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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안전 – 중미 북방3개국의 극심한 폭력을 피해 떠나는 이들에게는 요원한 일

2017.05.12

오늘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고서를 발표해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를 탈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부딪히는 인도적 위기를 고발한다.

 

멕시코: 소외된 인도적 위기

 

2017년 5월 11일, 멕시코시티/뉴욕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오늘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온두라스·엘살바도르·과테말라의 극심한 폭력을 피해 떠날 수밖에 없는 중미 사람들은 미국과 멕시코로 향하는 길에서 또 다시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은 의료 지원을 충분히 구할 수도 없고, 이주 동안 더 많은 폭력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공격적인 추방 정책 속에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멕시코 현장 책임자 버트랜드 로시에르(Bertrand Rossier)는 이렇게 말했다.

“중미 북방3개국에서 나온 사람들 상당수가 이주의 여정 속에 당하는 무자비한 폭력과 정서적 고통은, 우리가 수십 년간 활동해 온 다른 분쟁 지역에서 사람들이 경험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살인, 납치, 위협, 비정부 군 단체들의 징집, 강탈, 성폭력, 강제 실종 등 전쟁과 분쟁 속에 나타나는 이 현실은 중미 사람들이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오늘 발표한 보고서 <중미 북방3개국을 탈출해야만 하는 사람들 – 소외된 인도적 위기(Forced to Flee from the Northern Triangle of Central America, a Neglected Humanitarian Crisis)>에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직접 의료 지원을 실시하며 수집한 2년간의 의료 데이터, 환자 조사, 증언 등이 기록돼 있다. 이 보고서는 중미 북방3개국(엘살바도르·온두라스·과테말라 등)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겪는 극단적인 수준의 폭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이주 및 난민 루트에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원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인터뷰한 467명 중 39.2%는 자신 혹은 가족이 겪은 직접적인 공격과 위협, 강탈, 갱단의 강제 징집 등의 이유로 고국을 떠나게 되었다고 말했다. 68.3%는 멕시코 내에서 이동하던 중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2015년과 2016년에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 팀들이 만난 이주민·난민 92.2%는 고국 혹은 이주 과정에서 폭력적인 사건을 겪었다고 밝혔다.

테노시케 이주민 쉼터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여성들을 위한 모임을 지원하는 가운데, 한 여성이 손녀와 함께 앉아 쉬고 있다. ⓒ Marta Soszynska/MSEh

​또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이번 보고서는 이주의 여정 속에서 의료, 성폭력 치료, 정신건강 서비스 등을 구하기란 극히 제한적이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를 통해 건너가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였지만, 전에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 저는 제 이웃과 함께 왔는데요. 우리 둘 다 비행 단체에게 붙잡혀 있었어요. 최악의 사실은 그들도 온두라스 사람들이었다는 거죠. 연방 경찰도 그들과 한 패였어요. 우리 둘 다 갱단 일원에게 넘겨졌고, 저는 강간을 당했어요. 제 목에 칼을 들이댔기 때문에 저는 저항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싫지만, 차라리 그때 저를 죽여 줬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온두라스 출신의 35세 여성의 증언)

오늘날 전 세계 최악의 폭력의 일부를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미 북방3개국 출신 이주민 및 난민들은 여전히 멕시코나 미국에서 경제적 이주민 취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중미 북방3개국의 폭력을 피해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미국이나 멕시코에서 난민지위 신청을 받기란 쉽지 않다. 필요 사항이 분명하고 법적 틀이 존재함에도 말이다. 버트랜드는 이와 같이 덧붙였다.

“물론 더 나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그 나라들을 떠나는 것은 맞지만, 우리 보고서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공포에 떨면서 자신과 식구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달아나는 취약한 모습이었습니다. 국경을 강화하고 구금과 송환을 늘려 이주를 막으려는 것은 진정한 인도적 위기에 눈을 가리는 행위이며, 밀수업과 인신매매를 억제하지도 못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예를 멕시코와 미국에서 봐 왔습니다. 그러한 전략들은 이주에 나선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구금을 대신할 더 나은 대안을 마련하고 ‘강제송환금지’(박해 위험이 있을 경우 난민이나 망명 신청자를 고국으로 강제로 돌려보내지 않는 것)의 핵심 원칙을 준수할 것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캐나다, 미국 등 이 지역 주요 국가들에게 요청한다. 이 나라들은 각국의 공식 정착지 및 가족재결합 쿼터를 늘려, 중미 북방3개국 출신 사람들이 망명을 포함한 국제적 보호가 필요할 때 자신의 생명과 건강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로시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중미 북방3개국을 떠나 이주하는 사람들이 겪는 곤경은 이주민과 난민들에게 지원과 보호를 제공해야 할 정부가 이에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중의 공포 심리를 자극하고, 이 사람들을 단순히 치안 혹은 경제적 이슈로 바라보는 것은 근시안적인 행위입니다. 이것은 인도적 위기입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주에 나선 사람들이 폭력과 박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더 많은 폭력이 아닌 국제적 보호 속에 환대받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인간적 존엄성이 존중받도록, 조속히 하나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합니다.”

 

2012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온두라스·과테말라·엘살바도를 탈출한 이주민·난민을 위해 멕시코에서 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을 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멕시코 내 이주민·난민 루트 상의 다양한 지점에 있는 기차 선로를 따라 마련된 이주민 쉼터 및 이동 진료소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멕시코시티에 세운 센터에서는 극심한 폭력의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보고서 <중미 북방3개국을 탈출해야만 하는 사람들 – 소외된 인도적 위기(Forced to Flee from the Northern Triangle of Central America, a Neglected Humanitarian Crisis)>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