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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의 코로나19 대응 현황 인터뷰

2020.03.17

코로나19 가  100여 개 국가로 확산했다. 여기에는 의료 체계가 취약한 국가도 포함되고, 국경없는의사회가 오랜 기간 활동해온 곳도 있으며, 유럽과 같이 코로나19가 특히 치명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지역도 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가 내려지며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국장 클레어 밀스(Clair Mills)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와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에 대해 알아본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국장 클레어 밀스(Clair Mills)

 

코로나19는 위험한가요?

코로나19가 우려되는 이유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우선 신종 바이러스이기에 ‘획득 면역(적당한 항원에 노출된 후에 생기는 특이 면역 반응이나 직접 항체를 전달하여 생기는 면역)’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 연구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가 35개에 달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 이상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치사율은 약 1%로 나타나는데  치사율의 정의상 확진자 수에 근거해 계산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하며, 무증상 감염 사례도 일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확진자의 약 80%에서 경미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빠르게 식별하고 격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은 무엇인가요? 

현재 추정하는 바로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15~20%가 입원이 필요하며, 6%는 3~6주간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각국의 의료 체계가 빠르게 포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전염병 유행 상황에서는 특히 의료진이 감염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 중국에서는 2,000명 이상의 의료 종사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습니다. (전체 환자의 3.7%)

코로나 19 확산은 기초 의료 서비스와 응급 시설에 혼란을 일으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다른 질병과 만성전염병의 우선순위를 낮출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기존 의료 체계가 취약한 개발도상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응 조치는 전염병 확산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더라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를 줄이고, 중증 환자 수를 줄여 의료 시설의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전반적인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의 목표는 사례를 줄이는 데에도 있지만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켜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포화를 방지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조지아 사메그렐로 지역의 결핵병원 간호사가 보호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16년) © DARO SULAKAURI/MSF

 

이런 상황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우선순위는 무엇이고 가장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국경없는의사회가 개입하는 우선순위는 상황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예멘과 같이 아직 코로나19가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의료 체계가 취약하고 분쟁의 영향을 받고 있어 이미 주민의 일반적인 의료 필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의료진을 보호하고 확산을 최대한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원과 진료소에서 전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취약한 지역 및 인구를 파악하고, 보건 인식 개선 및 교육을 진행하며, 의료진을 대상으로 비누 등 위생 도구와 보호장비를 보급하고, 의료시설 내 위생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장기간 활동한 국가에서는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말라리아, 홍역, 호흡기 감염 치료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지속해서 치료를 제공하려는 노력은 여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행 제한 조치(입국 제한 또는 격리 조치 등) 또는 국경 폐쇄, 항공편 중단 등으로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 중인 국가의 현지 직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현장 직원 90%가 현지 직원입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위생 시설이나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난민 캠프와 같은 환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특히 그리스 섬에 위치한 난민 캠프의 과밀집된 상태와 열악한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난민 캠프에는 적절한 위생 시설이 부족하고 의료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발병하는 순간 난민 캠프 전체에 급격히 확산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 레스보스에서 첫 사례가 확인되면서, 난민 캠프에서 거주민을 대피시키는 조치가 더욱 시급해졌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의료 코디네이터인 힐데 보히텐 (Hilde Vochten) 박사는 '모리아 난민 캠프 일부 지역에서는 단 한 개의 수도 시설을 1,300명이 사용하며, 비누는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며, 3㎡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5~6명이 생활한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손 씻기나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조치가 전혀 불가하다는 의미입니다. 

보건 당국이 감염 예방과 통제, 건강증진교육, 신속한 검사 및 경증환자 격리와 중증환자 치료를 시행해야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전무한 현재 상황으로써는 난민 캠프 거주민을 대피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지금까지도 이들은 유럽 봉쇄 정책으로 이곳에 갇혀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피 조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국가 간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비롯한 의료진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상호 지원과 협력, 투명성, 자원 공유에 기반한 결속이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