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차드: 수도 은자메나서 중증 영양실조 아동 치료하기

2018.08.10

Mohammad Ghannam/MSF

병동에 입원한 아동을 진찰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온도, 심박수, 호흡 등 필수 요소를 체크하고 있다.

차드 일원에서 급성 영양실조는 고질적인 질병이다. 사헬 지대 인근 시골 지역뿐 아니라 차드의 수도인 은자메나에도 5세 이하 아동 사이에서 만성 영양실조를 발견할 수 있다. 150만 명이 거주하는 은자메나에도 영양실조 케이스가 우려할 만한 비율에 이르렀다.

치부조 오콘타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프로그램 부매니저는 “특히 올해 상황이 악화됐다”며 “유가가 떨어지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7월 26일 보건부와 함께 영양실조 긴급 대응을 시작했다. 은자리 지역에 집중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ITFC)를 열었다. 이 곳에서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 및 합병증을 겪는 6개월부터 5세 사이 아동들을 치료한다.

 

보름 사이 100 이상의 아동 입원

은자메나에 새롭게 지은 영양실조 치료 센터를 운영하는 페이션트 키고마 매니저는 “보건부와 파트너들이 기존에 운영하던 시설에 중증 영양실조 환자들이 넘쳐나서 새롭게 이 치료 센터를 열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키고마 매니저는 “아이들은 종종 굉장히 심각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다”며 “어린 아이들이 이렇게 연약할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르게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센터는 아동들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러 공간으로 나뉘어졌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가장 심각한 환자들의 경우 중환자실에서 수용한다. 이들은 음식을 삼킬 수 조차 없기에 코를 통해 급식 튜브를 삽관해 위에서 소화할 수 있게끔 한다. 일부 환자들에게는 호흡기를 달기도 하고 수액을 놓기도 한다. 

“일단 환자들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식욕을 회복하면 분유 혹은 땅콩 페이스트를 준다. 이와 동시에 기타 다른 질병 혹은 합병증이 없나 살피고 치료한다”_페이션트 키고마 메니저

보름 전 은자리 치료 센터가 운영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100명 이상의 아동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아동의 상태가 호전돼 퇴원하고 나면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영양 치료식을 제공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끔 한다. 이후 일주일 단위로 보건소에서 상태를 체크한다.

 

취약 가정, 가족 부양에 어려움 겪어

매년 차드에서 볼 수 있는 급성 영양실조 케이스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를 갖춘다. 올해 은자메나의 경우 구매력의 위기로 인해 상황이 심각해졌다. 구체적으로는 계절성 식량 불안 현상과 의료계 공공 서비스 파업 등도 해당된다.

이밖에도 실업자 문제, 길거리 판매 부진, 계절성 난민, 급여를 못 받거나 적게 받는 공무원 및 사무직 종사자들 등, 수도 은자메나에 있는 여러 가정이 이런 문제에 노출되었으나, 모두가 적응할 방법은 찾은 건 아니다.

파티마의 둘째 자녀 바트라딘은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센터에서 영양실조 치료를 받고 있다. 다음은 파티마의 이야기다.

“남편은 일자리를 잃었다. 어차피 지난 7개월 동안 급여를 못 받고 있었다. 매달 말일에 급여를 받았어야 했는데, 돈을 받으러 갈 때마다 ‘내일 오라’는 답변을 들었다.”

파티마의 가족은 차드 남쪽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수도를 떠났지만, 이내 빈 손으로 다시 은자메나로 돌아왔다. 카페트, 커튼 등 가진 모든 것을 팔았지만 여전히 집세를 낼 수는 없었다. 집 주인은 가족이 남긴 물건을 모두 털어 가져갔다.

“돈이 조금 생기면 시장에서 작은 물건들을 사고 팔아서 아이들 먹일 것을 마련해보려고 한다. 지금 집엔 먹을 게 없다. 쌀도, 밀가루도 없고 감자만 몇 개 있다.”

 

영양 소아과 치료에 대한 접근성 부족

은자메나 아동 영양실조 증가의 원인은 비단 경제적인 어려움뿐 만이 아니다. 하자는 국경없는의사회 치료 센터에 입원한 18개월 남자 아이의 엄마다. 아이에게 먹일 음식은 있었지만 아이가 아플 때 치료받을 곳을 찾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아들이 열이 나고 설사를 하길래 병원에 데려가 돈을 내고 치료받고 약을 먹였다. 병원을 다녀온 지 며칠 지나자 상태가 또 매우 안 좋아졌다. 마을에 있는 보건소는 파업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다른 보건소를 또 찾아가니 (아들이) 영양실조일 수 있지만 ‘지금 치료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곤 은자리 치료 센터로 가라고 했는데, 돌고 돌아 결국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 왔다.”

은자메나에 있는 60여 개 의료 시설 가운데 최소 25곳은 급성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를 갖추고 있다. 세계의료활동연합(ALIMA)에서 평일에만 운영하는 6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유니세프의 물품 지원에 의존해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급성 영양실조에 빠르게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급성 중증 영양실조의 경우 면역력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해지고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이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차드 보건부와 함께 은자메나에 있는 의료 기관 두 곳에서 영양의학 활동을 개시했으며, 앞으로 도시 내 이 같은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