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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우간다: 이투리 주에서 폭력사태 발생 … 수만 명 집 떠나

2018.03.05

2017년 12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북동부 이투리 주(州)에서 부족 간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2월 들어 그 강도가 더 거세지면서 디주구(Djugu) 인근 지역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 집들이 불타고 사람들이 살해됐으며 수만 명이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났다. 피난민 일부는 부니아(Bunia)를 향해 남쪽으로 갔고, 다른 사람들은 마하기(Mahagi)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아직도 구호 단체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에 남아 있는 이들이 많다. 최근 몇 주간 4만여 명의 콩고인들이 비용을 내고 앨버트 호수를 건넜다. 그러나 우간다에 도착한 이들이 마주한 환경은 열악했다. 이들을 맞기 위한 시설들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넘어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던 것이다. 2월 23일, 우간다 보건 당국은 호이마 지역에 콜레라가 발생해 피난민과 지역민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호이마 지역은 새로 들어온 난민들이 머무는 곳이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호수 양쪽에서 활동하면서 현지에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민주콩고) 이투리 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추산에 따르면, 2월 중순 부니아 시에 피신해 있는 사람이 약 2만 명이었다고 한다. 대부분 친구와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2천 명가량은 지역 병원 안쪽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 모여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부니아 시내 보건소 3곳(비고·킨디아·렘바보)에서 실시하는 기본적인 의료 지원을 돕는 한편, 위독한 환자들을 근처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주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외래환자 2117명을 진료했는데, 이 중 783명은 5세 미만 아동이었고 349명은 임산부였다. 환자들이 보인 주된 질병은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 설사였다. 한편, 부니아에 온 사람들은 자신이 겪었거나 목격한 폭력으로 큰 충격에 빠져 있기 때문에, 팀들은 정신건강 상담도 실시한다. 현재 부니아에는 보호자가 없는 아동들도 있고, 오는 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들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원 부지 안에서 물 공급 시설, 화장실 20개, 샤워실 10개 등을 마련하는 등 식수위생 활동을 실시했다. 팀들은 담요·비누 등 비식량 구호품이 든 키트 1,200개를 배급했고 피난민들에게 밀가루, 소금, 쌀 등의 식량을 배급하는 일도 계속 지원하고 있다.

민주콩고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플로렌트 우제니(Florent Uzzeni)는 이렇게 말했다.

“이투리 피난민 대부분은 지역민들과 함께 지내고 있지만 일부는 학교, 교회, 비공식 캠프에 피신해 있습니다. 부니아에는 여성과 아동들이 많은데요. 식량이나 물 같은 생필품을 모두 구호 지원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치안 문제 때문에 아직 우리가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에도 많은 피난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북쪽의 마하기에도 1개 팀이 상주하면서 현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드로드로(Drodro) 등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의약품과 장비, 부상자 치료용품 키트를 지원하는 등 원격 지원을 해 왔다. 이곳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지원은 극히 적기 때문에 식량, 의료, 거처를 찾아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호수를 건너

이번 폭력 사태로 연쇄 반응이 나타났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1월 초부터 4만2000여 명의 콩고 난민들이 교전을 피해 우간다 해안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들은 삐걱거리는 어선에 빽빽하게 올라타고 앨버트 호수를 건넜다. 우간다까지 약 6시간~10시간이 소요되는데, 배가 전복돼 익사한 난민들의 소식도 보고되었다.

우간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아흐마드 마하트(Ahmad Mahat)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새로 도착한 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한밤 중에 공격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큰 상처와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 빠진 채 녹초 상태로 도착하고, 몸이 아픈 아이들도 있습니다. 작은 통나무배를 타고 온 사람 중 일부는 안전하게 여기까지 오려고 근 3일 동안 노를 저어야 했습니다.”

MSF

현재 카고마 수용센터와 마루타투 정착지(창괄리 일부)는 몰려오는 난민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투리에서 겪은 폭력, 그리고 우간다까지의 힘든 여정 속에 몹시 취약해진 난민들은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우기에 노출돼 있고, 적절한 물과 식량을 구하기도 어려우며, 식수위생 여건도 말이 아니다.

(우간다) 호이마 지역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난민들은 도착하는 곳은 세바고로(Sebagoro)인데, 이 곳은 호이마 지역의 작은 어촌으로 상륙 지점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난민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 2월 중반에 들어서자 1일 평균 최대 3천 명이 몰려오면서 이 지점은 곧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기후 조건과 벌금 문제 때문에 지금은 1일 평균 수백 명이 들어오는 등 유입 인구가 줄어들었다. 도착한 난민들은 신속히 세바고로를 떠나 카고마 수용센터로 간다. 이 곳은 우간다 당국과 유엔 파트너 단체들이 관리하는 곳이다. 난민들은 이곳에서 난민 등록과 인도적 지원을 받은 뒤 난민캠프로 이동한다. 대다수가 우간다 중서부의 창괄리(Kyangwali) 정착지 및 곳곳의 캠프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2월 한때 버스 수송과 등록 처리가 밀리는 바람에 난민들은 최대 1주일을 상륙 지점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이들을 위한 지원이 거의 없었고, 화장실도 없었으며, 물도 호숫물 말고는 구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일부 난민들은 세바고로 시내로 들어가 친척들을 찾고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

현재 카고마 수용센터와 마루타투 정착지(창괄리 일부)는 몰려오는 난민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투리에서 겪은 폭력, 그리고 우간다까지의 힘든 여정 속에 몹시 취약해진 난민들은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우기에 노출돼 있고, 적절한 물과 식량을 구하기도 어려우며, 식수위생 여건도 말이 아니다. 최근 보건당국은 이 지역에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2월 중순 이후로 벌써 3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도 최소 1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간다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아흐마드 마하트(Ahmad Mahat)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간다 상황은 몹시 우려스럽습니다. 콜레라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사망률도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콜레라 전담 치료센터 활동과 더불어 여러 대응 활동 규모를 신속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세바고로 상륙 지점에 정수장을 설치해 난민들과 해안가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도록 하고, 경구용 수분 보충제 지원처를 설치하고, 감시 활동을 실시하고, 트럭으로 물을 실어 나르고, 화장실도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이 치명적인 병의 확산을 통제하고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며칠 안에 콜레라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하는 것도 몹시 시급합니다. 이러한 전염병에 대응하는 정기 활동에는 예방접종 활동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단체들과 논의한 끝에 긴급 예방접종 캠페인을 위한 백신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청신호가 떨어지는 즉시 보건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대기 중입니다.”

MSF

난민들이 도착하는 곳은 우간다 호이마 지역에 위치한 작은 어촌 세바고로(Sebagoro)이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세바고로 시내 보건소에 콜레라 치료센터(병상 50개)를 세웠다. 콜레라 대응 활동과 더불어 이 보건소에 필요한 의료물자와 자원도 제공하고, 상륙 지점에서는 이동 보건지소를 운영해 응급 환자들을 보건소로 이송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수용센터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카송가 보건소에도 콜레라 치료센터(병상 50개)를 열었다. 여러 단체들의 지원 속에, 현재 2만3000명을 수용하고 있는 마라타투 정착지의 환자들은 이 보건소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카고마 수용센터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아동 5263명에게 소아마비·홍역 예방 백신을 제공했고, 가임기 여성 2160명에게는 파상풍 예방 백신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24시간 운영하는 외래환자 진료소도 열었다. 2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2000여 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았는데 대부분 설사, 콜레라,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을 앓고 있었다. 이 진료소에서는 산전 진료 및 성폭력 피해자 치료도 진행된다.

이투리 주의 상황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다. 또 다시 폭력이 발생해 수많은 이들이 우간다로 피신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치안이 불안해 많은 콩고 피난민들이 중대한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지금도 민주콩고에 남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피난민들에게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간다에서는 치명적인 콜레라 발병이 기승을 부리는 데다 인도적 지원도 충분치 않아, 앨버트 호숫가에서 심각한 비상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