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강진 대응 긴급구호

2월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에 규모 7.8과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약 49,000명의 사망자와 수천 명의 부상자, 수백만 명의 이재민(2월 23일 기준)이 발생했다. 2주 후, 규모 6.4의 지진이 다시 한번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Hatay)주를 덮쳐 붕괴 직전이었던 건물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증가했으며, 생존자에게 심각한 심리사회적 여파를 미쳤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지진 피해 현장. ©Omar Haj Kadour

시리아 북서부

시리아는 12년간 이어진 내전에 경제 불황, 코로나19 팬데믹, 콜레라 대유행까지, 연이은 악재로 이미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데다 보건 체계 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다 보니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이번 지진의 여파는 극심할 수밖에 없었다.

시리아 북서부에는 기존에도 200만 명의 국내실향민이 있었는데, 이번 지진으로 18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며 인도적 상황이 악화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들리브(Idlib) 행정구역 이재민 수용 센터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며 일반 진료, 드레싱, 생식 보건 서비스, 정신건강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알레포(Aleppo)의 진디레스(Jindires) 지역에서도 국내실향민을 위한 이동진료소 활동을 개시해 정신건강 지원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 취약 인구를 위한 치료를 지속하기 위해 기존 정규 의료지원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의 의료시설에는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여러 의료시설에 연료나 담요, 의료용 산소 생산 등을 지원하고, 현지 단체와 공조하여 국내실향민을 위한 담요, 매트리스, 위생 키트, 텐트, 비식량 구호품 키트, 방한용품, 식수, 빵 등의 인도적 지원 을 제공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바로 시리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했어요. 어렵게 어머니와 전화 연결이 됐는데 가족 모두 그야말로 죽다가 살아났다고 하셨어요. 이곳에는 적게는 한 번부터 많게는 스무 번 까지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도 있습니다. 수년 동안 이런 열악한 환경에 놓이면 정신적이 부담이 상당합니다. 내일에 대한 기대나 희망도 사라집니다. 어머니께서도 상황이 좋아질 거란 희망을 놓지 않고 지난 12년을 버텼는데, 이제는 그런 기대조차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 이 아팠습니다.”_셰르완 가셈(Sherwan Qasem)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대응팀

 

튀르키예 남부

국경없는의사회는 튀르키예에서 필요한 긴급 구호활동의 범위와 영역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먼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조사했다. 특히 지진 발생 직후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구호 개시를 위한 선발대를 파견했는데, 그중 하나를 이끄는 물류 코디네이터 리카르도 마티네즈(Ricardo Martínez)가 남부 아디야만(Adiyaman)의 상황을 전해왔다.

지진 발생 직후 튀르키예 남부로 향했습니다. 내전이 시작된 후부터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온 시리아와는 달리, 튀르키예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상주해 활동하던 곳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보통 긴급 상황에서는 실사를 통해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이 어딘지 파악하고, 지원 필요 규모를 조사합니다.

이번 실사 이후 저희 팀은 튀르키예 남부의 아디야만으로 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디야만에 도착해보니 수백 채의 건물이 붕괴됐고, 남은 건물 에도 균열이 생긴 상태였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여진으로 집이 무너질까 밖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도시 이곳저곳에 이재민이 머물 수 있는 임시 거처가 마련됐는데, 밤이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매서운 한파를 버티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해 보였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튀르키예에 여러 비정부단체나 지역 시민단체를 통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필수 구호품을 전달하고, 아디야만 외곽의 이동진료소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지원하며, 두 곳의 국내실향민 캠프에서 발전기 가동을 지원하는 등 당장 필요한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고, 이동식 약국과 지원처 등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진 발생 이틀 후인 8일부터 튀르키예에서 현지 비정부 단체인 인터내셔널 블루 크레센트와 협업하여 가지안테프 남서부 국경 지대인 킬리스(Kilis)의 여러 대피소에 식량 및 응급처치 키트를 지원했다. 다른 현지 비정부단체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으며, 질병 창궐 등 지진의 장기적 여파까지 충분히 고려해 긴급 대응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튀르키예에서 현지 협력단체와 식량 구호품을 배급하고 있다. ©Assiya Hamza/MSF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지진 피해 현장 ©Omar Haj Kad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