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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갈 위험에 처한 가자의 부상자들

2018.11.30

Yuna Cho/MSF

모하마드 아부 알로아(24)가 가자 국경 지역에서 30번 째 '귀환의 행진'에 참여하였다가 다리에 실탄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총상으로 인한 복합중증 환자 급증으로 가자 의료 시스템 부담 가중…수천 명 감염, 장애 위험

시위 중 이스라엘 군의 총에 맞아 중증 부상을 입은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자에 서서히 의료 비상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3월 30일에서 10월 31일에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은 환자 3117명—보건부에서 받은 총 환자 수는 5866명—중 절대 다수는 실탄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다리에 실탄을 맞아 절반 정도는 개방 골절이 일어났고, 나머지 다수는 심각한 연조직 손상을 입었다.

이러한 복합중증 부상은 빠른 회복이 어렵다. 증상도 심각한데다 가자의 미흡한 의료 시스템 속에서는 적절한 치료가 어려워 감염 위험이 높고, 특히 개방 골절 환자는 더욱 위험하다. 현재 가자에는 골 감염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전문가들의 경험에 따르면 골절 환자의 최소 25%는 감염이 생긴다. 개방 골절 환자 약 3천 명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확률적으로 천여 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자에서 지원하는 환자들에 대한 예비 분석 결과, 가자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최소 60%(3520명)는 추가 수술, 물리치료, 재활이 필요하다고 추정된다. 게다가 환자 중 상당수는 재건수술을 받아야 제대로 회복할 수 있는데, 이때 감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다. 현재 상태는 가자 의료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 십여 년간 봉쇄가 이어진 탓에 의료 시스템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부상자 외에 가자의 정규 의료에도 여파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부상들로 인해—특히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많은 사람들은 평생 장애를 안게 될 것이며, 제때 감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절단을 해야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은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지속적인 대응이 상당히 어렵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총에 맞아, 부상 입은 부위가 괴사되고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현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시급히 수천만 유로의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자 활동 규모를 세 배나 늘렸지만 아직도 지원이 필요한 수술, 집중치료, 장기 물리치료와 재활 의료 규모가 막대합니다. 세계 최상의 의료 시스템이라도 이렇게 많은 환자는 제대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이니 가자에는 어마어마한 타격이죠.” _ 마리 엘리자베스 잉그레스(Marie-Elisabeth Ingres) / 국경없는의사회 팔레스타인 현장 책임자

“지금 필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고도의 의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가자의 모든 의료진이 자유로운 접근과 활동 재량을 가질 수 있도록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당국이 최대한 협조하는 것입니다. 주변국과 국제사회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현지에 기금을 제공하고, 고도의 수술이 지원되는 병원 공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당국은 환자의 국외 이송을 허락해야 합니다.” _ 잉그레스 현장 책임자

“수천 명의 환자들이 중증 부상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방치한다는 것은—이미 많은 수가 영구 장애를 입고 가족에게 의존해 생활하고 있습니다—비양심적인 일입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어딘가에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_ 잉그레스 현장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