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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 “마실 물도 잘 곳도 없습니다” – 나이지리아 북동부를 탈출한 수만 명

2019.02.20

 

카메룬 북서부 고라(Goura) 마을 난민 캠프 전경 ⓒMSF

최근 몇 주간 나이지리아인 3만5000여 명이 국경을 넘어 카메룬으로 들어왔다. 이들을 타국으로 내몬 것은 나이지리아 북동부 도시 란(Rann) 인근에서 급증한 폭력이었다. 카메룬 북서부 끝자락 고라(Goura) 마을에 도착한 난민들에게는 식량, 거처, 물이 시급히 필요하다. 국제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같이 경고하며 현지에서 긴급 대응에 돌입했다. 

 

나이지리아 동북부에 위치한 란(Rann) 지역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로 인해 3만 5천 명 이상의 나이지리아인들이 카메룬으로 피신했다. 카메룬의 북서쪽에 위치한 고라(Goura) 마을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식량, 물, 쉴 곳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태다. ⓒMSF

“여성, 아동, 노인 가릴 것 없이 모두들 새벽부터 도보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연세가 많거나 아픈 친척은 남겨 두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있는 대로 소지품을 챙겨 왔지만 고라에 도착해서는 마실 물도 잘 곳도 전혀 없습니다. 어떻게든 자기 힘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_ 실라스 아다무 무사(Silas Adamou Moussa) 박사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프로그램 부 매니저

1월 후순 이후로 이 난민들은 고라의 대규모 비공식 캠프에 머물러 왔다. 지금은 모래폭풍이 부는 계절인 데다 밤이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대다수는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다. 

문제는 난민들을 새로운 곳에 정착시킬지 나이지리아로 돌려보낼지 확실치 않아,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할 인도적 지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수를 받고 있는 피난민들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 안에 진료소를 세웠다. 지난 2주 사이에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이 제공한 진료는 400회가 넘는다. 이 중 35%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 환자였고, 설사 환자와 결막염 환자가 뒤를 이었다. 이 질병들의 원인은 다름 아닌 난민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이다. 

캠프 안에서는 안전한 식수를 구하는 것이 큰 문제다. 식수 공급량을 점차 늘려 온 국경없는의사회를 포함해 여러 단체가 지원하는 1일 공급량은 총 24만 리터다. 1인당 하루 7리터를 제공하는 셈인데 이는 비상사태 시 최소 기준인 15리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란에서 탈출한 이들이 카메룬으로 피신한 것은 전에도 있던 일입니다. 처음에 왔던 사람 중에는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도 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란에 돌아가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발걸음을 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 머문다고 해서 확실한 미래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들 두려움에 휩싸여 있습니다. 아이들조차 겁먹은 듯합니다.” _ 무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