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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활동가들의 본격 현장토크 1편

2020.3.25

안녕하세요, 저희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생생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박지혜 활동가님을 먼저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지혜(이하 박). 안녕하세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지혜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카메룬, 라이베리아에 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한 지 1년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신규 간호사의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서 오늘 자리에 참여하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매우 기쁩니다. 

이재헌(이하 이). 1년 반이라고 하셨지만, 10년 이상 된 베테랑처럼 일당백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 또한 많이 배우고 있고요 저 역시 이제 3~4년째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하고 있고 요르단, 아이티 그리고 부룬디 그리고 팔레스타인 가자, 시기는 조금 다르지만 (박지혜 활동가와) 같은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이. 저희가 사진을 가지고 왔어요. 말로만 이야기를 나눌 게 아니라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떠올라 준비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식사에 관련된 이야기 먼저 나눠볼까요? 박지혜 활동가님은 (현장에서)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Q1. 구호활동가는 현장에서 어떤 음식을 먹나요?

박. (사진을) 한 장만 가져와서 아쉽네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신기하더라고요. 집에 있으면 그냥 반찬과 밥을 먹는데, 현지에서는 현지 사정에 따라서 다양한 음식을 먹었던 거 같아요. 우리 활동가들이 활동에 충실할 수 있게 우리가 하는 일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요리사분꼐서 요리를 해주세요.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도 많아서 콩 종류도 다양하게 먹었고 현지 음식 중에 ‘자파티’라는 난 같은 음식이 있는데 달달하고 기름진 음식인데 굉장히 맛있어요. 또 ‘푸푸’라는 음식이 있는데 ‘카사바’라는 식물뿌리를 으깨서 만든 음식인데 그것도 맛있게 먹었고, 대체로 잘 먹었던 거 같아요. 저는 활동을 나가면 오히려 살이 2~3kg 쪄서 와요. 

이. 제가 가져온 건 이 사진인데요, 실제로 요리사분께서 숙소에 식사를 준비해 주십니다. 제 사진도 비슷해요. 식사를 절대 빈곤하게 먹지는 않습니다. 현지에서 최대한 많이 공수를 해서,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주 맛깔 나는 그런 음식은 아니에요. 말씀하셨듯이 유럽에서 (활동가가) 많이 오고 전세계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우리끼리는 이렇게 말해요, ‘좋은 재료로 가장 맛없게 만든 음식이다.’ 누구도 불평이 나오지 않게 개개인의 선호를 다 맞춰줄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평범하고 가장 무난하고 가장 불평이 안 나올만한 음식을 전반적으로 뷔페식으로 마련을 해주고요. 이걸 가지고 하루를 먹어요. 그리고 중동 같은 경우는 우연하게 제가 간 시기에 라마단 기간이 있어서 대놓고 밥 먹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그래서 조용히 싸가지고 병원 구석에서 먹기도 했습니다.  

 

Q2. 구호활동가는 어떤 숙소에서 지내나요?

이. 우리가 현장에서 허름한 집에서 자느냐, 사실 그건 아니지만 프로젝트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어요. 제가 다녀왔던 프로젝트는 대부분 규모가 큰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정형외과 의사라 주로 큰 병원에 프로젝트를 갔기 때문에, 구호활동가들이 10~15명 정도 있는 비교적 큰 프로젝트였고, 현지직원까지 합치면 50명 이상, 아이티는 200명 정도 모인 큰 프로젝트여서, 숙소가 작지 않았어요. 잘 갖추어져 있었고, 우리나라에서의 생활만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습니다. 사진 속 이 숙소는 요르단에 있었을 때 썼던 숙소고, 요르단 있을 때는 1인 1실을 제공해 주었어요. 컨테이너로 만든 방도 있고, 일반적인 방도 있었는데, 저는 컨테이너 방을 배정받아 이불 하나, 작은 책상 하나 있고, 공용 화장실이 있는 구조였는데 아담하고 좋았습니다.

박. 저는 아직 활동을 세 번밖에 다녀오지 않았는데, 가자지구 활동 같은 경우 한 방에 2~3명 정도 사용했어요. 그때는 사람이 많아서 그랬는데, 화장실도 공동 사용을 하고. 그런데 라이베리아나 카메룬에서 활동할 때는 개인 방이 있었고, 감사하게도 개인 욕실도 쓸 수 있었어요. 그 점이 너무 좋더라고요. 여기 보시면 테라스도 있는데, 카메룬은 분쟁지역이기 때문에 밖에 일체 못 나가거든요. 3개월 동안 병원 이외에는 딱 한 번 나갈 기회가 있을 정도로, 집에만 있었는데 그래도 방에 이렇게 테라스가 있으니까, 햇볕도 쬐고 환기도 시킬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선풍기가 있긴 하지만 많이 덥긴 더웠어요. 날이 많이 더워서 힘들었는데, 방이 쾌적하고 깨끗한 편이어서 3개월 동안 잘 지내고 왔어요. 

이.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는 정말 급하게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했던 이례적인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보통은 큰 프로젝트여도 한 10~12명 정도 한 숙소에 있는데, 그때는 제가 갔을 때만 해도 45명 정도가 한 숙소를 썼기 때문에 2~4명이 같이 한 방을 쓰기도 했습니다. 

 

Q3. 구호활동가의 현지에서 역할은 무엇인가요?

박. 현지에서 일할 때 사실 저는 원래 수술실 간호사이긴 한데, 현지에서는 수술실 간호사로서 활동을 하기 보다는 관리자 역할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수술실 총괄 간호사라든지, 병원 전체 간호사를 관리하는 포지션이고, NAM(Nursing Activity Manager, 간호활동 매니저)이라는 포지션을 했는데, NAM 포지션일 때는 교육이 주 역할이 되더라고요. 우리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현지 의료수준을 개선하거나 인권을 증진하는 활동들도 있지만, 그들이 향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목적이기 때문에 교육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더라고요. 이때는 멸균기 교육을 할 때였어요.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멸균기 교육인데, 현지 의료진들은 멸균기로 예전에 쓰던 깡통 멸균기와 전자레인지, 히터를 사용하기도 했어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사용하는 멸균기를 주고, 교육을 진행하고, 비디오 자료를 보여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 영상을 구해서 같이 시청하면서 교육했던 사진이고요. 주로 이런 멸균기 교육이나 아니면 기본 간호에 대한 교육, 손 씻기나 상처 드레싱과 같은 기본 간호학 교육을 했고 특별한 교육으로는 MCP (Mass Casualty Plan, 대량사상자 대응 계획) 훈련을 했어요. 저도 처음 해보는 교육이어서 저도 따로 공부를 하고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교육을 진행했는데, 큰 의미가 있었어요. 

이. 제가 가져온 이 사진은 부룬디에서 찍은 사진이고요, 강당에서 아침마다 오전 회의를 했을 때 사진이에요. 이 강당은 나무로 만든 임시 건물이었는데, 거기서 아침마다 회의를 진행하고, 교육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량 사상자가 발생하면 바닥에 매트를 깔고 응급처치를 하는 공간으로 쓰였고요. MCP에 대해서는 현지에서도 많이 경험했지만, 제가 가장 처음으로 경험했던 건 파견 전에 전문의들이 따로 모여서 그룹별 연수과정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수분장을 하고 거의 배우 같은 친구들이 나와서 모의훈련을 진행하는데 정말 진땀 뺐었습니다. 

박. 환자 역할 맡으신 분과 보호자 분 역할 맡으신 분이 역할에 심취해서 울고, 눈물 흘리고, 넘어뜨리고, 실제처럼 (모의훈련)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셨어요. 

이. 저 같은 경우도 현장에 가면, 정형외과 의사로서 직접 수술하고 집도를 하는 등의 의료행위를 하지만, 현지 의료진들한테 교육을 하고 같이 의학적인 토론을 해나가는 과정도 진행했고요. 사실 같이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것도 있지만, 현지의 의료수준을 기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 또한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기 때문에, 현지 의료진들을 교육하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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