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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목숨을 걸지 않으면 마을을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2022.10.25

알파록 아그-알무스타키네(Alfarock Ag-Almoustakine) 국경없는의사회 부르키나파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가 현재 식수·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부르키나파소 지보(Djibo)의 상황에 대해 전했다. 


지보의 식수 제공 현장에서 수통 위에 앉아있는 국내실향민 © MSF/Mack Alix Mushitsi

현재 지보의 상황은 어떤가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서 부르키나파소 지보에서 활동하는 동안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했습니다. 이 지역은 2월부터 봉쇄되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마을 외곽에 있는 농장에 가볼 수도 없고, 식량 및 식수가 부족하여 가축을 돌볼 수도 없습니다. 치안마저 불안해 주민들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보뿐 아니라 파마(Pama)와 세바(Sebba)와 같은 지역까지,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부르키나파소 전역에 구호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현재 식수위생, 식량, 의료서비스가 가장 시급히 지원되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급수 트럭으로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MSF/Mack Alix Mushitsi


지보는 8개월 전부터 무장단체에 의해 포위된 상태입니다. 인도적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선 구호단체 및 현지 당국이 지보에 필수품을 조달할 방법을 시급히 찾아야 합니다. 지보의 치안은 2019년부터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급조된 폭발물, 매복, 공격, 마을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 등으로 인해 마을에 진입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육로로는 마을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지보 주민은 목숨을 걸지 않으면 마을을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와가두구(Ouagadougou)에서 출발하는 구호용 전세 항공기만이 지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안전한 방법입니다. 
마을 내부도 굉장히 위험합니다. 6월의 무장단체 급습 사건과 같은 공격 사건이 간간히 발생하기도 합니다. 
마을에 필수품 공급이 끊겼던 7월부터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인구가 급증했습니다. 현재 마을 주민은 군대가 호송하는 물자에만 의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시장은 텅텅 비어 있고 연료 또한 구하기 힘듭니다. 주민들은 계속해서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나마 구할 수 있는 음식도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지보의 식수 공급소 ©MSF/Mack Alix Mushitsi

현상황이 주민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지보 주민은 수개월 전부터 비용 부담으로 인해 의약품을 구하지도, 병원을 찾아가지도 못해 시기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마을까지 봉쇄되어 의료시설에 물자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영양실조 치료식 또한 부족하여 일시적으로 영양실조 프로그램을 축소해야만 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지역사회 의료인력 및 현지 시민사회 단체에 따르면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맞지만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데이터로 확인한 사실은 아니라서 추후 더욱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지보로 향하던 호송 차량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유엔 인도주의 항공 서비스(UNHAS)의 항공기를 통한 경로만이 지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지원 필요 규모에 비해 너무 제한적입니다. 가정당 최대 5kg의 쌀이 지원되는데, 대부분 6~8명으로 이뤄진 대가족이어서 2~3일 안에 소진됩니다. 빠른 시일 내로 새로운 물자가 지원되지 않는다면, 지보에서 식량 등 필수품을 아예 구할 수 없어 주민의 고통이 배가할 것입니다. 인도주의 통로가 시급히 개설되어야 합니다. 

지보의 식수 제공 현장 © MSF/Mack Alix Mushitsi

봉쇄로 국경없는의사회의 지보 의료 활동도 영향을 받았나요?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역 병원 응급실 및 두 곳의 보건소에서 현지 보건부와 함께 의료적, 수술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환자는 대부분 설사, 영양실조,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 등 열악한 생활 환경과 깨끗한 식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1월부터 9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활동을 통해 41,147명의 외래환자가 일반 진료서비스를 받았고, 6,086명의 아동이 예방접종을 받았으며, 치료를 받은 중증 급성 영양실조 아동환자는 289명, 중등증 급성 영양실조 환자는 389명이었습니다. 이에 더해 244명에게 긴급 수술적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현지 주민의 식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 내 두 곳에서 식수 배급 활동을 전개했지만, 주민 전체의 필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몇 주 동안 치안 문제로 인해 의료시설 두 곳 중 한 곳에서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규모를 축소해야 했습니다. 급수 트럭 활동 또한 일부 지역에서의 치안 문제에 더해 연료난 문제로 축소해야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상황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여 계속해서 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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