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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말리: 분쟁, 야간 통행금지, 홍수 피해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2019.04.11

아다마(Adama)는 임신한 딸인 매리엄(Mariam)을 데리고 두엔자(Douentza)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병원을 찾았다. 두엔자는 말리 중부 지역인 몹티(Mopti)에 위치해있다. 딸의 출산을 도와줄 조산사를 찾아 병원을 방문한 아다마는 시골 마을에 살고 있어 시내까지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환자와 가족들이 테넨쿠 서쪽 지역인 디아파라블레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의사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동 진료소에서 1차 진료 및 필수 구호품을 제공하며 중환자들은 테넨쿠 병원으로 이송한다.  © Lamine Keita/MSF

 “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길에서 강도를 만날까 두려워요. 물건을 빼앗기고 폭행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길을 가다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었어요. 강도에게 위협을 당했을 때 돈이 한 푼도 없으면 구타를 당할 수도 있어요. 우리에겐 아무런 자유가 없어요.” _ 아다마

아다마가 말하는 이 위기는 2012년 3월, 비정부 무장 단체가 말리 정부와 정부군에 대항하여 말리 북부 지역을 점령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2015년 평화 협정이 맺어졌으나 이 위기는 이후 말리 중부까지 번졌고 현재 이곳은 말리 내에서 치안 불안과 폭력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이 불안의 원인은 비정부 무장 단체의 활동만이 아니다. 축산업이 중심인 풀라니(Fulani)와 농업이 중심인 도곤(Dogon) 사이의 지역 갈등으로 인해 피해를 본 곳들도 있다. 

몹티에서는 프랑스군1 , UN군2 , G5사헬(G5 Sahel)3 의 군사 작전이 몇 달 간 지속됐고 말리 군 당국은 야간 통행금지, 오토바이 및 자전거 탑승 금지 등 여러 규제를 선포했다.  
이 모든 상황으로 인해 사람들은 발이 묶이고, 결국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기 어렵게 된다. 

“마을에는 병원이 없고, 가장 가까운 병원이라고 해도 15km나 떨어져 있어요. 이 곳 두엔자까지 수레를 타고 왔어요.” _ 우스만(Ousmane) / 중증 말라리아 환자인 5살 아들 수마일라(Soumaila)의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폭력과 불안으로 인해, 공공 보건 단체나 원조 기구 등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기관들은 특히 분쟁 상황이 가장 심각한 농촌 지역에서 진행하던 활동을 일시 또는 완전히 중단해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2살 아동이 진료를 받고 있다 ©Lamine Keita/MSF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2017년 두엔자에서 의료 활동을 시작했으며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보건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엔자 병원에서 지원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 환자들이 병세가 이미 굉장히 악화된 상태로 치료를 받으러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 두려움, 병원까지의 먼 거리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해, 결국 보건소를 찾아와도 때가 이미 늦어버려 환자의 병세는 더 심각해지기 시작합니다. 시기가 늦어져 병세가 악화된 상태인 만큼, 치료는 더욱 더 어려워지죠.” _ 바다마씨 압드라이문(Badamassi Abdrahimoune) / 국경없는의사회 두엔자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몹티 서부, 니제르 강(Niger River) 근처에 위치한 테넨쿠(Ténenkou)의 한 병원에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도 이같은 경험을 한다. 우기가 되면 니제르 강물이 크게 불어나 홍수가 생겨 마을이 고립되고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매년 우기 때마다 일어나는 문제들에 더해 불안 상황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_ 프레데릭(Frédéric) 데말보이신(Demalvoisine) / 국경없는의사회 말리 의료팀 팀장

이에 대응하고자,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고립된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활동하고 있다. 두엔자 내에서는 보니, 홈보리, 몬도로의 시골 지역까지 총 세 곳의 보건소로 활동을 확대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전투가 일어나고 있어 두엔자 지역으로의 접근은 불가능하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 세 지역에서 2만 1800건 이상의 정신 상담 치료를 진행했다. 테넨쿠에서는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여 기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병세가 가장 심각한 환자들을 테넨쿠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돕고 있다. 

테넨쿠 병원 내의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신생아 병동에서 산모들이 아이를 안고 웃고 있다.  © Lamine Keita/MSF

이 의료팀은 보통 테넨쿠 남부에 위치한 디아파라베로 환자를 이송한다. 이 곳은 맘바(Mamba)에서 지난 11월 일어난 무력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수백 명의 실향민들이 정착하게 된 곳이다. 이 공격으로 인해 약 11명이 사망했다. 

“어느날, 무장한 남자들이 마을에 와서는 마을 사람들 11명을 죽였어요. 많은 주민들이 위협을 피해 바로 그곳을 떠났죠. 저희 가족은 디아파라베로 갔습니다. 제 아이와, 시어머니와 여동생들과 같이 갔죠. 도중에 저희는 모두 건강이 안 좋아졌습니다.” _ 카세 티오테(Kassé Tiouté) / 디아파라베(Diafarabé)로 강제 이주했다. 

앞으로도 극심한 인도적 위기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악화되는 안전 상황들로 인해 의료 지원을 받기 어려운 소외된 사람들에게 지원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리 몹티의 중앙 지역인 두엔자와 테넨쿠에서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환자를 이송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두엔자 외곽 지역에 있는 지역사회 보건소 세 곳에서 지원 활동을 시작했으며 말라리아 전문의들이 테넨쿠 내 소외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이동 진료소도 운영하여 보건소를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진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8년, 몹티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동 진료소를 통한 1만 2천 건의 진료를 포함하여 총 5만 3천 건의 진료를 실행했고, 1,200번의 출산을 보조했으며 400명에 이르는 중증 영양결핍 아동들을 치료했습니다.


1 사헬 지역 국가 내 바르한(Barkhane)이 배치한 대테러 군사 작전의 일부
2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평화유지군 유엔말리안정화임무단(MINUSMA: Multidimensional and Integrated United Nations Mission for Stabilization in Mali)
3  부르키나파소, 말리, 모리타니아, 니제르, 차드 5개국이 2014년 결성한 협동 프레임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