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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전선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의료 접근성이 제한된 실향민

2020.02.10

시리아 북서부 이드리브에서 시리아 정부와 동맹군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면서 지역 주민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월 두 달 사이, 39만여명이 집을 떠나거나, 실향민 캠프를 다시 벗어나야 했다.  날마다 포격과 공습, 지상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1월 중순부터 2주 내에만 약 15만 명이 이동했다.  (출처: 2020년 1월 29일자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시리아 북서부 상황 보고서)

시리아 북서부 이드리브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으로 주민들을 실향민 캠프로 모이고 있다. 한 아이가 국경없는의사회에서 받은 담요를 들고 텐트로 돌아가고 있다 (2020년 1월 7일) ⓒ국경없는의사회

실향민은 폐쇄된 터키 국경과 점차 가까워지는 전선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고, 시리아 북서부 주민 약 3백 만명은 이미 위태로운 상황에서 분쟁이 지속되며 생존의 위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생존하기 위해 피신한 이후 과밀집된 실향민 캠프에서 텐트를 찾는 것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분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전선이 점차 가까워지고 사상자 수가 늘어나며 이들의 의료 접근성도 심각하게 제한 받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시리아 북서부에서는 상당수의 병원이 공격을 당해 건물 일부나 전체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것은 분쟁이 지속될수록 부상자가 의료시설에서 치료받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치료받기 위해 먼 거리를 가야 할수록 부상이 악화하거나 사망할 확률도 높아집니다.”_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이드리브(Idlib) 북부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크리스티안 레인더스(Cristian Reynders)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몇 주간 전선 근처에 위치한 의료 시설에 긴급 지원을 확대해 병원 네 곳에 응급치료 키트와 수술도구 등을 지원했다. 

“아직까지 북쪽으로 더 먼 곳에 위치한 기존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까지 전선 인근의 환자가 오지는 않았으나, 최전방에서 대응하고 있는 의료 시설에서 도움을 요청해왔고 우리는 지원해야 했습니다. “_레인더스

이드리브 남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병원 중 하나인 마라트 알 누만(Maarat al Numan) 병원은 최근 폭격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1월 29일에는 무장한 반대 세력 단체가 이드리브 중앙 병원으로 난입했다. 이 병원 또한 지역의 주요한 의료 시설 중 하나로, 국경없는의사회가 최근 수술 도구와 구급의약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의료진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 동안 군사적 목적으로 병원을 점거했다. 당일 자정, 아리하(Ariha) 병원 또한 수 차례 공습을 받아 병원 건물과 창고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의약품과 기타 물품, 연료가 대부분 파손되거나 손실되었으며, 약국 또한 파괴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폭격으로 인한 부상자 수십 명이 병원으로 유입됐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마라트 알 누만 병원. 이 병원은 2016년 2월 폭격을 받아 의료진 9명을 포함한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병상 30개 규모의 병원은 54명의 의료진과 두 개의 수술실, 외래환자 병동과 응급실을 갖추고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5년 9월부터 의약품과 운영비용 제공하는 등 병원을 지원해왔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드리브 지역에서 의료 구호와 치료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의료 시설에 대한 급습과 폭격이 이어지고 있어 전반적인 의료 활동이 방해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시설을 파괴하거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명백한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병원은 연달아 문을 닫고 있고, 계속되는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의료 체계는 붕괴 위험에 놓여있다. 

“이곳의 인도적·의료적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최근 수시로 의료 시설에 대한 폭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관리를 맡고 있는 병원은 아직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 몇 주간 인근 의료 시설 다섯 곳이 피해를 입어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원래 인근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할 환자가 모두 이곳으로 몰려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의료진은 치료해야 하는 환자의 수가 많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계속 유입되는 환자를 모두 치료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쉬지 않고 일하고 있으며, 의약품이 급격히 소모되는 것을 보며 이 이상의 환자가 유입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음 폭격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_국경없는의사회가 최근 지원한 지역 의료 시설 관리자

국경없는의사회는 향후 몇 주간 다른 의료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수술 50회, 응급치료 300회, 진료 1,000 회를 진행할 수 있는 분량의 긴급 의료물품을 준비했다. 또한 수만 명이 정착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드리브 북부 지역에서 상황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해서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터키 국경을 향해 북쪽으로 피난 가고자 합니다. 지난 며칠 간 수 만 명이 차로 이동했고, 현재 도로는 피난 가는 차로 꽉 막혀 30km를 가려면 세 시간이 걸립니다. 의료진의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이곳에 남아서 환자와 부상자를 치료할지, 피난을 가야 할지 선택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제 가족도 며칠 전 떠났지만 저는 일단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족은 떠난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아 매우 걱정됩니다. 불가능한 선택의 연속인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_국경없는의사회가 최근 지원한 지역 의료 시설 관리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새롭게 실향민 캠프에 유입되는 가정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확대하고 있다. 실향민 캠프에 식수를 공급하고 담요와 난방 용품을 비롯한 필수품을 배급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시리아 북서부 전역에서 이동진료소를 통해 모성 보건, 일반 보건의료 및 비전염성 질병 치료를 제공하며, 구호물품을 배급하고 식수•위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정기적인 백신 접종 활동을 지원하며,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서부에서 수술, 피부 이식, 드레싱, 물리치료,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는 화상 특화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드리브와 알레포(Aleppo) 인근 여러 병원과 진료소에서 1차 및 2차 의료 지원을 제공하며, 세 개 병원과 공동 운영으로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