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남수단: 북동부 교전을 피해 탈출한 수천 명에게 인도적 지원 절실

2017.03.17

“그들은 폭력을 피해 며칠 동안을 걸었습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부로치에 야전 병원을 열어 입원환자 지원, 외래환자 지원, 응급 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긴급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 Riaz Hussain/MSF

​2017년 3월 16일

최근 몇 주간, 남수단 북동부 그레이터 어퍼나일(Greater Upper Nile) 지역에서 무력 교전이 일어나 와우 실루크(Wau Shilluk) 시는 사람이 살지 않는 황폐한 곳으로 변했고, 폭력을 피해 탈출한 취약민 수천 명은 현재 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천 명의 피난민들을 지원하고자 긴급 의료 활동에 착수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부 현장 책임자 압달라 후세인 압달라(Abdalla Hussein Abdalla)는 이렇게 말했다.

“탈출한 사람들의 어마어마한 인도적 필요 사항은 충족되지 않고 있습니다. 탈출한 사람 대다수가 모든 것을 버려 두고 떠났습니다. 폭력을 피해 며칠을 걸어 온 그들은 물·식량·거처·의료 지원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난 1월 이후로 근 3만 명이 와우 실루크 인근에서 벌어진 교전을 피해 탈출해, 아부로치(Aburoch) 시와 코도크(Kodok) 남쪽 수풀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까지 와우 실루크에서 병원을 운영했던 국경없는의사회는 교전 장소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시설을 대피시킬 수밖에 없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부로치에 야전 병원을 열어 입원환자 지원, 외래환자 지원, 응급 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긴급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부로치에는 최대 1만5000명이 정착했다. 한편, 피난민 일부가 정착한 코도크 남부에서는 이동 진료소 2곳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국경없는의사회는 하루 평균 약 300회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대피 전에 와우 실루크 병원에서 제공하던 진료 횟수의 6배에 달한다.

극심한 고통에 처한 지역사회 보건 상황

이 지역들에 정착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기댈 것이 거의 없다. 몇 주 동안 사람들이 받은 것이라곤 1인당 깨끗한 식수 약 2리터가 전부다. 최근 며칠 사이에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으나, 긴급 상황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방문한 집들 중 90% 이상은 햇볕이나 밤의 추위를 피할 비닐 시트, 깨끗한 물을 길어올 큰 통, 냄비 등 기본적인 물품이 부족했다.

압달라 부 현장 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의사들이 많이 목격하는 질병은 호흡기 감염과 급성 수인성 질환인데, 그중 일부는 열악한 생활 여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동, 임산부, 노인들이 특히 이러한 상황에 취약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화장실을 마련하고 식수 접근성을 높이지 않는다면, 사람들 사이에 퍼져 나가는 감염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것입니다.”

민간인과 병원 보호

국경없는의사회가 우려하는 것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교전 당사자들이 민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을 다시금 요청한다. 압달라는 “많은 사람들은 어디에 정착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또 다시 교전 때문에 탈출해야 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 거죠. 더 이상 그 어떤 폭력의 피해도 입지 않도록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어디에 정착하든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이 지원되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와우 실루크를 방문해 떠나 온 시설 상황을 확인해 보았다. 압달라는 이렇게 설명했다.

“와우 실루크 병원은 약탈을 당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중요한 의약품을 비롯해 모든 약품과 필수 물자들이 도난당했습니다. 우리는 보호를 받아야 할 의료 시설의 지위를 존중해 줄 것을 교전 당사자들에게 요청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우리 병원은 끔찍한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결핵, HIV/AIDS, 흑열병 등을 치료하는 데 쓰는 의약품도 전부 없어졌습니다. 의료 시설들이 안전하게 운영되지 못한다면 지역사회 전체가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남수단: 북동부 교전을 피해 탈출한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현지인 직원의 증언

교전을 피해 아부로치로 대피한 국경없는의사회 청소 담당 직원 메리(32)가 어머니와 함께 앉아 있다(오른쪽이 메리) ⓒ Elena Grandio/MSF

메리 마이크 루알 (국경없는의사회 청소 담당 직원)

메리는 자녀 5명을 둔 32세의 싱글맘이다. 와우 실루크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일했으나, 이 시설은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교전이 시작되자 메리는 시내에 남은 다른 지역민들과 함께 처음에는 코도크로, 그 다음에는 아부로치로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이 두 지역에서 긴급 의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식량을 쌀 겨를도 없었고, 물도 구할 수 없었어요. 물을 좀 구하려고 강을 따라 걷기로 했는데, 도망치는 동안 작은 아이가 병에 걸렸어요. 제 아들과 어머니는 몸이 아파 너무 지쳐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죠.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다섯 번이나 자리를 옮겨야 했는데, 이제 도망치는 것도 지쳤어요.”

 

아부로치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프란시스 ⓒ Riaz Hussain/MSF

프란시스 론요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프란시스는 지난 2년간 국경없는의사회 와우 실루크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병원이 대피해 코도크로 이동해야 한다는 공지를 들었을 당시, 프란시스는 당직 중이었다.

“우리 팀은 환자들을 뒤에 남겨 두고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위독한 환자들을 계속 받고 있는 와중에 병원을 떠나야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트레일러에 환자들을 싣고 모두 함께 코도크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그런데 이동하던 길에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을 봤어요. 물도, 교통수단도 없이 가고 있었죠. 그들 중 부상자와 환자를 트레일러에 태웠어요. 우리 직원 중 몇몇은 사람들이 앉을 자리를 만들려고 트레일러에서 뛰어내리기도 있었죠. 2월 20일 이후로 저는 이곳 아부로치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피난민들에게 의료 지원을 하는 곳이죠. 저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와우 실루크에서 온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