2024년 1월. ©MSF/Hassan Kamal Al-Deen

2024년 2월 말, 하위자의 보건의료 체계가 계속해서 재구축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키르쿠크(Kirkuk)주 소재 하위자 지역과 아바시(Abassi) 지역에서 8년간 전개해 온 모든 의료지원 활동을 현지 보건국(DoH)에 인계했다.

위기 발생 시 시급한 수요에는 긴급 대응이 필요하다

키르쿠크 서쪽 끝에 위치한 하위자 지역은 2014년 이슬람국가(IS) 통제하에 놓인 이라크 영토 1/3 일부에 해당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수천 명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집을 떠나 피란했다. 이러한 실향 사태는 2017년 해당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무장 전투가 시작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 수십만 명이 하위자를 떠나 키르쿠크와 다른 주에 있는 캠프로 향했다. 해당 지역의 보건 인프라는 무장 전투뿐만 아니라 3년간 이라크 나머지 지역과 단절되어 있던 탓에 자원과 서비스가 고갈되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을 떠난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실향민들이 긴 여정 끝에 하위자를 벗어나 도착한 데브스(Debes)와 마크타브 칼리드(Maktab Khalid)에 두 개의 이동진료소를 설치했다. 또한 실향민 대부분이 정착하게 된 다쿠크(Daquq) 캠프에도 1차 의료지원 시설을 마련했다.

해당 캠프에서 2017년 1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이자 키르쿠크 출신인 아소 칼릴(Aso Khalil)은 실향민들이 캠프에 도착하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말한다.

사람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몹시 심각한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특히 아동과 고령자들이 피난하기 전부터 의료지원과 식량 부족으로 큰 피해를 입었죠.”_아소 칼릴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이자 키르쿠크 출신인 아소 칼릴. 2024년 1월. ©MSF/Hassan Kamal Al-Deen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교육가인 오마르 알리(Omar Ali)는 안전을 찾아 정든 고향을 떠나기 전 하위자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는 피난하는 과정에서 실향민으로서 국경없는의사회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우리가 겪은 모든 일을 목격했습니다. 우리가 겨우 안전한 곳으로 건너갔을 때 실향민 접수처에서 국경없는의사회를 발견했죠. 거처를 찾아 이동한 캠프에도 국경없는의사회가 있었고요. 전투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을 때도 국경없는의사회가 귀환민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_오마르 알리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는 오마르 알리. 2024년 1월. ©MSF/Hassan Kamal Al-Deen

전투가 종료되었을 때, 하위자 전역에는 거의 모든 기본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고향에 남은 이들을 지원하고 대규모 귀환민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알 아바시(Al-Abasi)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 팀은 우선 알 아바시 마을에 도착한 뒤 임시 1차 의료지원 센터를 마련했습니다. 공공 의료보건센터는 전투 중에 파괴되었거든요. 곧이어 우리는 활동 규모를 확대하고 하위자 중심지에서 1차 의료지원 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_셀라 모라(Sellah Moraa) / 국경없는의사회 키르쿠크 현장 부책임자

키르쿠크주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부책임자 셀라 모라. 2024년 2월. ©MSF/Hassan Kamal Al-Deen

국경없는의사회는 두 시설을 통해 비전염성 질병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성•생식 보건의료, 정신건강 지원, 보건증진 서비스를 제공했다.

회복을 향한 여정

지난 8년 동안 하위자 지역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눈에 띄게 놀라운 회복세를 보였다.

실향민 캠프에서 고립된 채 더욱 열악한 생활 환경에 직면할까 두려워 고향에 머물기로 한 하위자 주민 아메드 시데크(Ahmed Sideeq)는 하위자에 생긴 변화를 회고하며 설명한다.

2017년 하위자의 상황은 끔찍했습니다. 특히 공습에 이어 공업 지대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이후에 말이죠. 우리는 겨우 연명할 정도의 식량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가령 설탕 1kg이 미화 100달러에 달했는데, 애초에 그 누구도 수입이 전혀 없었죠. 당시 상황을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습니다. 다행히 삶의 모든 측면이 정상으로 돌아왔죠.”_아메드 시데크

하위자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1차 의료지원 센터에서 만성 질환 치료를 받고 있는 하위자 주민 아메드 시데크. 2024년 2월. ©MSF/Hassan Kamal Al-Deen

오늘날 하위자의 시장과 유명한 농장은 활기를 되찾고 있으며 해당 지역의 인프라는 훨씬 더 나아진 상태이다. 보건의료 시스템 또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위자 종합병원과 1차 의료지원 센터가 다시 기능을 회복했고, 알 아바시의 1차 의료지원 센터 또한 재건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 채소 가판대 주인이 현지에서 재배한 신선한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2024년 1월. ©MSF/Hassan Kamal Al-Deen

전쟁이 끝난 후 처음 하위자와 아바시에 왔을 때 마치 유령 도시처럼 느껴졌어요. 지금은 학교, 의료시설, 시장, 일상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볼 수 있죠. 이러한 변화는 저를 매우 행복하게 합니다.”_나르민 아바스(Narmeen Abbas) / 국경없는의사회 키르쿠크 보건증진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의 하위자 활동은 정신건강 지원과 보건증진에 우선순위를 두고 만성 질환 치료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 방식에 초점을 맞추며, 정신건강을 개선하는 동시에 생활 습관 위험 요인에 대해 교육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하위자는 정신건강 전문가가 부족한 지역이기 때문에 현지 직원들을 교육해 위기를 겪은 지역사회에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계속 나아갈 힘, 오래 지속될 유대감

지난 8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기본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의료지원에 더해,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보건국을 지원하며 하위자 종합병원의 인프라 재건에 힘을 보탰고 의료 종사자들에게 필수적인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긴급 대응을 전개하는 구호 의료 단체로서 이제 우리의 활동을 마무리할 때가 되긴 했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우리가 여기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었던 건 키르쿠크나 하위자 출신 팀원들의 소중한 노력 덕분입니다. 비록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만,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이들은 여전히 지역사회와 의료보건 체계에 남아 우리가 떠난 뒤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그들이 지닌 기술을 공유하고 노고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_셀라 모라

국경없는의사회와 함께했던 일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고된 상황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을 기회를 얻어 감사한 마음도 들고요. 저는 이곳에서 만난 동료들과 매우 끈끈하고 오래 지속될 관계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이 유대감은 지속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동고동락하며 여러 순간을 함께 했죠.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여기서 한 일에 만족감을 느낍니다.”_아소 칼릴

하위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원들이 함께 축구를 하고 있다. 2024년 1월. ©MSF/Hassan Kamal Al-Deen

숫자로 보는 8년간의 국경없는의사회 하위자•아바시 활동

정신건강
심리사회적 정신건강 세션 29,221
정신건강 개별 세션 18,137
정신건강 그룹 세션 161

 

보건증진 활동
보건증진 그룹 및 개별 세션 3,119
지역사회 내 보건증진 세션 3,443
의료시설 내 보건증진 세션 101,126
진료소 내 비전염성 질병 진료 144,562
일반 외래환자 진료 32,973

 

성•생식 보건
산전 진료 (총 방문 횟수) 6,568
산후 진료 (총 방문 횟수) 1,769
가족계획 상담 11,404
부인과 진료 5,943
분만 지원 10,443

연표로 보는 국경없는의사회 키르쿠크 활동

2016년
  • 데브스•마크타브 칼리드 소재 이동진료소 2개 운영 및 9,000명의 실향민이 거주했던 다쿠크 캠프에서 1차 의료지원 서비스 전개
2017년
  • 하위자 소재 아바시에서 물 운반, 염소 처리, 깨끗한 물 배급을 포함한 식수위생 활동 전개 및 알 샤르자(Al-Sharjah) 소재 수처리장 재건
  • 알 아바시 소재 1차 의료지원 센터 파괴 및 가동 중단 후 임시 진료소 설치,  만성 질환 환자 대상 1차 의료지원 제공
2018년
  • 하위자 소재 1차 의료지원 센터에서 1차 의료지원 서비스 제공 및 하위자 종합병원에서 응급실, 모성 병동, 폐기물 관리 부서 지원
2019년
  • 하위자 마을 소재 알 아스카리(Al-Askary) 1차 의료지원 센터에서 성•생식 보건, 정신건강, 보건증진 활동 전개 및 제2 라일란(Laylan) 캠프에 1차 의료지원 센터 개소
2020년
  • 하위자 1차 의료지원 센터 서비스 확대 후 성•생식 보건 서비스 제공 및 제2 라일란 캠프 내 서비스 제1 캠프까지 확대
2021년
  • 하위자 종합병원 모성 병동 지원 확대 후 응급 모성, 산과 및 신생아 의료서비스 제공
2022 – 2024년
  • 알 아바시 지역과 하위자에서 1차 의료지원 센터를 계속 운영하며 만성 질환 환자 대상 정기 진료 및 치료에 더해 정신건강 치료, 성•생식 보건 치료, 모성 및 보건증진 서비스 제공
  • 2024년 3월, 알 아바시와 하위자 내 국경없는의사회 모든 활동 현지 보건 당국에 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