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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로힝야 위기 – 몬순 시작으로 열악한 캠프 상황 악화

2018.08.17

로힝야 난민 캠프에 천둥·번개가 친 이후 사람들이 침수된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Simon Ming/MSF

 

방글라데시에서 몬순 강우가 시작되면서, 콕스 바자르 곳곳에서 대나무와 비닐 시트로 만든 임시 거처에 지내는 로힝야 난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6월부터 시작된 강우는 몬순 기간 이후에도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충격적인 영향

첫 호우로 캠프 환경에 충격적인 여파가 나타났다. 훼손된 거처와 홍수로 인해 어린 아이가 죽고, 수십 명이 다쳤으며, 수천 명이 살 곳을 잃었다. 캠프 곳곳에서는 화장실 오수로 범벅이 된 물을 헤치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물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과 거처 내부까지 흘러들었다.

“윗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폭우를 막으려고 머리에 자루를 쓰고 있던 노인 분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그 분은 거처를 지키려고 애쓰던 중 잠시 멈춰 서서, 캠프의 새 장소로 이전한 뒤 어떤 어려움을 겪어 왔는지 우리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_ 샘 터너(Sam Turner)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노인의 가족은 이동 중에 먹을 것을 전부 잃어버렸고, 민둥산 꼭대기로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는 아무런 지원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새로 만든 근처의 간이 화장실들은 이미 흘러넘쳐 경사로를 따라 침전하고 있었습니다. 거처 안에서 가족들은 진흙탕 한가운데 방수 시트를 펼쳐놓고 그 위에 간신히 모여 있었습니다. 노인은 새집이 날아가지 않도록 바깥에서 바람을 막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산사태와 홍수

홍수와 산사태는 황폐해진 기반시설과 도로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산사태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을 치료했다. 팀들은 사람들, 특히 아동과 노인들이 물이 넘친 연못과 웅덩이에 빠진 경우도 보았다. 지금도 수십만 명의 로힝야족은 질병 창궐, 불안정한 구호 지원, 구하기 어려운 의료 등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것은 비교적 짧지만 매우 극심한 호우였습니다. 산사태도 일어났으며 침수된 집, 산비탈에서 쓸려나간 집들도 있었습니다.” _ 라이언 벨링햄(Ryan Bellingham) / 국경없는의사회 식수위생 코디네이터

 

화장실 훼손

“무너지거나 금세 가득 찬 화장실도 많고 일부는 오물이 넘치는 등, 위생 상황은 악화일로였습니다. 이제 화장실이 함몰되거나 구조물이 부서지거나, 산사태로 쓸려나가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_ 라이언 벨링햄(Ryan Bellingham) / 국경없는의사회 식수위생 코디네이터

호우가 시작되기 전인 5월, 쿠투팔롱-발루크할리 메가 캠프에 있는 63만6000명 인구는 총 17,302개의 간이 화장실을 사용했다.[1] 부실한 건축으로 이 캠프의 화장실 2,000여 개는 벌써 가득 찼으며, 앞으로 더 많은 호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수는 늘어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 팀들은 또한 화장실 오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시설을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로써 화장실을 비워 사람들이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화장실에 가는 것 자체도 문제다. 화장실 다수는 여러 가족이 함께 쓰는데, 호우가 일어나면 각 거처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길이 극도로 위험해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노상 배변을 하게 되고, 이로써 오물이 강과 시내까지 흘러들어가 공중보건 위험이 높아진다.

 

보건 대응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몬순 호우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의료를 제공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홍수와 산사태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호흡기 감염, 급성 수성 설사 등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도 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질병 창궐과 같은 비상사태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우리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대다수 보건소에 설사 치료센터를 구축해 두었다. 야외 활동팀들은 각 거처를 다니며 보건 교육과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이송하는 일도 맡고 있다.

몬순 기후는 9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곧 10월에는 사이클론 시즌이 시작돼 더 많은 호우가 발생하면 사람들의 건강도 더 큰 위험에 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