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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관련 유엔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벌어지는 논쟁적인 협상의 최근 상황

2018.07.30

침묵’ 깬 남아공, 다시 시작된 협상

배경: 

2018년 7월 27일, 제네바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결핵 관련 유엔 고위급 회담의 선언문 초안 작성을 위해 각국 대표들은 근 두 달간 뉴욕에서 기나긴 논쟁을 벌였다. 최종 버전에 가까운 초안이 7월 20일 유엔 총회 회장에게 제출됐고, 이 문서는 7월 24일까지 ‘침묵 절차’(silence procedure)를 보내고 있었다. 결의안 혹은 선언문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 해당 문서는 일정 기간 ‘침묵 절차’를 거친다. 정해진 기한 안에 반대 의사를 제기하는 국가가 없으면 초안 문서는 ‘합의된’ 것으로 본다. 만약 어떤 국가가 이 침묵을 깨뜨리면 협상이 재개된다.

7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초안 선언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침묵’을 깼다.

현재 제출된 초안 선언문은 적정 가격의 의약품 보급을 위한 세계무역기구(WHO) ‘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 아래 각국이 실행할 수 있는 공중보건 보호장치를 포함하지 않을뿐더러, ‘지적재산권은 새 의료 제품 개발에 중요한 인센티브가 된다’는 의심스러운 표현도 담고 있다. 결핵에 있어 이 점은 옳지 않다.

7월 20일에 제출된 선언문 초안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영문):

https://www.un.org/pga/72/wp-content/uploads/sites/51/2018/07/TB.pdf

 

국경없는의사회는 기존의 그리고 장래의 결핵 진단도구, 치료제, 백신들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꼭 전달되도록 더 큰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력히 요구한 남아공의 용기 있는 결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에 따라 결핵에 관한 유엔 고위급 회담의 초안 선언문 협상이 재개되었습니다.

각국 대표들은 근 두 달간 열띤 논쟁을 벌인 끝에 초안 선언문을 내놓았습니다. 그 결과물은 앞서 나온 보건 및 의약품 접근성에 관한 여러 유엔 선언문 내용에서 대부분 벗어나 있습니다. 종래 선언문들은 공익 기반 연구개발(R&D) 촉진의 필요성을 인정했고, 이에 따라 개발된 의료 제품은 적정 가격에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몇몇 국가들이 대형 제약회사의 로비를 등에 업고 이렇게 공격적으로 밀어부친다면 결핵 환자들을 위한 필수 도구와 의약품의 접근성을 보장하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선언문 협상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요청합니다. 가격 적정성과 ‘연계 단절’(de-linkage)[1]에 관한 내용을 지지하는 정치적 의지를 시급히 보여 주십시오. 또한 결핵 R&D에 쓰인 투자금은 의약품 판매 수익이나 고가의 약값을 통해 재정적 수익으로 되돌리려는 기대로부터 분리시켜야 한다는 점도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각국은 또한 TRIPS에 명시된 국제 공인의 공중보건 보호장치를 사용할 완벽한 권리를 주장해야 합니다. 이로써 모든 결핵 치료제, 특히 결핵 치료 확대에 필요한 경구용 신약 전체에 대한 적정 가격의 제네릭(복제약)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국 대표는 이 선언문이 서류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적정 가격의 중대한 결핵 치료제가 필요한 수백만 명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_ 엘스 토릴(Els Torreele)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총괄 디렉터

 

[1] 연계 단절(de-linkage): R&D 비용과 최종 의약품 가격 간의 연결고리 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