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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에도 지원이 필요한 산모가 있습니다

2020.05.21

케냐 이스트랜드(Eastlands)의 거리. © Paul Odongo/MSF

 

케냐 최대 규모의 빈민가 중 하나인 마타레(Mathare)에는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케냐에서 코로나19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 이상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지역 의료 인프라가 붕괴되면 필수 의료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박탈당할 위험에 처해 있다. 이것은 이 지역의 열악한 거주 환경에 더해 위태로운 상황을 가중시킨다. 이곳은 깨끗한 물이 부족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목격한 것과 같이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현저히 저해된 상황에서 의료 지원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기존에 이 지역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응급 치료를 제공했다.

 

루파스 카페라(Ruphas Kafera) 국경없는의사회 동아프리카 로지스티션이 이스트랜드 빈민가 중 하나인 키냐고(Kinyago)의 열린 하수구 근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사이로 걷고 있다. © Paul Odongo/MSF

나이로비 주 이스트랜드 키냐고의 한 주민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설치한 급수대에서 손을 씻고 있다. © Paul Odongo/MSF

"많은 민간 의료 시설이 최근 감염 위험과 개인 보호 장비(PPE) 부족으로 문을 닫있습니다. 공공 보건소 한곳도 몇몇 직원이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 격리에 들어간 이후 문을 받았습니다. 일부 병원은 코로나19가 아닌 환자도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받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많은 결핵, 천식, 폐렴 환자가 코로나19 격리시설에 들어가게 되고, 이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고 환자와 가족에게 계속해 노출되게 됩니다.” 하지르 엘리야스(Hajir Elyas) / 국경없는의사회 마타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5월 19일 기준 케냐에는 9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50명이 사망했다. 다른 국가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마타레에서도 의료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고자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현재까지 응급 서비스를 포함해 의료 지원을 지속해왔으며, 지난 4월에는 구급차 출동 건수와(551건)과 응급실 입원자 수(2,300명 이상)가 연초 이후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활동을 확대했다. 3, 4월 사이 야간 분만을 위해 이송 수단을 찾고자 구급차를 부르는 산과 환자 수가 두 배 이상(98명에서 209명) 증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 기사 제임스가 긴급 호출을 받고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 Paul Odongo/MSF

"이곳에서는 정해진 시간 외에 택시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산모들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비공식 정착지에서 이용하는 ‘보다보다(오토바이 택시)’조차 통행금지 시간 동안에는 운행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에서 산모들은 조산 합병증에 노출됩니다. 구급차 안이나 외상 병동에서 분만한 산모도 있었습니다. 최근 한 산모가 구급차 안에서 조산아를 분만하며 심폐소생술을 필요로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무사했고 산모와 아기 모두 잘 회복했습니다." _조지 왐부구(George Wambugu)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활동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 응급구조대원(Emergency Medical Technician, EMT) 로즈마리 코에흐(Rosemary Koech)가 진통 중인 마타레 노스(Mathare North)의 산모를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이 산모는 저녁 10시 직후에 진통이 시작되었는데, 이곳은 새벽까지 야간 통행금지 시간이라 이동수단을 찾을 수 없었다. 가족은 국경없는의사회에 연락했고 산모는 품와니(Pumwani)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 Paul Odongo/MSF

 

이 지역의 성폭력 피해자들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밤 사이 교통수단이 거의 없고 매우 불안정한 환경이기 때문에, 사건 발생이 증가했다는 징후가 보이는데도 국경없는의사회 성폭력 전담 센터인 '라벤더 하우스(Lavender House)'를 찾는 사람의 수는 현저히 줄었다. 

"우리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해자와 함께 갇혀 있는 여성이나 아동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이들은 나갈 방법도 없고 치료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_하지르 엘리야스 / 국경없는의사회 마타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 팀 역시 감염 위험으로부터 환자와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 보호 장비가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인 보호 장비 부족으로 국경없는의사회 조차도 긴급구호 활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개인 보호 장비를 구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신뢰할 만한 공급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코로나19 환자 수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추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다른 유형의 의료 문제가 있지만 필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간접 피해자 수 또한 증가할 위험이 있다.

 

외상 병동을 갖추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라벤더 하우스 소속 응급구조대원 페이스 은제리카리우키(Faith Njeri Kariuki)는 마타레에서 온 환자의 바이탈(활력 징후 - 호흡, 체온, 심장 박동 등의 측정치)를 검사하고 있다. © Paul Odongo/MSF

 

이에 더해 장마철이 다가오며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호흡기 증상을 가진 환자, 특히 아동은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되고 전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가 늦어지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부모가 아이들을 의료 시설로 데려오는 것 자체를 꺼리게 만들 수 있고, 더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됩니다." 하지르 엘리야스 / 국경없는의사회 마타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