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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유럽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주 통제 정책 시행의 기회로 이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2020.04.20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가 공동 운항한 난민 수색 구조선 오션 바이킹. ©Fabian Mondl/SOS MEDITERRANEE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유럽 정부는 코로나 19 대유행을 이주 통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기회로 이용하는 것을 중단하며 구호 단체의 지중해 난민 수색 구조 활동을 막는 장애물을 즉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소는 4월 둘째주 지중해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몰타와 이탈리아는 코로나19를 근거로 난민을 지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정당화하며, 수색 구조 구역 내 조난된 선박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또한 구호 단체가 운영하는 선박 두 척에 의해 구조된 200명에 대해 안전한 하선 장소 제공을 거절했다. 한편 유럽은 항공 감시를 통해 며칠간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았지만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최소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었다. 유럽 국경 관리기관 프론텍스(FRONTEX)는 85명을 태운 선박이 시칠리아에 도착했다고 주장했으나 4월 12일 이 선박은 접촉이 끊겼으며,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 

※    4월 둘째 주 말 배 한 척이 시칠리아의 포르토 팔로(Porto Palo)에 자체적으로 하선했고, 약 47명이 탑승한 다른 한 척은 몰타 해역에서 여러 차례 조난신호를 보냈다. 몰타군으로부터 40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고 결국 구호 단체 ‘인도주의 해상 구조(Salvamento Maritìmo Humanitario)’의 선박 아이타 마리(Aita Mari)호에 의해 구조됐는데, 이 선박은 구조 지원을 위해 수송 중 항로를 전환했다. 약 55명이 탑승한 또 다른 선박은 몰타의 수색 구조 지역에서 좌초된 상태로 있다가 결국 몰타 해역에서 상선에 의해 발견되었고,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었다. 생존자들은 결국 리비아 선박에 의해 트리폴리로 귀환했지만 항만 지역에 분쟁 상황이 지속되며 몇 시간 동안 하선하지 못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고 있는 인도주의 의료 구호 기관으로서 현재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복지를 지키는 것과 난민 수색 구조 의무를 다하는 것은 상호 배타적인 원칙이 아닙니다.

독일이 구호 단체의 수색 구조 활동의 중단을 요구하고 이탈리아와 몰타가 생존자가 하선할 수 있는 항구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은 차별적이고 불균형적인 조치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상황을 잘 알지 못해 내린 충동적인 반응일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이것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활동을 금지하기 위해 ‘공공보건’을 이용한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조치로,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각국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을 지키는 않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감염 통제 조치’를 이용하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유럽 국경에서 사망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_앤마리 루프(Annemarie Loof)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매니저

현재 재정착, 이주, 송환 메커니즘이 중단되면서 최근 1년 분쟁에 휘말린 리비아를 탈출하고자 하는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대안이 전무한 상황이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현재 최소 65만 명의 난민과 이주민이 리비아에서 발이 묶여 있으며, 15만 명의 리비아인 또한 실향했다. 지난 한 주 동안 700명 이상이 위험한 나무보트나 고무보트를 타고 피신을 시도했는데, 이것은 그들이 처한 인도적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한 리비아 해안 경비대에 의해 해상에서 붙잡혀 강제 송환된 난민과 이주민의 하선이 트리폴리 항만 주변 포격으로 두 차례 지연됐다.

 

국경없는의사회-SOS 메디테라네 파트너십 종결

수색 구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유럽 국가들은 구호 단체 활동을 지속적으로 좌절시키며 그들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는 분쟁과 불확실한 상황으로 돌아가게 하며, 정부가 포기한  수색 구조의 공백을 메우려는 이들의 노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선박과 의료 및 구호, 구조팀이 있는데도 지중해 수색 구조 활동은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장벽이 많아졌다. 국경없는의사회와 협력기관 SOS 메디테라네(SOS MEDTERRANEE)는 이에 따라 공동으로 운항하던 난민 수색 구조선 오션바이킹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는 해상 수색 구조 활동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SOS 메디테라네는 운항을 시작하기 전 각국으로부터 안전한 하선장소 제공을 보다 확실히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경우, 하선 장소에 대한 보장이 없더라도 우리의 인도주의적 의무에 대해 즉각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익사할 위험을 감수하면서 리비아를 탈출하는 상황에 더 이상 운항을 대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임무에 대한 기존의 장벽을 더욱 악화시키려는 정부의 시도를 보며, 국경없는의사회는  SOS 메디테라네와의 협력을 종결하기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구호 단체의 수색 구조 역량을 감소시키고 남은 소수의 활동에도 제약을 가한 유럽 국가들은 이제 그들이 악화시킨 지중해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유럽연합(EU)의 수색구조 활동을 재개하고, 난민을 리비아로 강제 송환하기 위해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자금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중단해 추가적인 인명 피해와 고통을 중단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6년부터 SOS 메디테라네와 협력해 두 개의 수색구조 선박 아쿠아리우스와 오션바이킹을 통해 3만여 명을 구조하고 지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난민 구금 센터와 지역사회 내에서 리비아에 고립된 난민과 이주민에게 인도적·의료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재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와 난민 및 이주민과 같이 취약한 인구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구금 센터나 난민 캠프와 같이 물과 위생 시설이 부족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제한적이며 매우 과밀집된 생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