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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커져 가는 폭력 속에 정신적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

2018.10.12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스라엘의 점령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끼친 정신적 피해를 조명하는 동시에 세계 정신건강의 날(10월 10일)을 기념하기 위해, 매그넘 사진작가 모이세스 사만(Moises Saman)과 함께 헤브론의 모습을 카메라 속에 담았다. 사진들 속에는 현지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과의와 국경없는의사회가 돕고 있는 환자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사진 속 이야기들은 이스라엘 점령이 우리 환자들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점령은 우리 환자들의 일상에 큰 피해를 끼쳤다. 어떤 환자들은 신체적 상처뿐만 아니라 심리적 상처까지 받아 몹시 괴로워한다. ⓒ Moises Saman/Magnum

처음 국경없는의사회 치료를 받을 때만 해도 유세프(Youssef, 13세)는 분노에 차 있었고 형제, 친구와도 자주 싸웠다. 학교 성적도 떨어졌고, 밤이면 자주 악몽을 꿨다. “군대가 쳐들어와서 저에게 총을 쏘고 제가 겁에 질리는 꿈을 꿨어요. 군인들이 다가와 저를 잡더니 차 안에 밀쳐 넣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 Moises Saman/Magnum

국경없는의사회 헤브론 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출신 심리학자 메르밧 수보(Mervat Suboh)가 상담 일정을 정하려고 환자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 Moises Saman/Magnum

간단한 정신건강 진료를 받은 후, 유세프는 심리적 증상 일부를 극복할 수 있었다. 사실 유세프는 살던 집이 무너지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했었고, 그 충격 때문에 사촌들과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할 정도로 큰 공포에 사로잡혔다. ⓒ Moises Saman/Magnum

2017년 1월, 누라(Noura)는 아들이 이스라엘 군에 잡혀간 후 국경없는의사회를 찾아왔다. 누라의 또 다른 아들도 잡혀 갔다가 풀려난 적이 있고, 집에는 두 아들 말고도 자녀들이 더 있다. 누라는 이렇게 식구들이 공격당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며, 가족이 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 누라는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한 기분이 들고, 자신과 아이들이 걱정돼 몹시 괴롭다고 털어놓았다. ⓒ Moises Saman/Magnum

 

헤브론에 사는 사람은 누구든지 갑작스럽게 충격적인 사건을 당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 Moises Saman/Magnum

정신적 충격에 빠져 큰 고통을 느끼고 있는 부모들은 마음에 여력이 없어서 자녀들이 정신적 문제로 힘들어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다. ⓒ Moises Saman/Magnum


국경없는의사회는 2001년부터 헤브론에서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2018년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팀은 6400여 명에게 개인/집단 상담, 심리치료, 심리적 응급 처치, 심리 교육을 제공했다. 그러나 정신건강 이슈는 여전히 팔레스타인에서 예민한 주제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데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러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