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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피보르 지역 홍역 확산 통제를 위해 예방접종이 시급합니다”

2020.11.06

남수단 피보르 마을의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방문한 야야이 로게인(Yayai Logain)과 자녀들. 야야이의 자녀 중 두 명이 홍역에 걸렸다. 국경없는의사회는 8월 18일 첫 홍역 의심 환자를 치료한 이후 250명이 넘는 아동 홍역 환자를 치료했다. 홍역 유행 통제를 위한 예방접종이 시급하지만 11월 2일 기준 여전히 예방접종 캠페인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폭력과 홍수로 수천 명이 피신한 가운데 홍역 유행 상황은 중증 말라리아, 폐렴, 심각한 영양실조 등 기타 질병과 겹치며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MSF/Andreea Campeanu

 

9월 7일 남수단 그레이트 피보르 행정구역 루쿠루양 파얌(Lukurunyang payam).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수로 도로가 침수되어 통행이 불가능해진 루쿠루양에서 이동진료소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Tetiana Gaviuk/MSF

남수단 그레이터 피보르 행정구역(Greater Pibor Administrative Area)의 피보르 마을에서 홍역이 유행한 지 2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전염성이 강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홍역의 확산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의료 단체에 이 홍역 유행을 통제하기 위한 예방접종 캠페인을 시급히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8월 18일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 동부 피보르 마을에서 첫 번째 홍역 의심 환자를 치료했다. 10월 말까지 치료한 아동 수는 250명이 넘었다. 

“현재 홍역은 광범위하게 퍼졌고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그레이터 피보르 행정구역에 홍수가 발생하여 비상사태에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됩니다. 격리 병동의 경우 처음 4개 병상으로 시작해 6개, 18개로 늘렸습니다. 현재 아동 30명이 국경없는의사회 치료소에서 중증 홍역을 치료받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국경없는의사회가 홍역 유행에 대응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중앙 피보르 지역에서 오는 환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홍역이 지역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피보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임시 진료소를 방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강을 건너오는데, 7일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홍역 유행은 중증 말라리아와 폐렴, 심각한 영양실조 등 다른 질병으로 인해 더욱 심각해집니다. 이미 아동 두 명이 사망했고, 신속히 예방접종을 실시해 대응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더 많은 아동 사망이 발생할 것이 매우 우려됩니다.” _시야카(Shyaka)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며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홍역은 특정 치료법이 없지만 적절한 예방접종을 실시하면 신규 감염을 매우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피보르와 같이 주민들의 이동이 많고, 불안정하고 접근이 어려운 환경 때문에 예방 접종율이 낮은 지역에서는 예방접종을 통해 아동 사망률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

피보르에는 분쟁이나 홍수로 가족과 함께 피신하여 밀접하게 모여 살고 있는 아동이 많다. 일반적으로 홍역에 감염된 아동은 전염성이 있는 8일(발진 전후 4일) 동안 12~18명에게 홍역을 옮길 수 있다. 

“현재 피보르의 홍역 감염률은 이러한 예측치보다도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 환자의 71%가 1세 미만 영아입니다. 작년 이맘때 발생한 홍수와 지속된 분쟁으로 정기 예방접종이 중단되며 발생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_로라 라이트(Laura Wright) / 국경없는의사회 역학자 

국경없는의사회는 8월 31일 진단검사를 통해 6명의 환자가 홍역 확진을 받은 이후 남수단의 모든 의료 단체를 대상으로 전국적인 예방접종 캠페인을 즉시 실시할 것을 촉구해왔다. 이는 어렵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 지역에서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하는 일은 매우 어렵고, 특히 외딴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모든 주민에게 닿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홍수로 수위가 불어나며 여러 지역사회가 물에 잠기지 않은 작은 섬에 밀집해 있습니다. 

소규모 이동 진료팀을 구성해 주민들이 있는 섬을 방문하며 최대한 많은 아동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곧 수위가 낮아지고 주민들이 각 가정으로 돌아가며 예방접종이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홍역 유행을 통제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_조쉬 로젠슈타인(Josh Rosenstein) / 국경없는의사회 피보르 현장 코디네이터

남수단 그레이터 피보르 행정구역을 덮친 홍수. 올해는 폭력과 분쟁이 심화되고 경제 위기가 악화되며 식량부족이 심각한 상황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여러 응급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홍수까지 겹쳤다.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고 다른 전염병까지 유행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의료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MSF/Tetiana Gaviuk 

최근 12개월 동안 피보르에서는 세 번의 홍역 유행이 발생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역 통제를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지역 내 여러 다른 의료 응급 상황에도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 역량은 한계에 다다랐다. 지난 11주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5세 미만 아동 6,290명을 포함해 15,624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했다. 

9월 7일 남수단 그레이트 피보르 행정구역 피보르 마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입원 병동의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 Tetiana Gaviuk/MSF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말라리아로 치료받았는데, 예년에 비해 그 수가 훨씬 많았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5세 미만 아동 1,700명에게 호흡기 감염 치료를 제공했고, 설사를 앓고 있는 699명의 아동을 치료했으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영양실조 환자 수에도 대응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피보르 변두리의 마을에서 운영 중인 6개의 이동진료소와 피보르 내 치료소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하루 60,000 리터의 물을 공급하는 등 식수∙위생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9월 7일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수로 도로가 침수되어 통행이 불가능해진 그레이트 피보르 행정구역 루쿠루양 파얌에서 이동진료소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 Tetiana Gaviuk/MSF

국경없는의사회는 1983년부터 남수단에서 활동했다. 현재 6개 주의 아곡(Agok), 벤티우(Bentiu), 판각(Fangak), 랑키엔(Lankien), 리어(Leer), 마반(Maban), 문드리(Mundri), 말라칼(Malakal), 피에리(Pieri), 피보르(Pibor), 예이(Yei), 울랑(Ulang)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바(Juba)에서 추가적으로 코로나19 긴급 대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유엔 민간인 보호 구역의 국내실향민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양실조 뿐 아니라 홍역, 말라리아, 급성 설사, 흑열병 등 전염병 유행의 영향을 받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본 및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