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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팔레스타인: 각자의 자리에서 부상자들을 돕고 있는 활동가들 이야기

2018.06.07

3월 30일 ‘귀환의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가자에서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6월 5일까지 이어졌다. 이스라엘에서는 6월 5일을 ‘예루살렘의 통일’의 날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예루살렘의 합병’이라는 이름으로 이날을 기념하는데 이는 1967년 일을 토대로 한 것이다.

최근 시위 중 무장을 하지 않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부상을 입었는데, 다수가 실탄에 맞으면서 이스라엘 군의 과도한 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현재 가자 보건당국은 대규모 부상자에 대응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년간의 봉쇄와 내부 분열, 고질적인 에너지 위기로 기반시설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보고에 따르면 ‘귀환의 행진’ 시작 이후로 120명이 사망하고 1만319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부상자 중 3630명은 이스라엘과 가자를 나누는 장벽 근처에서 이스라엘 군이 쏜 총에 맞았다.

 

김용민 / 정형외과의

총상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수술 팀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리 총상 환자가 대부분이고, 젊은 남자 환자들 혹은 나이가 어린 12살 정도의 소년들도 종종 보입니다. 수술이 많은 날은 아침 아홉시부터 계속 수술 환자가 들어오고, 수술방 네 개에서 동시에 이뤄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첫 번째 구호 활동인데, 평소에 가볼 수 없던 세상을 몸소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메드 / 가자 진료소 경비원

3월 30일 이후 지금까지 가자 시의 우리 진료소에 온 총상 환자는 500명이 넘습니다. 부상자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직원 모두가 큰 압박을 느꼈지만 다들 환자들을 돕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도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잘 아니까요. 저는 비록 경비원이지만 이번 폭력사태 이후로는 들것도 나르고, 환자들을 구급차에서 내려주기도 하고, 몸을 다쳐 못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는 물을 사다 주기도 합니다. 저는 여기 보탬이 되러 온 거니까요. 우리 모두가 인간이고, 인도주의 활동가들입니다.

사마르 / 약사

저는 국경없는의사회 약사로 일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최근 폭력사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긴급구호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재빨리 대응 규모를 늘려서 의약품과 일회용품, 수술용품, 물류용품 같은 것들을 가자 시내 보건부 소속 병원들에 기증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병원들은 아직 모든 것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자헤르 / 간호사 

단 두 달 사이에 우리 진료소에는 총상환자 1200여 명이 왔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대응 활동에 큰 노력을 기울였죠. 외과 팀들을 배치했고 의료품도 기증했습니다. 이곳 진료소에서는 환자들에게 최대한 질 좋은 의료를 제공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이 너무 많고 부상도 심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많은 부상자를 살펴줄 간호사 30명을 추가로 채용했습니다.

아무 자세르 / 외과팀 보조 

총상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자 보건부에서 국경없는의사회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외과의, 간호사, 마취과의를 지원했죠. 우리는 복잡한 2차 수술을 실시하고 감염 예방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부 이식과 재건 수술도 진행합니다. 수술 후에는 가까이에서 추후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환자들을 곳곳의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로 이송하기도 합니다. 현지 팀들과도 긴밀히 협력합니다. 이 힘든 시기에 현지 보건 체계가 잘 버텨낼 수 있도록 서로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레지도르 / 수술장 간호사 

국경없는의사회 부상자 지원 핸드북에 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단지 환자 몸에 파인 홈(hole)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한 사람을 온전히(whole) 치료해야 합니다.” 참 맞는 말입니다. 가자 북부에서 처음 몇 주간 활동하면서 제가 놀랐던 건 총상 환자 대부분이 청소년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상이 너무 심하다 보니 이 젊디 젊은 친구들이 앞으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이 친구들을 잘 보살펴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