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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치료법도 백신도 없다. 의심환자 격리가 우선이다”

2014.03.25

지난 3월 22일 기니 보건부는 에볼라 유행병 발생을 공식 확인했다. 기니에서 에볼라 발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공식 통계에 따르면 감염 환자는 86명, 사망자는 59명에 달한다. 현장에 나가 있는 활동팀의 최우선 순위는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확인해서 격리하는 한편,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 보건부와 협력하여 궤체두(Guéckédou)에 격리시설을 세웠으며 현재 마센타(Macenta)에도 격리시설을 마련 중이다. 두 도시 모두 기니 남부 산림 지역(Forestière)에 위치해있다. 또한 이동진료팀이 키시두구(Kissidougou)와 은제레코레(Nzérékoré)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특히 의심사례가 보고된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등 국경을 연하고 있는 나라들의 상황도 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에볼라란?

에볼라는 동일 바이러스의 여러 변종을 두루 일컫는 말로, 는 1976년 에볼라강을 따라 자리잡고 있는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체 감염이 처음 확인되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을 초래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내출혈과 외출혈을 초래하는 출혈열을 유발하는데, 이는 유관 바이러스에서 유래된 마버그열(Marburg fever)과 유사하다. 현재 어떠한 치료법도 백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중앙아프리카 및 서부아프리카 열대 산림에 서식하는 특정 박쥐 종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원천 감염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박쥐는 체내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증상을 보이지는 않으며, 이들의 배설물에 접촉하거나 물렸을 때 유인원와 인체에 전염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살아있거나 죽은 감염 동물 또는 다른 감염자와의 접촉을 통해 이 바이러스에 전염될 수 있다.

가장 최근의 에볼라 발병 사례는 2012년 늦여름에 우간다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사례로 당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는 매우 치명적이기는 하지만 발병 사례는 드물다. 1976년 바이러스가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대략 2200건의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 중 1500건은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이 병은 의료 접근이 제한된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산발적 사례, 또는 심지어 유행 사례조차 보고되지 않고 지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열대질병 전문의 에스더 스터크(Esther Sterk)는 가장 최근 2012년 여름 우간다와 콩고민주공화국 사례를 비롯해 여러 건의 에볼라 유행을 비롯해 다수의 현장에서 활동해왔다. 그녀에게 에볼라에 대해 질문해 보았다.

2012년 10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발병에 대응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에볼라는 희귀 질병입니다. 유행이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치사율이 25~9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에볼라가 발생할 때마다 공황상태가 야기됩니다. 이틀에서 21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이 바이러스는 극심한 고열과 두통, 근육통, 결막염, 전반적인 신체 쇠약을 야기하는데, 병세가 더 진행되면 구토, 설사, 그리고 때로는 발진이 생깁니다. 이 바이러스는 혈액을 통해 퍼져서 면역체계를 마비시킵니다. 인체에서 바이러스의 침투를 즉각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히나 위험합니다. 장기가 반응할 때쯤이면 이미 손 쓰기에 너무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때쯤 되면 바이러스는 주요 장기를 막는 혈전을 생성하고 대규모 출혈을 유발합니다. 환자는 코피 또는 혈변 등 대량 출혈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질병은 소변, 땀, 혈액, 또는 모유 등 감염된 사람 또는 동물의 체액 접촉을 통해 전염됩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과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높은 감염 위험에 노출됩니다. 사망률이 워낙 높고 대량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의료진이 겁에 질려 환자를 버려두고 도망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아프리카 지역사회의 경우 가족 구성원이 망자의 시신을 씻기는 장례 전통이 있어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경로 중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유행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비록 이 질병 자체의 치료법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시킴으로써 사망률을 낮추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러한 대응의 일환으로는 설사로 탈수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수액을 공급하는 것, 말라리아나 장티푸스와 같은 기타 박테리아성 감염을 비롯해 다른 질병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비타민제와 진통제도 효과가 있을 수 있죠. 환자가 의식을 잃고 엄청난 출혈을 보일 경우에는 희망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런 경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임종시까지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가 유행할 때마다 에볼라 퇴치에 참여해왔습니다. 혈액검사를 통해 첫 사례가 확인되는 즉시, 감염 환자를 담당하는 모든 사람이 방호복, 장갑, 마스크, 보호 고글을 착용해야 하며 치료시에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감염 환자와 외부 환경 사이에 오염 제거를 위한 소독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질병의 확산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감염 경로 전체를 추적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도 관찰 대상이 되며 감염 증상을 보이는 즉시 격리됩니다. 감염자가 발생한 지역사회에도 역시 이 질병에 대해 알리고 전염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조치들에 대해 알려야 합니다. 손 씻기와 같은 기본 위생을 통해 전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에볼라 퇴치 전망은 어느 정도인가요?

세균전이나 생물테러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관심을 보이는 국가가 있긴 하지만, 에볼라에 대한 연구는 현재 제한적입니다. 발병 사례나 환자의 수가 적다는 점도 조사의 제약 요인이 되고요.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지원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에볼라의 원천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박쥐에 대한 연구 및 바이러스의 근원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거의 모든 에볼라 발병 현장에서 활동해왔습니다. 물론 다른 주체들도 있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 치료 경험이 있어, 치료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환자를 격리하고 의료진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물자가 필요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유행성 질병 발생에 대한 대응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응법 개선은 성공의 열쇠입니다. 첫 확진 사례가 나온 즉시 최대한 신속하게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에볼라가 외딴 지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질병을 확인하고 보건 당국에 통지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난제입니다. 게다가 이 질병의 초기 증상은 말라리아와 유사해 어려움이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질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진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