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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 지역으로의 이주민 추방을 중단해야 합니다

2020.05.07

멕시코 마타모로스(Matamoros)의 망명 신청자 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보건 증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MSF/Arlette Blanco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미국 정부가 이주민을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 지역으로 추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방 과정은 미국의 코로나19 진원지에서 상대적으로 전염이 적은 국가로 사람들을 이동시켜 확산 위험을 높이며, 나아가 지역의 공중 보건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은 전염 위험과 국민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추방하기 위해 항공편을 계속해 준비했습니다. 이주민들의 고국은 대부분 매우 취약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은 매우 위험합니다.”_ 마크 보쉬(Marc Bosch) 국경없는의사회 중남미 코디네이터

멕시코 또한 추방을 강행하고 있고,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이주민에 대한 자발적 송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는 지난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과테말라인 6,500명, 온두라스인 5,000명, 엘살바도르인 1,600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3월 말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망명 신청자를 대상으로 미국 국경을 폐쇄했다. 본국의 폭력을 피해 달아난 이들이 추방될 경우,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과 목숨에 대한 위협을 동시에 받게 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이주민 추방이 어떤 보건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미 목격하고 있다. 멕시코 타마울리파스(Tamaulipas)의 누에보라레도(Nuevo Laredo)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고 있는 보호소 중 한 곳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한 뒤 미국에서 추방된 1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신규 유입을 막아야 했다. 

"미국이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크지만, 누에보라레도의 현재 상황은 미국으로부터 망명 신청자가 계속 추방될 경우 어떻게 수많은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각 보호소는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_세르지오 마르틴(Sergio Martín) 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총괄 코디네이터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멕시코 전역에서 이주민 보호소가 폐쇄하며 이주민과 난민 신청자들은 바이러스에서 스스로 보호할 방법이 부족해지고, 필요한 기초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었다. 긴급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는 미국은 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되거나 망명을 신청한 상태인 모든 이주민을 추방하고 있다. 멕시코는 추방된 환자에 대한 격리가 보장되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런 상황은 특히 북부 도시에서 심각하게 일어난다. 이 도시들은 이주민에 대한 조직적인 폭력이 집중되어 있어 매우 위험할 뿐 아니라, 미국과 가깝고 인구 이동이 많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 방지를 위한 주요 조치를 취할 수 없어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취약 지역 마타모로스(Matamoros)나 레이노사(Reynosa) 등에서 이주민 및 망명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지원 활동을 조정하고 있다. ©MSF/Arlette Blanco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멕시코의 망명 신청자 캠프 내 활동을 확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이민국 및 보건 당국과 논의하고 있다.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곧 미국 샌디에이고 접경지역인 티후아나(Tijuana)에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유행은 이곳의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이주민 추방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은 멕시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테말라 대통령은 최근 추방된 이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자 추방 이민 수송기 입국을 금지했다.

아이티에서도 최근 미국에서 추방된 이주민 중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 

"추방된 이주민이 돌아가는 대부분 국가는 매우 취약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염병을 지역적으로 확산시키거나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아이티는 진단, 감시, 치료 등 코로나19 대응 역량이 제한적이며, 인공호흡기와 같은 의료장비의 공급도 매우 부족합니다. 코로나19 확산은 이 국가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_세르지오 마르틴 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총괄 코디네이터

추방이 결정되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몇 주간 혹은 심지어 몇 달간 구금 센터에 억류된다. 이런 구금 센터나 다른 수감 시설들은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당국에 이주민 구금 센터에서 사람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멕시코에서는 3월 말 폭동이 일어나 과테말라인 한 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정부에 이주민 구금 센터를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억류된 사람들은 구금 센터의 과밀집된 환경과 멕시코 당국의 코로나19 예방 관련 정보 제공과 조치가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 항의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멕시코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및 기타 국가로의 자발적 송환 절차를 진행할 때, 코로나19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및 다른 여러 국가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안전한 격리가 가능한 검역 매커니즘이 없으며, 진단이나 치료에 대한 접근성 또한 부족하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추방 이주민이 입국하면 별도의 검역소로 보내는데, 다른 입국자가 사용하는 검역소와여건이 매우 다릅니다. 의료 서비스가 어느 정도 보장되긴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끊임없이 추방 이주민이 입국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위생 및 격리 조치가 항상 이행되지는 않습니다." 스테판 파울론(Stéphane Foulon) 국경없는의사회 엘살바도르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전 세계 활동 지역에서 코로나19 대응 및 예방을 시행하고 있으며,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아이티와 최근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대응에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