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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 화재 발생 후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재개원

2024.01.08

약 3년 전인 2021년 3월 22일, 치명적인 화재가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Cox’s Bazar)에 위치한 세계 최대 난민 캠프를 휩쓸었다. 이로 인해 15명이 사망하고 56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5,000명이 거처를 잃었다. 또한 해당 화재로 발루칼리(Balukhali)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도 파괴되었다. 하지만 밤이 지나면 아침이 찾아오듯, 절망스러운 소식 뒤에는 좋은 소식도 따라온다.

2021년 3월, 콕스바자르 소재 세계 최대 난민 캠프가 화재로 폐허가 된 모습 ©Pau Miranda

화재 발생 불과 한 달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임시 건축물에서 주요 의료서비스 제공을 재개했다. 현재까지 해당 캠프에 적용되고 있는 정책은 이러한 위기를 임시적인 것으로 치부하여 의료서비스뿐만 아니라 캠프 거주민들을 위한 영구적 건축물 건설이 금지되어 있다. 진료소 재건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반영구적 건축물 건설 허가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2년 후, 마침내 건설 허가가 내려졌고 2023년 1월 착공에 들어갔다. 세계 이곳저곳에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있을 때, 국경없는의사회 신규 진료소가 완공됐다. 치명적인 화재 발생 이후 2년 이상이 흐른 2023년 12월 21일,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역사회•직원•현지 당국 관계자들과 함께 진료소 재개원식을 가졌다.

발루칼리 진료소 개원식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에릭 엥겔(Erik Engel)이 연설을 하고 있다. 2023년 12월. ©MSF/Jan Bohm

환자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양질의 치료를 받기 위해 캠프 내 먼 지역에서 찾아옵니다. 화재는 우리의 의료서비스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럼에도 환자들은 여태 우리가 쌓아온 신뢰 덕분에 우리에게 계속 의존했죠. 이미 공간이 제한된 캠프에 사는 거주민들은 이동 제한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굳건한 신뢰 때문에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시설이 아닌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찾아옵니다.”_사르민 아크터(Sarmin Akter) / 2017년부터 현지에서 일해온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보조

국경없는의사회 발루칼리 진료소는 두 가지 주요 분야에 초점을 맞춰 외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는 성폭력 및 성 기반 폭력 생존자 치료를 포함한 성•생식 보건 관련이고, 다른 하나는 정신 질환 치료를 비롯한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와 뇌전증 치료이다. 또한 해당 진료소는 예방접종, 보건증진, 식수위생 서비스의 중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인근 캠프에서 근무하며 난민 대상 2차 의료 지원 접근 금지 조치나 출생증명서 발급 거부와 같은 인도적 문제 적발을 위해 노력하는 인도적 지원팀의 활동 근거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발루칼리 진료소 전경. 2023년 12월. ©MSF/Jan Bohm

현 정책안들은 로힝야 사람들이 미얀마로 귀환할 것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하는데, 현재로서는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가정입니다. 로힝야 사람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안전과 존엄이 존중되는 방식으로 귀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도적 수요는 현존합니다. 여러 난제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제적 원조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목격하고 있는 로힝야 사람들의 시급하고 심화하는 인도적 수요에 대응하고 로힝야 사람들의 미얀마 귀환에 필요한 조건이 마련될 때까지 대응을 지속하려면, 로힝야 위기가 국제 사회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로힝야 사람들이 자급력을 확보하고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조치가 시행되어야 합니다.”_안토니노 카라도나(Antonino Caradonna) / 국경없는의사회 방글라데시 현장 책임자

1978년부터 콕스바자르 지역에는 미얀마 라카인(Rakhine) 주에서 로힝야 인구를 겨냥한 폭력 사태를 피해 달아난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2017년 8월부터 사상 최대 규모로 급증한 폭력 사태로 인해 수십만 명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이미 기존의 폭력 사태를 피해 달아난 난민들의 수까지 합하면 현재 약 10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 인구가 몹시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콕스바자르 지역 내 주요 의료서비스 제공자로, 9개의 의료센터와 2개의 다발적 발병 예비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질병 예방이 발병 여파에 대응하는 것보다 더욱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수의 수도망을 관리하고 2개의 배설물 슬러지 처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2023년 1-11월 사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06,424건의 응급 진료와 610,208건의 외래 진료를 제공했다. 또한 718,176명에게 보건증진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매일 약 2,200명의 환자를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