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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이 곳에서 아이들은 구슬이 아니라 탄약통을 갖고 놉니다” (상)

2013.03.29

시리아 내 국경없는의사회가 관리하는 세 병원 중 한 곳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두 달째 활동하고 있는 로익 예거(Loïc Jaeger)가 현지의 인도주의적 상황과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에 대해 설명한다.

2년간의 내전,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상황이 굉장히 심각합니다. 사람들의 니즈(Needs)는 매우 크나, 전체적인 인도주의적 대응은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시리아 북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수 인도주의 단체 대부분이 수술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료 지원에 대한 수요는 어마어마하고 훨씬 더 광범위합니다.

전쟁 전, 시리아인들은 비교적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며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당시엔 학교를 가는 것도, 수도에서 물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터키 접경 지역에는 아직 대도시 사람들이 휴가철에 와 묵었던 아름다운 별장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몇 달 동안 전력이 끊겼고, 수돗물은 나오지 않으며, 사람들은 난방 없이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합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다시 장작난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에서 20km만 가면 인구 15만 명의 도시가 있는데, 그 곳에는 여러 병원이 있고, 최신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공공 병원도 한 곳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선(Frontline)이 우리 지역과 이 병원 사이를 가르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원에 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던 휘발유는 이제 너무 비싸 사람들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 만큼의 양조차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민간인들은 완전히 곤경에 빠져 있습니다. 이 곳의 사람들은 내전이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이 곳의 어느 누구도 이러한 상황에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입니까?

민간인들이 폭격에 자주 휘말리기 때문에, 외과 수술은 저희 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아내를 잃어 너무나 괴로워하던 남성을 기억하게 되는데, 그의 아내는 근처에서 폭발한 박격포에 몸이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녀는 그저 빨래를 널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장소와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거죠. 우리는 보통 하루에 그녀와 같은 심각한 부상자 한 명 정도를 치료합니다. 하지만 폭탄이 사람들 많은 곳에 떨어지면 우리는 최대 30명까지도 치료하고, 큰 전투 시에는 80명도 치료합니다.

하지만 수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교전이 벌어지는 최전방에서 피신해 오면서 외래 의료소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만성 질환 치료 등,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다른 지원 사항이 무엇인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근처에 있는 대도시에서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도망가고자 하지만, 이는 쉽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척을 방문하러 가는 척 하면서 아무것도 없이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고 슬쩍 빠져나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주인 없이 버려진 집에 들어가 살았지만 이제는 산 속에 천막 텐트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우리는 이들을 돕기 위한 첫걸음으로 즉시 담요를 나누어 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특히 모자 보건 및 정신 건강 부문에 있어서 조금씩 활동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시리아 산모들에게 닥친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내전 발발 전 산모들은 차를 타고 20~30분 이내에 의료장비가 완비된 현대식 병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엔 대부분의 여성들이 임신한 동안 일반적으로 세 번의 초음파 검사를 한 다음 전문의들의 손에 출산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지역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병원에서 출산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산모들은 집에서 출산하거나, 걸어서 혹은 트랙터로 국경을 넘는 것을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동 진료소 활동의 한 부분으로 출산 전 진료를, 병원에서는 산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이동 진료소 활동을 확대하면서 병원에서의 출산 건수는 한 주당 2회에서 하루에 2회로 증가했습니다. 심각한 부상자를 치료하거나 시체와 죽어가는 아이들이 오는 그런 장소에 출산을 하러 오는 산모들이 있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는 좋은 일이고, 새로이 태어나는 생명도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것이 우리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힘의 원천 중의 하나입니다.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