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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을 덮친 치명적인 영양실조 위급 상황

2017.06.27

2016년 8월 이후, 에티오피아 남동부 둘로에서 예방접종을 받고 아침식사를 기다리는 소말리아 난민 아동들 ⓒ Philippe Carr/MSF

2017년 6월 26일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 남동부에 위치한 둘로(Doolo) 지구에서 심각한 영양실조 위급 상황이 일어난 가운데, 걱정스러운 수준으로까지 영양실조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가장 피해가 큰 둘로 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영양 자문 사스키아 반 데르 캄(Saskia van der Kam)은 이렇게 말했다.

“현재 둘로 지구에서 중증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 아동들의 수는, 우리 팀들이 이 지역에서 활동한 지난 10년 사이에 본 것 중 가장 많습니다.”

에티오피아 보건 당국과 협력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중증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하고자 외래환자 치료식 센터 27곳과 입원환자 치료식 센터 4곳을 설치했다. 1월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다노드, 레헬-유쿱, 와드허, 갈라디, 다라톨레 등지에서 중증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5세 미만 아동 6136명을 치료했다. 이 수는 2016년 같은 시기보다 10배나 많은 수로, 당시에는 491명의 아동이 생명이 위급한 가운데 치료를 받았다.

6월 첫 2주 만에 중증 영양실조 아동 322명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입원환자 치료식 센터에 입원했다. 모든 의료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중 51명은 살아남지 못했다. 6월 중 사망한 아동은 총 67명으로 늘었다. (출처: 국경없는의사회. 현재 에티오피아 보건 및 영양 당국에서 정확한 숫자를 확인 중이다.) 반 데르 캄 자문은 이렇게 말했다. 

“이 67명 아동의 사망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 줍니다.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이 상황은 인도주의적인 위급 상황입니다.”

외부 지원에 완전히 의존해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

이번 영양실조 위기는 두 차례나 우기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결과로 일어났다. 가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축을 잃었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전통적인 유목 생활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 사람들이 정착한 곳은 비공식 캠프인데 그 곳에는 생존에 필요한 충분한 음식과 안전한 물이 없다. 세 살배기 손녀 마이다의 치료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치료식 센터 중 한 곳에 찾아온 파르다우사는 이렇게 말했다.

“가뭄이 오자 가축들이 다 죽어서 더 이상 수풀 속에 머물 수 없었어요. 지금껏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져다준 동물들이었는데… 이제 아무것도 없어서 아이들은 앓아 눕고 죽어 가고 있어요.”

이 지역 사람들에게 가뭄은 낯선 것이 아니다. 주로 목축업에 종사하는 지역민들은 다음 우기가 올 때까지 최대한 낙타와 소를 잃지 않기 위해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는 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기가 연이어 두 차례나 나타나지 않자, 더 이상 대처할 수가 없던 많은 이들은 결국 외부 지원에 완전히 의존하게 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지원 데스크 칼린 클레이어(Karline Kleijer)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팀들은 가축 대다수가 죽는 바람에 지역사회 전체에 우유가 없어진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가축이 없어 사람들은 더 이상 수입원도 없고, 이동할 때 식량과 물을 나를 수단도 없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으려고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에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줄어드는 식량 지원 속에 치솟는 영양실조

캠프에 머무는 사람들은 식량 지원을 받아 왔고, 지역 정부는 비공식 정착촌 사람들에게 2-3회 조리된 음식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식량 보급은 지원이 필요한 수많은 피난민들에게 제공하기에 불충분하고, 지금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클레이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5월 마지막 주에 들어서자 조리 음식 배급이 끊긴데다 건조 식량의 월별 배급도 지연돼,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식량도 없이 지내야 했습니다. 더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소말리 지역에 대한 응급 식량 지원이 7월 말이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170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더욱 영양실조에 취약하게 됩니다.”

기부자 및 타 단체들에 에티오피아 지원 규모 확대를 촉구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에티오피아 소말리 지역에서 영양 및 인도적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된 것을 우려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자라르·노고브 지구를 비롯한 타 지구들로 긴급구호 대응 활동을 확대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클레이어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팀들은 소수의 아동들에게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보다, 보건 당국과 협력하여 최대한 많은 아동들에게 접근해 치료식을 제공함으로써 당장 사망률을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더 많은 식량 지원이 있어야 하고, 더 많은 인도주의 단체들이 시급히 이 지역에 들어와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식량이 공급되도록 에티오피아 지원 규모를 확대해 줄 것을 기부자들에게 요청한다. 이와 함께 인도주의 단체들도 가장 피해가 큰 지역으로 활동 팀과 물자를 보내 지금의 위기가 더 격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