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모잠비크: 사이클론 이다이 (Idai)가 지나간 한 달의 기록-2

2019.04.23

 

  •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현지 주민들은 여전히 머물 거처, 식량 부족으로 고통  
  • 지역 주민들에게 질병 예방 및 행동 수칙 홍보 
  • 향후 몇 주 후 말라리아와 영양실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어 

사이클론 이다이(Idai) 발생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모잠비크 베이라(Beira)는 일상으로 돌아 왔다. 거리에는 노점상들이 다시 생겨났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지붕이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간 집과 쓰러진 나무들이 사이클론 피해의 흔적을 잘 보여준다. 베이라에서는 많은 주택이 거의 무너졌고, 주민들은 먹을 것이나 잠을 잘 곳 하나 찾기 어렵다. 의료 지원이나 그 외 생활 시설 및 서비스들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 주 베이라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와 보건소가 운영하는 콜레라 치료소 네 곳에서 하루 100명 이상의 신규 환자를 진료했다. 이 중 다수를 이루는 HIV환자들은 면역 체계가 약해 회복 속도가 오래 걸렸다. 콜레라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소 내 병상을 350개에서 150개로 줄였고, 콜레라 치료소와 치료 병동을 각각 한 곳씩만 운영할 예정이다.

“지금도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콜레라가 완전히 통제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콜레라 의심 환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콜레라 예방접종 캠페인과 대규모 지역사회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 콜레라를 곧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_ 안자 울츠(Anja Wolz) / 국경없는의사회 베이라 활동 팀 긴급 대응 책임자

모잠비크 티카(Tica)의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소 ⓒMohammad Ghannam/MSF

그러나 콜레라 신규 환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경계를 늦출 순 없다. 베이라 외에도 국경없는의사회는 돈도(Dondo), 티카(Tica)의 20개 병상 규모의 치료소, 부지(Buzi)에 있는 12개 병상 규모 시설에서 콜레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또한, 마투아(Matua)와 마팜비쎄(Mafambisse)에서 콜레라 발병에 대비해 두 곳의 치료소를 세웠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베이라, 돈도(Dondo), 나마탄다(Nhamatanda), 부지(Buzi)에서 보건부의 콜레라 예방접종 캠페인과 관련해 물류, 기술, 기획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백신 보관과 운송을 맡아 백신이 적정한 온도로 예방접종 장소에 제때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왔고, 지금까지 약 75만명이 예방접종을 받았다.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는 대응 활동

질병 대응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지역 사회와 협력해 질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주민들이 스스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홍보팀은 베이라에서 외부 연극 팀과 함께 거리에서 작은 공연을 열거나 집집마다 방문해 콜레라 예방법과 감염 시 치료법에 대해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현지 보건 홍보팀이 콜레라 발병 대응을 위해 보건 홍보를 하는 모습 ⓒPablo Garrigos/MSF

국경없는의사회와 현지 보건 홍보팀이 콜레라 발병 대응을 위해 보건 홍보를 하는 모습 ⓒPablo Garrigos/MSF

“이 정도 규모의 재앙이 발생했을 때에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접근법이 중요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곳에 와 있으며 사이클론 피해 지역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_ 가브리엘 산티(Gabriele Santi)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지원 팀은 베이라 전 지역에 탈수 환자 치료소를 열어 중증 탈수 환자들에게 수분 보충을 위한 경구 수액을 투여하고 있으며 간호사들은 콜레라 의심 환자들이나 중증 환자 치료를 돕고 있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은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콜센터가 운영하는 구급차를 통해 콜레라 치료소로 이송된다. 보건소가 멀리 있어 치료를 받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이동식 진료소도 운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소에 첫 콜레라 환자를 옮기고 있다  © Mohammad Ghannam/MSF

국경없는의사회 현지 활동팀은 말라리아와 영양 실조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감시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사이클론 이후 주변에 물이 많이 고이고 농작물도 대규모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 후 말라리아와 영양 실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나마탄다(Nhamatanda)에서는 이미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수 피해로 접근이 어려워진 지역 및 마을의 식량 상황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모기장과 위생 키트 배급을 시작했다.

 

무너진 베이라, 그 후

마니카(Manica)와 소팔라(Sofala)에 둘러싸인 이 해안 지역은 사이클론 이다이가 상륙하기 몇 주 전 홍수와 강풍으로 피해를 입었다.

베이라 남쪽 지역에 위치한 부지(Buzi)에서는 7미터 이상까지 차오른 물에 마을 전체가 잠겼고 지역 주민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의 피해 대응 및 복구를 위해 콜레라 치료소를 세웠고 보건소 복구를 돕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모성 보건 부문에서도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부지에서 여성의 안전한 출산을 돕고 외래 환자 병동도 운영하여 환자들이 HIV치료 등 일반적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 확산 예방을 위해 부지에서 5천 가구에게 필수 위생 키트를 배급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과 상담을 진행해 사이클론과 홍수로 인한 외상으로 정신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식수 및 위생 강화를 위해 부지(Buzi)에서 약 4천 가구에게 식수를 정제할 수 있는 염소 용액과 비누를 배급했다. ⓒ MSF/Pablo Garrigos

“적절한 보건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존엄성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며칠 전 지역 주민들에게 비누와 염소 용액을 배급했고 지금은 각 가정에서 깨끗한 식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 여성은 저에게 사이클론 이후 지난 3주 동안 빨래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고마워 했습니다.” _ 호아킴 기나트(Joaquim Guinart) / 국경없는의사회 부지 프로젝트 책임자

베이라 서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국경없는의사회가 콜레라 치료소를 운영하고 있는 곳인 돈도(Dondo)에서는 전 지역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오염된 음식과 식수를 통해 콜레라가 퍼져 전 지역 사회에 콜레라가 유행하게 됐다. 이는 각 가정에 위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역 사회 차원에서 더 큰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콜레라 유행 시, 가족들이 한 상에서 밥을 먹는 경우 다같이 콜레라에 감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돈도에서는 콜레라 발병은 특정 지역에서만 집중되어 있으며 식수 및 위생 팀은 지역 주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_ 에스파란차 산토스(Esparanza Santos) / 국경없는의사회 돈도 긴급 대응 책임자


현재 모잠비크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인 185명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과 800명의 현지 직원들이 사이클론 이다이에 긴급 대응을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잠비크에서 이 프로젝트 외에도 HIV감염에 대응하고 있으며 베이라와 마푸토에서는 성매매 종사자들을 비롯해 동성애 남성, 약물사용자 및 HIV나 결핵, 간염의 동시 감염 환자들을 치료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