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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동구타에 벌어지는 참혹한 대규모 사상자 재앙

2018.03.12

Robin Meldrum/MSF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사진 자료(2013). 혈액백은 현재 동구타에서 가장 필요한 의료 물품 중 하나다.

2주간 하루도 빠짐 없이 1일 평균 최소 71명 숨지고 344명 다쳐

2018년 3월 8일

3월 8일, 독립적인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동구타 포위 지역에서 지원하는 병원 및 진료소로부터 수집한 의료 데이터를 발표했다. 군사 작전 2주간 발생한 사상자 수는 참혹할 정도로 높았다. 한때 의료 물자가 극도로 부족한 가운데 의료 시설들이 폭격을 맞기도 했으며 의료진은 완전히 지쳐 있다.

2018년 2월 18일 저녁부터 3월 3일 저녁까지 총 2주간의 기록에 따르면 사망자가 1005명, 부상자가 4829명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71명이 숨지고 344명이 부상을 입은 셈이다. 이 데이터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의료 시설 10곳, 그 외 동구타 포위 지역에서 긴급 상황 때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물자 기증을 받는 의료 시설 10곳의 기록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 2곳은 3월 3일 당시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기록은 실제보다 적다고 봐야 한다. 한편, 동구타에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지 않는 시설들도 있으므로 전체 사상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메이니 니콜라이(Meinie Nicolai)는 이렇게 말했다.

“사상자 수 자체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 줍니다. 우리가 지원하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사태는 더 심각해 보입니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절망감은 나날이 높아만 갑니다. 우리 동료들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너무도 지쳐 곧 쓰러질 지경입니다. 틈틈이 쪽잠을 자야 하고, 직격을 맞지 않을까 늘 두려움에 휩싸여 지내고 있습니다. 의료진들은 의료 활동을 한다는 모습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 그리고 교전 당사자들이 무참히 전쟁 규칙을 짓밟는 가운데, 의료진은 불가능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거의 계속되다시피 하는 폭격 속에서도 동구타 지원을 위해 저장해 둔 의료 물자를 배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물품들은 여러 지원 시설에서 급속히 소진되고 있어, 수술용품 등의 주요 물품은 벌써 고갈된 상태다. 월요일, 공식 구호대가 포위 지역 북부 진입을 허가 받았다. 그러나 이번 구호대를 함께 조직한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구호대에서 의료 물품을 제외시켰다고 한다. 구호대에서 제외된 중대 의료품 외에도, 의료 물자의 대대적인 보급을 한시 바삐 지원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병원 및 진료소 20곳 중 15곳이 폭격을 맞아 훼손되었다. 이로써 의료를 지원할 역량이 또 한번 축소된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의료진 중 4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쟁부상 환자 외에도 의료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동구타 지역민 대부분은 지하실이나 임시 지하 대피소에 살고 있다. 안전한 식수도 부족하고 위생 여건도 거의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2월 18일에 시작된 대대적인 군사 작전 전에도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미 하라스타 지역의 야전병원 지원 활동을 높이고 있었다. 그곳은 2017년 11월부터 폭격이 격화돼 지역민의 70%가 이미 지하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 지역에서 모은 의료 데이터에 따르면 호흡기 감염, 설사 질환, 피부 감염 등이 크게 증가했고, 환자 다수는 아동이었다.

국제인도법의 기본 규칙에 입각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교전 당사자와 그 동맹 세력에게 다음 사항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의료 대응 활동을 재조직할 수 있도록 폭격을 멈춰 달라.
  • 교전 전후, 교전 동안 교전선 양쪽의 민간 지역 및 의료 시설을 포함한 기반시설이 타격을 입지 않도록 보장해 달라.
  • 생명을 구하는 중대 의약품과 의료 물자를 제한 없이 보급하고, 구호대 물품 중 의료 물품을 제외시키지 말라.
  • 가장 위독한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대피할 수 있도록 해 달라.
  • 독립 의료 구호 단체들이 동구타에 들어가 직접 지원을 할 수 있게 해 달라.

 

참고 사항

최근 교전이 격화되기 시작할 당시, 국경없는의사회는 동구타 내 의료 시설 10곳에 정기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2월 18일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의료물자 기증을 통해 다른 시설들도 적극 지원하는 데 나섰다. 수년간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요청하지 않던 시설들마저 도움을 요청하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서 급속도로 물품이 줄어든 병원 및 진료소 10곳을 추가로 지원해 긴급 물자를 기증하고 있다. 그러나 수술 용품 등의 일부 물품은 동구타에서 그 누구도 구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시설들에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다.

동구타 외 지역의 경우,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부에서 의료 시설 5곳, 이동 진료소 3개 팀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그 밖의 의료 시설 5곳과는 파트너십을 맺어 활동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동구타와 같이 팀들이 직접 머물 수 없는 여러 지역에 분포한 의료 시설 약 50곳에 원격 지원을 실시한다. 이들 중 일부 지역은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그 밖의 시설들에는 때마다 긴급 의료 물품 기증을 통해 돕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시리아 활동에는 이슬람국가(IS) 통제 지역이 포함되지 않는다. IS 지도부가 안전 및 공정성에 대한 보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시리아 정부 통제 지역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지역에서 제외된다. 지금까지 수차례 활동 승인을 요청했으나 허가를 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적 압박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활동에 그 어떤 정부 기금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