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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두 눈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도 더 짙어졌어요”

2017.06.21

 

E형 간염이 확산되고 있는 니제르에서 임산부들이 전해 준 이야기

니제르 남동부에서 E형 간염이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특히 임산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디파 시내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모자보건 센터에 입원한 임산부 186명 중, E형 간염이 일어난 2개월 전부터 지금까지 34명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6월 11일 현재 총 876명의 환자가 보고되었는데, 환자 대다수는 보코 하람과 정부군 사이의 전투를 피해 피난 중인 사람들이다. 오염된 물과 열악한 위생 여건 속에 퍼져 나가는 E형 간염에 대응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총 11곳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깨끗한 물이 나오는 급수처 130곳을 설치했고, 물통 127,300개를 세척했으며, 비누 36,800개를 배급하고, 지역민 3만2000명을 대상으로 보건 증진 활동도 실시했다. 대개 6월에서 9월까지 이어지는 우기가 시작되면 환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Maia MELA ⓒMSF/Sarah Pierre

마이아 멜라 (Maiaa MELA)

니제르 출신의 20세 여성. 디파 디가르고 마을에서 지내고 있으며 두 자녀를 두고 있다.

1주일 전에 이곳에 왔어요. 그 전에 우리 집에 의료 담당자 분이 오셨었거든요. 그때 저는 가슴이 막 떨리고 관절통도 있었고, 소변 색깔이 전보다 짙어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금 저는 임신 한 달째예요. 저를 보시더니 빨리 디파에 있는 센터로 가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 보라고 하셨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이제 집에 갈 수 있어요.

 

Kaka WALI ⓒMSF/Sarah Pierre

카카 왈리 (Kaka WALI)

나이지리아 출신의 20세 여성. 디파 가가마리스에 살고 있으며, 니제르에는 3년 전에 들어왔다.

아팠을 당시 저는 임신 중이었어요. 온몸에 열이 나고 몸살이 났었죠. 그러더니 두 눈이 노랗게 변하는 거예요. 체티마리에 있는 인근 보건소에 갔다가 디파로 이송됐어요. 의사 선생님들이 보름 동안 치료를 해 주셨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심리적인 지지도 받았어요. 결국 저는 아이를 잃었어요. E형 간염이 무엇인지 듣게 되었고, 어떻게 그 병을 예방할지도 들었어요. 손 씻기와 같은 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했어요. 우리는 마을에서 여자들끼리 서로 이런 정보를 나눠요. 지금은 한결 나아졌어요. 하지만 지금도 2주마다 진찰을 받으러 와서 모든 것이 괜찮은지 확인해요.

 

Sadi IDI ⓒMSF/Sarah Pierre

사디 이디(Sadi IDI)

차드 출신의 26세 여성. 가린 와잠에 살고 있으며, 니제르에는 1년 전에 들어왔다.

올해 초부터 고열과 가슴 떨림이 시작됐어요. 요통도 있었죠. 그러더니 두 눈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도 더 짙어졌어요. 대체 무슨 일인가 알 수가 없어서 정말 걱정스러웠어요. 우리 마을의 한 여자 분이 저를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로 데려다 주셨어요. 거기서 디파 병원으로 이송됐죠. 가린 와잠에 돌아와서는 진료소에서 간호사 분들을 다시 만났고, 저는 첫 아이를 낳았어요. 우리 마을 급수처에서 물을 길어오는데, 전에 쓰던 물통을 다 바꿔서 지금은 깨끗한 물통을 쓰고 있어요. E형 간염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어요. 병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같이 얘기했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Ali NAHADI ⓒMSF/Sarah Pierre

알리 나하디(Ali NAHADI)

나이지리아 출신의 48세 남성. 가린 와잠에 살고 있으며, 니제르에는 3년 전에 들어왔다.

급수처에서 얻는 물은 염소 정제 약품으로 깨끗하게 정수된 물입니다. 비누도 받았고, 오래된 물통도 새것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용하는 물통을 어떻게 씻어야 하는지도 설명을 들었죠. 사실 저는 전에도 물통을 늘 씻어서 사용했어요. 하지만 강이 오염됐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특히 배설물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살던 나이지리아에서는 강에 가서 물을 구하곤 했거든요. 오늘 이 그림을 보면서, 저와 우리 식구들이 처할 수도 있는 위험을 알게 됐어요. 게다가 ‘노란 눈의 병’이란 말이 어디서 온 것인지도 알게 됐어요. 전에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그 병을 치료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병이 무엇인지 더 정확히 알게 됐고,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