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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아르살 전투 1년 후, 여전히 높은 현지의 의료적 필요

2018.08.17

아르살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시설 ⓒMSF/Jinane Saad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부터 레바논-시리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아르살에서 활동하면서 시리아 난민과 레바논 현지 주민 등 취약 계층에 무상 의료를 제공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 베카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세르지오 비앙키(Sergio Bianchi)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아르살에서 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아르살은 시리아 위기 속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을뿐더러, 수년간 아르살에 무장 단체들이 머물면서 지역민들도 치안 불안으로 고통받아 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시내 진입이 제한되면서 도시 생활 여건도 크나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힘든 시기에 아르살에서 꾸준히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1차 의료 서비스와 모자보건을 무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_ 세르지오 비앙키(Sergio Bianchi) / 국경없는의사회 베카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아르살에서 수년간 지속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쉽지 않았고 팀들은 갖가지 난관에 부딪쳤다. 대부분 치안 상황에 관한 것이었으나 아르살에서 타 구호 단체들의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17년 여름에 일어난 아르살 전투로 여러 무장 단체들이 이 지역에서 완전히 밀려나면서 도시는 비교적 안정을 되찾았다. 그 결과 국경없는의사회도 아르살에서 대응 활동을 확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년여간 아르살 치안 상황이 나아졌음에도 인도적 상황은 사실상 전혀 진전이 없었다. 지금도 인도주의 단체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시리아 난민과 레바논 주민들 사이에 나타나는 의료 및 인도적 필요사항은 여전히 매우 높다.

 

당뇨를 앓고 있는 아르살 출신 압델하미드 알-후자이리(75세) ⓒMSF/Jinane Saad

환자 이야기 1: 압델하미드 알-후자이리 (75)

아르살 출신인 압델하미드 알-후자이리(75)는 여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치안 상황이 악화되던 중에도 압델하미드 가족은 모두 아르살에 머물렀다. 달리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20년간 당뇨를 앓아 온 압델하미드는 아르살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1차 의료센터에 다니면서 2016년부터 정기적으로 무상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그 전에 센터를 모를 때는 금전적 여력이 있을 때만 약을 사곤 했다.

젊은 시절 압델하미드는 리비아로 이주해 25년간 발굴 및 위생 분야에 종사했었다. 레바논으로 돌아온 뒤에는 압델하미드는 모아둔 돈으로 충분히 잘살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계속 일을 했었다. 그러나 레바논 내전이 터지면서 그의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

일자리도 점점 희박해지고 아르살의 치안 · 경제 상황도 나빠지면서 압델하미드의 상황은 계속 나빠졌다.

올해 초반 압델하미드는 응급 수술이 필요했으나 아르살에서 특수 의료 서비스를 구할 수 없어 자흘레에서 처치를 받아야 했다. 이를 위해 사회보험금을 제외한 순수 비용으로 미화 1,000달러가 필요했다. 그는 있는 돈을 모두 모아 봤지만 남은 돈도 충분치 않았고 돈을 빌릴 데도 없었다.

의료적 긴급 상황은 극복했으나 여전히 여러 만성질환을 겪고 있는 압델하미드는 정기적으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방문한다. 더 이상의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 습관도 건강하게 모두 바꿨다.

 

당뇨를 앓고 있는 시리아 출신 압델라티프(56세) ⓒMSF/Jinane Saad

환자 이야기 2: 압델라티프(56)

알-쿠사이르 출신인 압델라티프(56)는 2013년에 시리아 홈스 주를 떠나 아르살의 난민캠프에서 살아 왔고, 18년간 당뇨를 앓아 왔다. 전쟁이 터지면서 압델라티프는 농지가 훼손되고 집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했고, 그의 아내와 자녀 2명은 폭격 속에 부상을 입었다. 결국 압델라티프 가족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레바논에 피신한 이후 압델라티프의 삶은 완전히 변했다.

시리아에서는 큰 집도 있었고, 여러 농지를 가꾸며 과일, 채소, 곡물을 기르곤 했다. 기른 농작물 덕분에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해 당뇨 합병증도 없었다. 지금 그가 살고 있는 집은 천막이다.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고, 자녀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며, 약을 사지도 못한다. 과거 압델라티프는 자부심이 높기로 유명했고 지역사회에서도 명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시리아에서 보낸 마지막 며칠, 이후 레바논에 있는 내내 압델라티프의 육체적 · 정신적 건강은 날로 악화되었다.

압델라티프는 아르살 주민과 시리아 난민들을 돕는 국경없는의사회를 고맙게 생각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2012년부터 아르살에서 꾸준히 활동하지 않았다면 그를 포함한 수백 명은 스스로 약을 구할 방법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아르살의 치안 상황을 고려하면 사람들이 자력으로 약을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아르살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르살에서 소아과 진료, 만성질환 진료 프로그램, 성 · 생식 보건 서비스(일반 분만 포함), 정신건강 상담, 보건 홍보 활동 등을 진행한다. 모든 의료 서비스와 의약품 지급은 무상으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