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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인도에서 폐렴 백신 특허를 신청하는 화이자에 이의 제기

2016.03.16

남수단 이다 난민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사용한 PCV 백신 ⓒYann Libessart/MSF

국경없는의사회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의 폐렴 백신 특허 승인을 막고, PCV13(13가 단백접합백신)이라 불리는 중요한 백신의 접근성을 보장하고자, 인도에서 ‘특허 반대’ 신청을 했다.

의료 단체가 인도에서 백신(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특허 출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신청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경우, 저소득 국가 및 인도주의 단체들이 생명을 살리는 이 백신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여러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백신 가격을 낮춰 줄 것을 요청하며 수년간 화이자와 알맹이 없는 협상을 벌여온 끝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인도에서 시도되는 이번 특허 출원에 이의를 제기하게 되었다. 이로써 다른 제조업자들도 이 백신의 더 저렴한 버전을 생산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번 반대(특허 심사 단계에서의 시민 검토 형태) 신청에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 백신이 인도 특허법 하에서 특허를 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논하고 있다. 화이자는 폐렴 연쇄구균의 혈청형 13개를 하나로 조합하는 방식이 새롭기 때문에 충분히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 반대 신청된 동등한 특허가 이미 유럽특허청(European Patent Office, EPO)에서 파기된 바 있으며, 현재 한국에서도 반대 신청을 받은 상태이다.

 

“우리의 이번 사전 승인 반대는, 화이자가 특허를 얻고자 시도한 방법이 너무도 뻔해 인도법 하에서 특허를 받을 가치가 없으며, 이는 그저 앞으로도 수년간 화이자의 시장 독점을 못박아 두려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폐렴 백신에 대한 화이자의 명분 없는 특허 신청은 거절돼야 하며, 이로써 현재 생산되고 있는 보다 저렴한 버전의 백신들에 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남아시아 대표 리나 멘가니(Leena Menghaney)

폐렴은 5세 미만 아동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해마다 근 1백만 명의 아동들이 폐렴으로 사망한다.

현재,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는 폐렴 백신을 생산하는 유일한 제조회사들이다. 화이자는 ‘프리베나’(Prevenar)라는 이름으로 시판되는 PCV13에 대해, 저소득 국가 및 인도주의 단체들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부과했다. 2015년에 국경없는의사회가 펴낸 보고서, ‘올바른 백신: 저렴하고 적합한 백신 확보를 가로막는 장애물 없애기’(The Right Shot: Bringing Down Barriers to Affordable and Adapted Vaccines)에 따르면, 아동 1인당 백신가는 2001년보다 68배나 더 높아졌다고 한다.

“35초마다 아동 1명이 폐렴으로 사망합니다. 너무도 많은 아동들이 폐렴으로 죽어 가는 것을 보아 온 의사들로서, 우리는 모든 나라가 이 백신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나라가 백신을 구할 여력을 갖출 때까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사무총장 마니카 발라세가람(Manica Balasegaram)

국경없는의사회의 예방접종 활동

해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수백만 명에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 홍역, 뇌수막염, 황열, 콜레라 등의 질병 창궐에 대응하면서 예방접종을 하기도 하고, 모자 보건 지원을 실시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에서 정기 예방접종 활동의 일환으로 이를 실시하기도 한다. 2014년 한 해 동안, 국경없는의사회가 전달한 백신 및 면역 관련 물품은 390만여 개이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폐렴구균 백신(PCV)을 포함한 여러 백신의 사용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데, 특히 인도적 긴급 상황에서 실시하는 예방접종의 일환으로 정기 예방접종 활동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남수단, 우간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폐렴구균 백신(PCV)을 활용해 긴급 상황에 처한 아동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해 왔다.

2015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동 1명 접종당(3회 복용) 미화 5달러까지 폐렴 백신 가격을 낮춰 줄 것을 화이자, GSK 등의 제약회사들에 요청하는 ‘공정한 백신(A FAIR SHOT)’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에 관한 더 자세한 사항은 afairsho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