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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강제 하선 후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는 난민, 이주민

2018.12.11

리비아 구금 센터에 송환된 여성 ⓒSara Creta/MSF

지난달 지중해에서 화물선 니빈(Nivin)에 구조돼 리비아 미스라타로 송환된 90여 명은 지금도 공식 구금센터, 경찰 등에 붙잡혀 있거나 의료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안전을 이유로 리비아 상륙을 거부했었다. 열흘 간의 대치 끝에 11월 20일, 리비아 치안 부대가 배에 들이닥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을 강제로 몰아냈다.

애초에 이들은 리비아로 송환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람들은 리비아에 다시 발을 들여놓으면 전에 구금센터에서 겪었던 부당한 대우를 또 당할까 두려워서 하선을 거부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했다. 사람들은 안전과 보호 속에 자신들의 상황을 잘 심사해 줄 땅에 도착해 위험에서 벗어나길 원했다.

지중해 중부에서 곤경에 처한 선박들이 방치된 상황에서 인근의 안전항은 모두 문을 걸어 잠궜고 수색, 구조 활동을 가로막는 공격까지 일어났다. 화물선 니빈이 다가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선박 6척이 그들을 피해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하며, 니빈에 승선해 치료했던 환자를 포함해 사람들을 만나거나 의료를 제공할 권한도 없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몇몇 사람들은 해적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를 당했다고 한다. 11월 20일 당시에도 우리는 항구 근처에 접근할 수 없었다.

“구급차들이 황급히 항구를 빠져나가는 것을 봤지만, 부상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적어도 4명이 총상을 입어 입원했다고 합니다. 당국은 고무탄을 쓴다고 했지만 아마 가혹한 공격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무탄도 근거리에서 발사하면 중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_ 줄리앙 라이크먼(Julien Raickman) / 국경없는의사회 리비아 현장 책임자

강제 하선 전 11월 11일~18일, 국경없는의사회는 니빈에 승선해 90여 차례의 진료를 실시했다. 환자 대다수는 흘러나온 연료와 바닷물에 닿아 생긴 화상, 피부 감염, 전신 통증을 호소했다. 니빈에 승선했던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은 눈앞에서 사람들의 절망을 목격했다. 한 환자는 차라리 화물선 안에서 죽는 편이 낫다며 리비아 의료 시설로 이송되길 거부했다. 11월 14일, 생후 4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온 엄마,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경미한 부상을 입은 사람 등 14명은 배에서 내려 구금센터로 이동해 지금까지 그곳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11월 20일에 강제 하선되었다. 12명은 유엔난민기구(UNHCR)에 난민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그중 몇몇은 13세 미성년자다.

그들은 이미 수차례 리비아 구금센터를 겪은 바 있다. 먼저 리비아 공식 구금센터에서는 난민, 이주민 5천 명이 비참한 생활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국제 단체들은 이곳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다. 한편 인신 매매업자들이 관리하는 비밀 감옥도 있다. 이들은 이 감옥을 운영하면서 수감자와 가족들에게서 최대한 많은 돈을 갈취하려고 고문을 사용한다. 우리 의료팀이 만난 환자들 몸에 난 상처는 그들이 얼마나 심각한 폭력을 당했는지 잘 보여준다.

“가혹한 결정은 피해 달라고 계속 요청했지만, 보호를 제공할 단체들과 현지 당국은 구금 외의 대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안전한 곳을 찾아 가려던 사람이 또 다시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겁니다.” _ 라이크먼 현장 책임자

바다에서 붙잡혔거나 구조되어 리비아로 송환된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무기한 구금이다. 이는 난민, 이주민, 망명 신청자가 유럽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유럽이 리비아 해안 경비대와 손을 잡고 벌인 고의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