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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이도메니: 비인도적 상황을 말없는 조치로 대신해서는 안 된다

2016.05.27

5월 24일, 그리스 경찰은 난민 수천명이 머물고 있는 이도메니 캠프의 철거를 시작했다. ⓒAmir Karimi/MSF

2016년 5월 26일, 아테네 – 이도메니 캠프 철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 수천 명에 대한 강제 이주, 목적지에 대한 정보 부족,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도적 지원 단체들에게 부과하는 규제들을 비난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비공식 난민캠프에서 새 거처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난민들에게 적절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보장해 줄 것을 그리스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이도메니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미셸 텔라로(Michele Telaro)는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지 전혀 듣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사람들은 여러 정황을 아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합니다.”라며 “그들은 이미 분쟁과 폭력을 피해 떠나 왔고, 받아들일 수 없는 여건 속에 이도메니에서 두 달 넘게 지냈습니다. 이러한 비인도적 상황을 아무 말 없이, 불안한 조치로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목적지에 대한 분명한 정보도 없이 그저 떠나라는 요구를 받고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텔라로 코디네이터는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에 따르면, 진료소에서 본 사람들 대부분이 말을 건네면 울음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냐고, 거기 가면 의사들이 있냐고 물으면서 말입니다. 그 간호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앞으로 적절한 의료 지원이 보장될지 우리도 모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은 당뇨, 간질 등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들을 진료했다. 이 환자들은 치료가 끊길까 봐 걱정하고 있고, 거처를 옮기고 나면 어떤 의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한편,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캠프를 떠나는 사람들은 다시 돌아올 허가를 못 받기 때문에, 이송되는 환자는 가족과 떨어져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5월 24일 철거가 시작되면서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비정부 기구들은 캠프 접근에 제한을 받았다. 캠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직원 수도 줄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캠프에서 완전히 내쫓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위생 지원, 식료품 배급 등의 기본적인 지원은 적절히 보장되지 못할 수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그리스 현장 책임자 로익 예거(Loïc Jaeger)는 “분명히 말해, 이번 철거는 자발적인 이주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선택 사항이 없었고, 적절한 정보도 주어지지 않았으며, 캠프에 제공되던 지원도 급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라며 “이도메니에서 체념과 절망 속에 빠져 있던 사람들을 이렇게 강제로 이주시킨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유럽에 가면 다시 가족들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될 거라고 말해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런 약속은 고사하고, 새로 가게 될 캠프 여건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려줄 수 없는 상태입니다.”라고 말했다.

예거는 “비공식 캠프에서 공식 캠프로 난민들을 이주시키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2016년에 그것도 유럽에서, 난민들이 텐트에서 지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난민들은 당당하게 망명 신청을 하고 거처를 제공받아 안전하게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며 말을 맺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이도메니 활동

2015년 4월에 이도메니 지원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금까지 3만8000회가 넘는 진료를 실시했고, 260명에 이르는 직원을 현장에 배치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구호품을 배급하고, 임시 거처를 제공하며, 식수위생 지원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