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모잠비크: 사이클론 이다이(Idai)가 지나간 한 달의 기록 

2019.04.19

 

국경없는의사회와 현지 보건 당국의 발 빠른 대응 노력으로 콜레라 창궐 가능성 낮아져

  • 콜레라 환자 3,400명 이상 치료 
  • 75만명에게 콜레라 백신 예방접종 실시
  • 5,000가구에 위생 키트 배급
  •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센터에서 매 시간 깨끗한 식수 7,500리터 공급 

3월 14일에서 15일, 사이클론 이다이(Idai)가 모잠비크의 항구 도시 베이라(Beira)와 그 주변 지역을 강타했다. 모잠비크에서는 강풍과 홍수로 인해 최소 602명이 사망했고 그보다 훨씬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수천 채의 집, 학교, 보건소뿐 아니라 필수 인프라까지 피해를 입었다.  수많은 주민들이 집을 잃었고, 잠을 잘 곳과 깨끗한 물, 전기, 식량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모잠비크 베이라(Beira). 사이클론 이다이(Idai)가 지나간 후의 모습. ⓒ Mohammad Ghannam/MSF

사이클론 이다이(Idai)의 근원이었던 태풍은 모잠비크 동부 해안을 지나며 더 강력해졌고 베이라의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약품은 선반 높은 곳에 쌓아두어 홍수에 휩쓸려 내려가는 것을 막았고 물품이 들어있는 박스 주변에 모래 주머니들을 놓아 물이 들어가지 않게 했다. 약국, 물류 창고, 사무실, 주택 모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준비가 완료된 상태였다. 

“모잠비크 현지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어요. 물건들을 높은 선반 위에 올려두고, 창문이 깨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만일에 대비해 대피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죠.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아무도 무슨 일이 닥칠 지 알 수 없었죠.” 가브리엘 산티(Gabriele Santi) / 국경없는의사회 모잠비크 베이라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사이클론 발생 며칠 후 휴대전화 서비스가 일부 복구되면서 사이클론 피해 관련 뉴스가 전해지기 시작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베이라에서 200km 떨어진 시모이우 (Chimoio)로 대피했지만 그 곳에서도 홍수 피해가 커 발이 묶였던 상황이었는데, 그제서야 사이클론 발생 당시 팀원들이 보냈던 메시지를 받았다. 한 직원은 집 안으로 물이 차 올라 가족들 모두 플라스틱 테이블 위에 올라가 밤을 지새웠고 또 어떤 직원은 집 지붕이 날아가기도 했으며 마푸토(Maputo)에 발이 묶인 채 베이라에 있는 가족들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는 직원도 있었다. 

3월 16일 베이라 공항이 운영을 재개하자 국경없는의사회는 마푸토의 긴급 대응 팀을 베이라로 파견해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베이라 및 주변 지역에서 필요한 구호 활동 규모를 평가하도록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신속하게 의료 및 물류 부문 직원들을 추가 파견하고 마푸토, 브뤼셀, 두바이에서 구호 물자들을 보냈다. 

콜레라 확산 우려와 대응

수 년간 베이라에서는 우기가 끝나가는 시기마다 콜레라가 유행했다. 특히 사이클론 이다이(Idai)로 인한 상ㆍ하수도 파괴와, 대규모 홍수로 이번 콜레라 발병은 피해가기 어려웠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잠비크 보건부와 신속한 협력을 통해 3월 21일부터 두 곳의 보건소에서 콜레라 의심 환자 격리 및 치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콜레라 치료 센터당 최대 200명의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그 당시 중증도 분류 센터는 탈수 증세로 쓰러진 환자들로 항상 가득 찼죠. 간호사들은 계속 밀려오는 환자들에게 정맥 주사 수액을 놓아 탈수 증세를 치료했어요. 가장 증세가 심각한 환자들은 모두 아동, 임신 여성, 노인 등 취약 계층이었습니다. 중증 환자들 중에는 HIV환자도 있어 두 질병을 모두 치료해야 했습니다.” _ 께지아 몬테리오(Quezia Monteiro) / 국경없는의사회 감염병 전문가

모잠비크 티카(Tica)의 콜레라 치료 센터. ⓒ Mohammad Ghannam/MSF

베이라의 콜레라 발병이 공식 선언된 3월 27일, 국경없는의사회와 보건부는 기존에 운영하던 콜레라 센터 두 곳에 더해 병상 350개 규모의 콜레라 치료 센터 세 곳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소규모 치료소들이 부지(Buzi), 돈도(Dondo), 마팜비쎄(Mafambisse), 마투아(Matua), 티카(Tica) 등 베이라와 시모이우 사이에 있는 전원 마을들에 세워졌다. 이 치료소들은 콜레라 환자들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콜레라 신규 감염 환자 증가에 대응하는 기능도 한다. 

모잠비크 베이라(Beira)의 콜레라 치료 센터 내부. 문하바에서 온 줄리아가 콜레라 확진을 받은 자녀를 돌보고 있다.ⓒ Mohammad Ghannam/MSF

“콜레라는 전염성이 높고 베이라처럼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는 급속도로 확산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협력해 최소 병상 350개 규모의 치료소를 신속히 세울 계획을 세웠고, 이후 필요에 따라 병상을 1,000개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올바르게 대응한다면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언제나 최악의 사태에 대한 대비는 필요합니다. ” _ 안자 울즈(Anja Wolz)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대응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와 보건부는 지금까지 이번 사이클론과 홍수 피해 지역에서 총 3,400명 이상의 콜레라 환자를 치료했다.

 

깨끗한 식수, 보건의 핵심

사이클론 피해 이후 베이라 지역 기관들은 신속히 깨끗한 식수 공급을 재개하는 데 집중했다. 이로써 베이라의 수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으나 여전히 모든 지역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구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역 당국의 식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베이라 북부 지역인 신구수라(Chingussura)에 수처리 시설을 세웠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은 이 수처리 시설은 보건소와 지역 사회에 1시간당 7,500리터의 깨끗한 식수를 공급한다.

모잠비크 베이라(Beira)의 수처리 시설을 통해 콜레라 치료 센터와 마을주민들은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 ⓒ Mohammad Ghannam/MSF

국경없는의사회 식수 및 위생 팀도 홍수 피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얕은 우물에 고인 빗물을 정화하고 오염된 물 공급원을 살균하며 위생이 좋지 않은 지역의 대부분 주민들이 안전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염소(클로린)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모잠비크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인 185명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과 800명의 현지 직원들이 사이클론 이다이에 긴급 대응을 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잠비크에서 이 프로젝트 외에도 HIV 감염에 대응하고 있으며 베이라와 마푸토에서는 성매매 종사자들을 비롯해 동성상간을 하는 남성, 약물사용자 및 HIV나 결핵, 간염의 동시 감염 환자들을 치료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