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에 상륙한 난민·이주민의 임의적 구금 중단하라”

2018.07.26

MSF

리비아 미스라타에 위치한 구금 센터, 2018년 7월 촬영

2018년 7월 24일

유럽의 지원 속에 활동하는 리비아 해양경비대에 붙잡혀 리비아로 송환된 사람들이 늘어난 이후, 국제 의료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 망명 신청자, 이주민에 대한 리비아의 임의적 구금 중단을 촉구한다. 유엔 기관들에 따르면,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선박을 타고 가다가 지중해에서 붙잡혀 리비아로 송환된 사람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최소 1만1800명에 달한다. 이탈리아, 몰타, 리비아 공해상에서는 지금도 거의 매일 같이 지중해 횡단 저지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들은 리비아에 상륙하자마자 해안가에 무질서하게 자리잡은 구금센터로 이송된다.

“생사의 기로를 오가며 바다에서 위태로운 때를 보낸 사람들을 곧바로 해롭고 무자비한 구금센터에 임의로 억류해서는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고국을 떠나 고통스러운 여정을 거치고 리비아에 머물면서 이미 심각한 폭력과 착취를 겪었습니다. 성폭력, 인신매매, 고문을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중에는 임산부, 모유 수유 중인 여성, 노인, 정신장애인, 중증 환자, 아동과 같은 취약 계층도 있었고, 아동들 중에는 부모나 보호자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_ 칼린 클레이어(Karline Kleijer)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총괄

구금센터에는 정식 등록 절차나 기록 보관 체계가 없어 그곳에 들어간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다. 억류된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구금 상태나 처우에 관해 적법성을 물을 방법이 없다. 지난해,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주민, 난민을 구금센터에서 구출하고자 대피 프로그램을 강화했으나 리비아에 있는 난민, 이주민 전체 인구 중 이 혜택을 받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IOM에서 이행하는 우선 조치는 소위 ‘자발적’ 송환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주민이 구금센터를 나와 자발적으로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인데, 지난해 11월 이후 약 1만5000명이 본국으로 송환되었다. 자발적 송환 방식에 관계없이 리비아에 갇힌 사람 중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사람을 돕겠다는 이 방식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 사실 사람들은 구금센터를 나올 수 있는 별다른 공식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UNHCR은 구금센터에서 가장 취약한 난민 1000여 명을 대피시켰으나 이들 대다수는 니제르로 송환돼 현재 타 국가에 재정착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미스라타, 콤스, 트리폴리 등지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해상 저지 활동이 늘어나 이미 과밀해진 구금센터에 억류된 난민, 이주민, 망명 신청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보고했다. 최근 어느 날, 국경없는의사회는 해상에서 저지당해 트리폴리의 구금센터로 붙잡혀 온 319명에게 의료를 제공했다. 이들 대다수는 지중해 횡단에 나서기 전에 몇 달간 인신매매자들에게 붙잡혀 있었다. 미스라타와 콤스 주변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2도 화상, 옴, 호흡기 감염, 탈수 증세로 고통받는 억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바다에서 붙잡혀 구금센터로 오면서 옷가지도 챙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바다에서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었다.

“과밀한 콤스 구금센터에는 아주 어린아이까지 포함해 300여 명이 갇혀 있습니다. 숨이 막힐 듯한 열기가 가득한데 환기가 전혀 되지 않고, 깨끗한 식수는 거의 구할 수가 없습니다. 하수와 소금물이 섞인 물뿐이죠. 구금센터 환경은 전혀 생활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긴장된 분위기인데다 사람들은 온갖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갖가지 상처와 골절을 입은 사람들을 만나는데요. 이는 탈출을 시도한 흔적입니다. 이 외에 단식 시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_ 앤 버리(Anne Bury) / 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 부 의료 코디네이터

현 상황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난민, 이주민, 망명 신청자들이 유럽 땅을 밟지 않게 하려는 유럽 국가들이 자초한 결과다. 이들 국가의 주된 전략은 리비아 해양경비대에 각종 자원과 훈련을 지원해 그들이 해상에서 사람들을 저지시켜 리비아로 송환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을 리비아로 송환하는 일은 리비아 외 선박으로서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나라가 안전한 장소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중해 공해상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리비아로 송환할 것이 아니라 국제법, 해상법에 의거하여 안전한 항구로 인도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사람들의 유럽 진입을 막는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해상에서 저지당한 난민, 망명 신청자, 이주민들을 리비아로 돌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그곳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임의로 억류되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_ 칼린 클레이어(Karline Kleijer)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총괄

난민, 이주민, 망명 신청자들을 임의로 억류하는 리비아 구금센터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다음 링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https://msf.exposure.co/human-suff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