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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 에볼라 퇴치하기

2018.09.14

망기나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페이션트 무힌두 카마부 ⓒCaitlin Ryan/MSF

8월 1일 콩고민주공화국 북부 키부 망기나에서 에볼라 발병이 선포된 후, 대응 활동을 위해 보건부 직원들과 함께 현장에 처음 도착한 숙련된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는 4명이었고, 페이션트 무힌도 카마부(Patient Muhindo Kamavu)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올해 일어난 두 차례 에볼라 발병에 모두 대응한 페이션트는 망기나에서 일을 마치고 이제 부템보로 향한다. 인구 100만 명이 거주하는 부템보에서 페이션트는 에볼라 양성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돕는 활동을 조직할 예정이다.

8월 2일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콩고에서 또 에볼라가 터져서 국경없는의사회가 대응 준비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이미 에볼라 대응 활동에 참여해 봤기 때문에 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죠. 저는 기꺼이 가겠다고 했고, 그로부터 48시간도 전에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노련한 간호사 4명으로 이뤄진 우리 팀은 8월 4일 베니에 도착했고, 그날 오후 곧바로 망기나로 향했습니다. 망기나 현지 보건소에서 이번 발병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빨리 움직여야 했습니다. 도착해 보니 보건소 상황이 말이 아니더군요.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환자들이 적절한 격리 조치 없이 전부 한 병동에 모여 있었습니다. 직원들과 방문객들도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었죠. 바닥에는 쓰레기며 의료 기구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의료진도 여러 명 앓아 누워 있었고, 환자 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갔습니다.

보통의 진료소 상황이라면 그저 좀 나쁜 경우일 테지만, 에볼라 발병 상황에서 이런 경우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적절한 위생 상태를 지키지 않으면 의료진도 쉽게 감염돼 다른 병을 치료하러 온 환자들에게까지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거든요.

올바른 위생 및 감염 통제 프로토콜을 실시하는 에볼라 대응 의료진 ©Sylvie Michaud/MSF

에볼라 치료센터 건축이 완료되기까지 그냥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었습니다. 보건소는 주어진 상황을 감당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죽어 갔습니다. 우리는 베니로 돌아와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서 망기나 보건소로 다시 향했습니다.

보건소 안으로 들어가기가 무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좀 긴장되긴 했어요. 안전한 근무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었고, 분명 우리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현지 스태프들이 사용하던 것은 얇은 보호장비가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맨 처음 실시한 것은 스태프에게 올바른 보호장비를 제공하고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즉시 치료센터 내에서 스태프와 환자들이 다닐 고정 통로를 정했습니다. 에볼라 치료에 있어서 올바른 절차와 확실한 공간 활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해야 교차 감염의 위험을 줄여서 모두가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행동 절차 중 하나는 그날의 일을 정하는 것입니다. 주기적으로 병동 회진을 진행하고, 밤낮으로 직원이 근무하도록 했습니다. 병원 앞에 마련된 환자 분류소에는 직원 3명을 배치하고, 에볼라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알려 주었습니다. 에볼라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일반 병동에 들어오기 전에 격리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센터 직원과 다른 환자들에게 감염이 퍼지지 않습니다.

근무 시간을 교대하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에볼라 치료센터 직원 ©Karin Huster/MSF

우리는 또한 에볼라 의심 증상이 있어 분류소를 거쳐 센터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조사했습니다. 환자가 접촉했던 모든 사람의 정보를 기록한 거죠. 이로써 해당 마을에서 일하는 팀들이 접촉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는지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다행히 며칠 뒤에 국경없는의사회 지원군이 더 도착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그러는 동안 물류팀과 식수위생팀은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에볼라 치료센터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습니다. 정말 놀라웠어요. 작업 하루 뒤에 현장(보건소에서 약 300m 거리)을 방문했는데 전혀 다른 병원이 되어 있더라고요.

에볼라 발병의 근원지인 망기나에 치료센터를 짓는 모습 ©Karin Huster/MSF

에볼라 치료센터로 이전한 날 37명의 환자들이 들어왔고 뒤이어 더 많은 환자들이 센터에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8명, 2일 전에는 5명, 오늘은 2명이 왔습니다.

환자가 다 나아서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다들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정말 너무 기쁘거든요. 우리가 해 온 일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힘든 일이었지만 그만큼 소중한 열매도 거뒀습니다. 저의 조국 콩고에는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는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바로 그런 지원들이 필요한 거죠. 처음에 우리는 숙련된 간호사 4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훈련된 직원이 44명에 달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힘들게 노력하여 얻은 열매이며, 저는 이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완치 후 치료센터를 나오는 환자의 모습 ©Karin Huster/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