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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하자 주 결혼식장 공습을 규탄하는 국경없는의사회

2018.04.25

2018년 4월 24일

하자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에 사상자 63명이 이송되었다. 이는 4월 22일 일요일 밤, 사우디 주도 아랍 동맹군이 저지른 일련의 공습 이후 벌어진 일이다. 공격이 일어난 장소는 예멘 하자 주의 가난한 외딴 마을 바니 카이스의 한 결혼식장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주앙 마르틴스(João Martins)는 이렇게 말했다.

“민간인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 행위입니다. 바니 카이스에서 벌어진 일은 끔찍했습니다. 우리 팀들이 치료한 부상자 63명 중 13명은 아동이었습니다. 부상자들은 전통적으로 이곳 사람들이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머리에 얹는 꽃장식을 한 채로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무기를 소지했거나 군복을 입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밤 11시경 공습이 벌어졌고 자정 무렵부터 하자 병원으로 첫 환자들이 도착했다. 처음에 부상자들은 당나귀 등에 실려 왔다. 공습 때문에 마을에 있던 유일한 차량 2대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에서 보낸 구조대원들과 구급차 2대가 마을에 도착했지만, 상공의 비행기들로 인해 추가 공습에 대한 우려가 있어 환자 이송이 매우 늦어졌다.

현장에 있던 카말(12세)은 이렇게 증언했다.

천막 안에 있었는데 공습 소리가 났어요. 그 다음에 저는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어요. 깨어나 보니 사람들이 다 천막 밖으로 달아나고 있더라고요. 저는 형과 같이 그 안에 있었어요. 신랑이 제 친구였거든요. 제 사촌 중 한 명은 이번에 목숨을 잃었어요.”

결혼식장에 왔던 또 다른 하객 다리스는 공격 20분 전에 자리를 비웠었다. 다시 돌아왔을 때 현장은 아수라장이었고 바닥에는 사지가 절단되어 피에 뒤덮인 시신들이 있었다. 다리스는 아이들이 미친 듯이 엄마, 아빠를 찾았다고 말했다. 

“시신 몇 구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천막 안에서 부모님들이 결혼식을 보고 있는 동안 아이들은 밖에서 뛰놀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공격이 일어난 겁니다.”

구급차들은 많게는 한 번에 환자를 6명씩 태우고 하자 병원에 왔다. 부상자 대다수는 사지를 잃고 유산탄 부상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환자 중 3명은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했는데 그중 형제 2명은 각각 발 한쪽을 잃었다. 이른 아침, 많은 하자 지역민들이 헌혈을 위해 병원을 찾아왔고, 두 시간 만에 부상자 치료에 쓸 혈액백 150개가 마련되었다.

하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샐리 토마스(Sally Thomas)는 이렇게 말했다.

“한 여성 분이 아들을 찾으며 패닉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는 결혼식장에 가 있었는데, 아이 엄마는 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이 마을의 많은 여성과 아동들이 정신적 충격에 빠져 있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벌어진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

마르틴스 예멘 현장 책임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전쟁 당사자들은 구별 • 비례 • 예방의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민간인들에게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공격을 개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멘에서는 지속적으로 전쟁 규칙들이 위반되어 왔습니다. 모든 전쟁 당사자들은 민간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무기를 판매하여 분쟁을 부추기는 이해관계자들 또한 민간인 보호를 위해 제정된 인도법을 준수할 책임이 있습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예멘 내 병원•보건소 13곳에서 활동하는 한편, 예멘 내 11개 주(타이즈, 아덴, 알-달리, 사다, 암란, 하자, 이브, 사나, 아브얀, 샤브와, 라흐즈) 전역에서 병원•보건소 20여 곳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