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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차드: 잘못된 정보와 자원 부족으로 난항을 겪는 콜레라 대응 활동

2017.11.17

바르-아줌 강변의 모습. 사람들은 여기서 빨래와 세면을 하고 심지어 강물을 마시기도 한다. ⓒClarisse Douaud/MSF

 

2017년 11월 16일, 은자메나

차드에서 일어난 콜레라 전염은 많은 이들이 세탁∙목욕 심지어 식수로 쓰는 바르-아줌(Bahr-Azoum) 강을 따라, 동부 실라에서 남쪽으로 이어져 사람들이 더 밀집돼 있는 살라맛 내 암 티만까지 퍼졌다. 이곳 지역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가까운 곳이다.

발병 지역이 달라지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실라에 있던 긴급대응팀을 암 티만으로 이전했다. 차드 공중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살라맛 지역에서는 첫 환자가 보고된 9월 11일부터 11월 14일까지 총 795명의 환자가 보고되었고 23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암 티만에 병상 40개 규모의 콜레라 치료센터를 짓고, 인근 여러 마을에는 이보다 작은 소규모 지원처들을 두었다.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암 티만 지역사회는 이에 대처하기가 버거워졌고, ‘콜레라’라는 수인성 질병에 대해 대중의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9월 22일 국경없는의사회 차드 긴급대응팀이 세운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치료 활동을 담당하는 로저 하이웨(Roger Haïwe)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곳의 특이점은 환자들 증상이 매우 심하다는 겁니다. 콜레라 치료센터까지 먼 거리를 와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콜레라에 걸리면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발병 사실을 밝히기 어려워하는 거죠.”

발병이 최고조에 달하던 10월 중순,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 절반 이상은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였다. 센터에 찾아오기까지 너무 오래 버텼거나, 교통편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구급차는 단 2대뿐이고 도로마저 험한데다 전화 연결 상태도 원활하지 않아,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까지 갖가지 장애물에 부딪쳐야 했다.

암 티만 지역에서 콜레라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카치 카차에서는 지역민들이 구급차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게다가 이 지역에서 구급차를 대체할 교통편은 소형 오토바이 택시뿐인데, 이는 너무 비싸다.

카치 카차 주민 아흐맛 이사(Ahmat Issa)는 우여곡절 끝에 암 티만까지 갔던 다른 환자 2명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너무 아픈 나머지 오토바이에 탈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다린 끝에 구급차를 타고 먼지가 자욱한 울퉁불퉁한 길을 45km나 달려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센터로 이송되었죠.”

아흐맛(39)은 수수를 수확하다가 강물을 마신 뒤로 아프게 되었다. 많은 환자들이 이 같은 경험을 했는데, 모두들 뙤약볕이 내리쬐는 밭에서 일을 하다가 강에서 갈증을 해소하고는 병을 얻은 것이다. 하룻동안 마실 물을 큰 용기에 담아 들고 일터까지 걸어가기란 농부들에게 번거로운 일이었다.

사람들이 마음 놓고 물을 마실 수 있게 하려고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대응 활동으로 물, 심지어 강물도 정수 처리할 수 있는 자루를 배급하기도 했다. 이 자루는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국경없는의사회 보건홍보 단원들이 모든 환자에게 배급하는 위생 키트 중 하나다. 이 키트에는 정수용 20리터 양동이, 비누 1개, 담요 1개, 모기장 1개가 들어 있다.

콜레라 치료센터 회복실 텐트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보건홍보 단원이 노령의 환자 암네 파두(90세)에게 위생 키트를 전해 주고 있다. ⓒClarisse Douaud/MSF

회복실 천막 안에는 암네 파두(Amne Fadou, 90세)가 위생 키트를 받아 들고 매트에 앉아 있다. 하지만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키트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파두 여사는 마을 샤워실에서 아팠는데, 다른 사람들이 샤워실을 써야 했기 때문에 그곳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후 파두 여사는 보호자 없이 콜레라 치료센터에 홀로 이송되었다. 파두 여사는 콜레라에 전염될까 봐 아무도 동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구토와 설사가 나서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어요.”

간병인이 없어 센터의 또 다른 환자 자라 에두아르드(Zara Edouard, 18세)에게 식사 보조를 받던 파두 여사는 이렇게 말했다.

점점 더 늘어나는 환자에 대처하기 위해, 보건부 소속 1개 팀은 카치 카차 지역에 소규모 콜레라 치료 지원처를 마련했다. 이 팀은 마을 사람들의 협조를 구해 나뭇가지와 천막 부품을 가지고 간이 시설을 지었다. 1주일 뒤, 바닥에 환자 17명이 누워 있을 정도로 지원처에는 환자들이 가득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카치 카차 및 암 티만 내 다른 마을에 병상 10개, 20개 규모의 콜레라 치료 지원처 3곳을 세우는 일에 힘을 보탰다.

콜레라는 콜레라에 걸린 사람의 배설물이나 토사물에 오염된 음식물과 물을 섭취했을 때 전염되는데, 구토와 설사로 손실된 체액과 전해액을 즉시 교체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환자는 몇 시간 내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오염되었을지도 모르는 강물에서 아동들이 계속 놀았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체에 위생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이 시급히 필요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암 티만과 인근 여러 마을에 위생, 물 정수 처리, 콜레라 예방 등에 대한 인식제고 활동을 실시해 왔다. 하이웨 박사는 점점 더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난다고 했다. 처음에는 수치심 때문에 밤에만 치료센터를 찾아왔지만, 나중에는 낮에도 환자들이 센터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콜레라 전염 및 지원 필요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역학 감시도 실시해 왔다. 이에 관해 국경없는의사회 역학자 제니퍼 오키프(Jennifer O’Keefe)는 이렇게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비정부기구들은 온전하고 신뢰할 만한 최신 정보를 확보해 지원 활동 중에 보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현장에서 오키프는 날마다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집에서 어머니가 애타게 기다리던 아흐맛은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나흘 밤을 보낸 뒤 퇴원했다. 그는 너무 지친 나머지 일어나지도 먹지도 못했다. 치료를 마친 아흐맛은 다시 먼 길을 이동해 집에 돌아가 회복기를 가졌다. 그리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아흐맛은, 이제 바르-아줌 강물을 마시기보다는 집에서 물통을 가져갈 거라고 했다.

 

배경 설명

국경없는의사회는 첫 환자가 등록된 8월 14일부터 11월 12일까지 차드 곳곳의 콜레라 치료센터에서 950여 명의 환자들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총 1186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고, 같은 시기 콜레라로 사망한 사람은 73명이었다. 초기에는 수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차드 동부의 실라 지역에 감염 사례가 집중되었지만, 9월 11일에 살라맛에서 처음으로 의심환자가 보고되면서 그 양상이 달라졌다. 보건부에 따르면, 실라 지역에서는 총 432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고 5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 콜레라 치료 지원처 3곳, 경구용 수분 지원처 1곳을 마련했다.

9월 18일, 보건부는 실라 및 살라맛 지역에 콜레라가 발병했다고 공식 선포했다. 실라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줄어들자, 국경없는의사회는 해당 활동을 보건부에 넘겨주고, 남쪽으로 눈을 돌려 암 티만으로 활동 방향을 옮겼다. 그곳에서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9월 22일~11월14일, 암 티만의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 센터에서는 총 519명의 환자들을 받았고 이 가운데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차드에서 35여 년간 활동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미 암 티만에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병원과 인근 보건소들의 소아과∙산부인과 의료 지원 활동을 도왔다. 차드 호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역병원들을 지원하는 한편, 수많은 이동 진료소 활동을 통해 피난민들에게 1차 의료를 지원한다. 한편, 망둘 남서부에 위치한 모이살라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계절성 말라리아 예방 캠페인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