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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결핵 보고서' 발표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입장

2017.10.31

2017년 10월 30일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이지만 분명 치료가 가능한 이 감염병이 어떻게 지난해에도 근 18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일까요? 전년도와 비교해 보니 약제내성 결핵 환자는 더 늘어난 반면 진단상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 약제내성 결핵 환자 5명 중 1명은 여전히 진단을 못 받고 있고, 치료를 시작한 사람 중에도 절반 정도만 완치되고 있습니다. 벌써 5년째 시판 중인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 2종(베다퀼린, 델라마니드)은 그동안 많은 생명을 살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약이 필요한 사람 중 실제로 약을 구하는 사람은 전체의 5%도 되지 않습니다. 2015년에 비해 2016년에도 보급율이 전혀 늘어나지 않은 거죠.

국경없는의사회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결핵 퇴치 국제협력사업단’(Stop TB Partnership)이 펴낸 ‘Out of Step’ 보고서에 따르면, 결핵으로 높은 부담을 안고 있는 나라들이 WHO가 권고한 최상의 관행과 도구를 확대하는 일에서 크게 뒤쳐지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WHO는 이 전염병 퇴치에 필요하다고 보이는 치료법과 도구들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다음달 모스크바에서는 각국 보건장관들이 모여 세계 최초로 ‘결핵 퇴치를 위한 세계 각료회의’를 개최합니다. 나아가 2018년 9월에는 유엔 총회 계기에 전 세계 지도자들이 결핵 관련 UN 고위급 회의에 참석합니다. 이 또한 처음 열리는 회의죠. 이제야 비로소 결핵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걸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핵의 전세를 역전시킬 만한 진지한 약속입니다. 결핵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나라들은 약제내성 결핵 신약을 비롯한 결핵 진단 및 치료제 접근성을 높여야 하며, 각국은 모든 형태의 결핵 치료에 효과적인 새 결핵 치료법 개발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_ 이삭 치크와나(Isaac Chikwanha) 박사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결핵·HIV·C형 간염 의료 자문

* ‘Out of Step’(2017) 보고서 링크: https://www.msfaccess.org/outofstep2017

*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자료실: http://www.msf.or.kr/article/3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