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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봉쇄 조치가 내려진 모리아 난민 캠프

2020.07.27

코로나19로 전 세계 각국에 내려진 봉쇄 조치는 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근심과 불안감을 증폭시켰으나, 특히 그리스 섬의 모리아(Moria)나 바티(Vathy)와 같은 곳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그 안에 갇힌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모리아 난민 캠프에 살고 있는 9살 소년 야신(Yasin) © Enri Canaj / Magnum Photos for MSF

코로나19가 그리스로 퍼졌을 때 그리스 섬 난민 캠프의 이주민 및 망명 신청자 30,000 여 명은 일반적인 건강관리나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억류되어 있었다.

2020년 3월 중앙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이동 제한을 시행했고, 억류된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는 이러한 위험한 환경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잃어버린 채 비위생적이고 과밀집된 난민 캠프에 그대로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이들 중 55%가 여성 및 아동이다.

그리스 섬 난민 캠프의 어떤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은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는 2주 간격으로 계속 연장되었다.

아직까지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 갇혀 있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난민 캠프 내 긴장감이 높아졌고, 봉쇄 이후 폭력이 훨씬 늘었습니다. 아이들조차 더 이상 이곳을 벗어날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점이 가장 끔찍합니다. 제가 아들을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들을 데리고 모리아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으로 가 바다에서 수영하거나 산책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갇혀버렸습니다.” _모흐타르(Mohtar) 국경없는의사회 소아 정신건강 진료소를 찾는 환자의 아버지

야신(Yasin)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9세 소년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아버지 모흐타르(Mohtar)와 함께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 진료소를 방문해 아동심리상담가와 상담을 한다. 야신은 모리아에서 악몽에 시달리며 자신에게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을 끊임없이 두려워한다. 야신은 커서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 진료소의 심리상담가처럼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야신은 올리브 숲에 있는 임시 거처에서 부모와 세 살인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Enri Canaj / Magnum Photos for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노골적인 차별 행위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 망명 신청자에 대한 이동 제한 조치는 이들에게 이미 제한적이었던 의료 및 기본 서비스 접근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기 때문이다. 공중 보건 관점에서 그리스의 코로나19 현황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이동 제한 조치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 위험 요소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조치이며, 이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 낙인을 심화시킨다.

“캠프 내 이주민 및 난민의 이동 제한은 제가 보는 환자들의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반적인 경우에도 사람들은 봉쇄 기간 동안 집에만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쉽게 짜증이 나는 상태가 되는데,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난민 캠프에 갇힌다면 어떨까요? 특히 모리아처럼 평화가 없고, 자신만의 공간도 가질 수 없으며, 식량이나 식수를 받으려면 줄을 서야 하는 곳에서 말입니다.” _그레그 카바르노스(Greg Kavarnos) 국경없는의사회 레스보스 ‘고문 생존자를 위한 진료소’ 심리상담가

그레그 카바르노스는 국경없는의사회 레스보스의 정신건강 진료소에서 일하는 심리상담가이다. 레스보스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 진료소는 폭력 피해자와 고문 생존자, 성폭력 피해자의 의료 및 정신 건강 필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Enri Canaj / Magnum Photos for MSF

코로나19가 이주민과 난민을 억류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특히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을 캠프가 아닌, 안전한 곳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사람들을 대피시킬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캠프의 환경은 평상시에도 용인하기 어려운 환경이나 이제는 독단적인 조치들로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며 더욱 위험한 폭력과 질병, 참혹함의 현장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