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캠프에도 퍼진 홍역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홍역’은 예방접종이 어려운 환경에서 퍼지기 쉬운데, 그중 하나는 난민 캠프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20년 1월,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로힝야 난민 캠프의 의료 시설에서 홍역 사례가 40% 급증한 것을 목격했다. 1월에만 120명이 격리 병동에 입원했고, 외래 환자 900명 이상이 치료받았다. 홍역이 발병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13명의 아동이 홍역으로 목숨을 잃었다.

로힝야 난민 라시다(Rashida)의 두 살 아들은 홍역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워 경구용 수액을 받고 있다. 라시다의 아들은 국경없는의사회 쿠투팔롱 병원 격리병동에 입원해 홍역 치료를 받고 있다. ©Tariq Adnan/MSF

국경없는의사회 쿠투팔롱 병원, 평소 중증 영양실조가 있는 아동을 위한 집중 치료식 병동으로 사용하던 병동은 홍역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격리 병동으로 바뀌었다.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모하마드 유너스 알리(Mohammad Younus Ali)는 “지난 11월부터 지속적으로 홍역 환자가 증가해 왔으며, 이제는 그 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 캠프 남부에 위치한 잠톨리(Jamtoli) 1차 보건소에서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다른 보건소와 마찬가지로 이곳 또한 환자 수가 급증했다. 1차 보건소의 격리 병동은 평소 5개 평상으로 충분했지만, 최근에는 매일 10-15명의 환자를 받고 있다.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잠톨리 1차 진료소에서 일하는 의사 나우샤드(Nowshad)는 “2020년 1월부터 난민 캠프 내 홍역 사례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매일 15명의 홍역 환자가 외래병동을 찾는다. ©Tariq Adnan/MSF

로힝야 난민 로미다(Romida)와 아부 수피안(Abu Sufian) 부부의 10개월된 아들 폴칸(Forkan)도 이곳에서 홍역 치료를 받고 있다. 폴칸의 얼굴은 발진으로 덮였고, 눈은 부어올라 뜨기가 어렵다. 폴칸은 고통스러워하며 온몸을 비틀었고, 부부의 얼굴은 수심으로 가득 찼다. 고열과 설사, 호흡곤란이 지속되어 물을 마시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홍역은 구강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먹거나 마시는 것이 매우 고통스럽다. 폴칸은 결국 집중 치료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고얄마라 병원으로 이송됐고, 아직까지 홍역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쿠투팔롱 병원에서 간호사가 아동 홍역 환자에게 치료제를 주입하기 전 카눌라(액체나 공기를 통하게 하기 위해 몸 속에 삽입하는 튜브)를 삽입하고 있다.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10개월 된 아티울라(Atiullah)는 홍역과 영양실조로 쿠투팔롱 병원에 입원했다. ©Tariq Adnan/MSF

로힝야족은 지난 수십 년간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으며 의료 접근성을 제한받아왔다. 그 결과 대부분 전염병에 대한 정기적인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다. 난민 캠프 내에서도 예방접종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특히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홍역과 같이 예방 가능한 전염병에 걸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지만 너무나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는 잊혀진 전염병 ‘홍역’. 콩고민주공화국과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캠프는 현재 홍역 확산으로 큰 위기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